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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충당금에 드러난 동남아 리스크
정지은 기자
2026.06.02 07:00:22
1분기 해외법인 630억원 적자…우리소다라은행서 969억원 손실
이 기사는 2026년 5월 26일 07시 4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 = 우리금융그룹)

[딜사이트경제TV 정지은 기자] 우리은행의 해외법인 실적이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적자로 돌아섰다. 인도네시아 법인인 우리소다라은행에서 대규모 충당금 부담이 발생한 영향이 컸다. 그동안 동남아는 국내은행의 핵심 해외 성장 지역으로 꼽혀왔지만, 일부 국가에서 부실 지표가 높은 수준을 보이면서 해외사업의 무게중심도 외형 확대에서 건전성 관리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해외법인 당기순손실은 630억3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664억7500만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인도네시아 법인의 선제적 충당금 적립에 더해 캄보디아 법인 부진이 겹치면서 해외법인 전체 실적이 흔들렸다.


가장 큰 부담은 우리소다라은행에서 발생했다. 우리소다라은행은 올해 1분기 968억5600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연금대출 보증기관의 건전성 저하와 잠재 부실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약 1380억원의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반영한 영향이다. 우리소다라은행 관련 충당금은 우리금융의 1분기 대손비용 증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며, 4대금융지주 자리에서 밀려나는 결과로까지 이어졌다.


우리소다라은행은 우리은행의 대표적인 동남아 법인 중 하나로 꼽혀왔다.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 법인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키워왔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지 소매금융과 연금대출 등을 기반으로 수익을 쌓아왔지만, 이번 충당금 반영으로 수익성보다 건전성 관리가 더 큰 과제로 부각됐다.


캄보디아 법인도 실적을 끌어내렸다. 캄보디아우리은행은 지난해 1분기 160억400만원 흑자에서 올해 1분기 14억200만원 적자로 돌아섰다. 인도네시아에 이어 또 다른 동남아 핵심 법인에서도 실적이 악화되면서 우리은행의 해외사업 재정비 필요성이 커졌다.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를 글로벌 전략의 주요 거점으로 삼아왔다. 국내 시장의 성장성이 제한된 상황에서 동남아 법인을 중심으로 수익 기반을 넓히겠다는 구상이었다. 


실제 동남아는 국내은행 해외사업에서 여전히 핵심 지역이다. 2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의 동남아 6개국 해외점포 당기순이익은 5억88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0.0% 증가했다. 전체 해외점포 순이익 증가율 2.3%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수익 확대와 별개로 건전성 부담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국내은행 해외점포의 전체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36%였지만, 동남아 6개국은 3.55%로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7.81%, 캄보디아는 8.16%에 달했다. 동남아가 해외 실적을 떠받치는 성장축인 동시에 부실 관리 부담도 동시에 커지고 있는 셈이다. 


우리은행의 1분기 해외법인 적자전환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 이번 부진은 단순한 영업비용 증가나 일회성 비용 문제라기보다, 현지 여신 건전성 부담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소다라은행의 경우 보증 구조와 차주 상환능력, 현지 금융시장 여건 변화가 동시에 영향을 미친 만큼, 충당금 반영 이후에도 여신 포트폴리오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은행권 전반에서도 동남아 전략은 재점검 국면에 들어섰다. 그동안 국내은행들은 동남아에서 현지 고객 기반과 영업망을 넓히며 성장성을 확보해왔다. 금감원 현지화 평가에서도 동남아 지역의 현지고객 비율은 98.0%, 현지직원 비율은 98.7%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캄보디아는 해외점포 현지화 수준 평가에서 가장 높은 1+등급을 받았고, 인도네시아도 1등급을 유지했다. 


현지화가 빠르게 진행될수록 리스크도 현지 경기와 금융환경에 더 직접적으로 노출된다. 현지 고객과 현지 예수금 기반이 넓어지는 것은 장기 성장에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둔화나 보증기관 건전성 저하, 고금리 환경 장기화가 발생할 경우 곧바로 대손비용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금감원도 국내은행 해외점포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를 예고했다. 금감원은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 및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 등 하방리스크가 확대됨에 따라 해외점포 건전성 및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은행 본점 차원의 해외점포 내부통제 및 리스크 관리 강화 등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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