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5월 12일 17시 0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이태웅 기자] SK그룹의 리밸런싱 전략은 겉으로 보기엔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비주력 계열사를 지속적으로 정리한 결과, 전체 계열사 수가 예년 수준으로 감소했음에도 핵심 사업으로 강조한 AI·반도체 부문에서의 질적 성장이 이어지며 외형을 키우는데 성공해서다. 다만 SK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강조했던 에너지 분야에선 역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보니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2026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현황을 살펴보면 SK그룹 계열사 수는 지난해 151개다. 이는 최근 5년 기준 가장 적은 규모다. 실제 SK그룹 계열사 수는 ▲2021년 186개 ▲2022년 198개 ▲2023년 219개 ▲2024년 198개 ▲2025년 151개 순으로 집계됐다. 2023년 정점을 찍은 이후 2년 만에 68개 계열사를 매각하거나 통·폐합해 정리한 것이다.
눈에 띄는 점은 SK그룹의 공정자산 규모다. 구조적 체질 개선 작업을 단행한 가운데서도 꾸준한 외형 성장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특히 SK그룹이 리밸런싱 전략을 본격 추진하며 비주력 계열사를 정리했던 2023년부터 2025년까지 공정자산 규모는 87조6189억원이나 증가했다. 이는 본원적 경쟁력 강화 선언 이전인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외형 성장 폭인 42조3908억원을 두 배 이상 웃도는 규모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21년 291조9689억원이었던 SK그룹의 공정자산 규모는 이듬해인 2022년 327조2543억원으로 늘어난 이후 2023년 334조3597억원, 2024년 362조9619억원, 2025년 421조9786억원 순으로 연평균 9.6% 증가했다.
수치만 놓고 보면 SK그룹이 줄곧 강조한 운영개선(OI)을 통해 본원적 경쟁력을 제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SK그룹이 리밸런싱의 일환으로 구축한 AI·반도체 밸류체인 부문에서 성과를 냈고, 자본확충 등 외형 성장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갈 길이 여전히 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그룹이 AI·반도체와 함께 성장동력으로 제시한 에너지 부문에선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AI·반도체 밸류체인을 이끌고 있는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 SK텔레콤 등 주요 3개사 성과를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의 순이익을 보면 ▲2021년 6조75억원 ▲2022년 7조6548억원 ▲2023년 9조9656억원 ▲2024년 –6조3865억원 ▲2025년 –7조2301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非)반도체 부문의 공정자산 규모도 같은기간 142조720억원→169조9139억원→185조9404억원→190조6703억원→185조2587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표면적으로는 SK그룹이 대대적인 리밸런싱 전략으로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선 것으로 읽히지만 그 이면에 반도체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런 가운데 에너지 사업부문의 경우 재무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에너지 분야에서 기록한 순손실 규모가 자산 감소폭보다 가파르다는 점은 수익 부진에 따른 자본 감소를 외부 자금 조달을 통해 상쇄했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작년 7월만 해도 SK는 SK이노베이션 지분(1441만4409주)을 담보로 1조6000억원 규모의 주가수익스왑(PRS) 계약을 체결했고, 같은 날 SK이노베이션도 SK온 지분(4143만1027주)을 기초자산으로 2조원 규모의 PRS 계약을 체결했다. SK그룹이 에너지 부문에서 주식담보대출 성격의 PRS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는 등 부채성 자금 조달을 확대한 셈이다. 잠재적 재무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SK그룹이 에너지 부문에서 안정적인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와 관련해 SK그룹 관계자는 "AI와 반도체 부문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맞지만 중간 지주회사인 SK이노베이션을 중심으로 에너지 부문에서도 에너지, 화학, 글로벌 자원 개발, 배터리, 소재 사업 등 전 영역에서 밸류체인을 완성했다"며 "LNG·전력 분야에서는 AI 시대 안정적 전력 공급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전기화 전략으로 미래 성장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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