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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무죄 카카오…지워지지 않는 사법리스크
임성윤 기자
2026.05.14 07:00:22
2대 주주 한투, 은행지주 전환 난제…2조 받아낼 새 주인 찾기도 '하늘의 별 따기'
이 기사는 2026년 5월 12일 15시 5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제공=카카오)

[딜사이트경제TV 임성윤 기자]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지분 매각 리스크가 다시금 수면 위로 부상했다. 내달 진행될 김범수 창업자의 항소심 재판 결과에 따라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뱅크 지분 가운데 10% 초과분을 매각할 수 있다는 내용이 카카오 사업보고서에 담겨서다. 다만 시장에서는 패소를 하더라도 대법원 항소심이 남아 있는 데다 까다로운 특례법과 매각해야 할 카카오뱅크의 지분가치가 2조원에 달하는 터라 원매자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카카오는 최근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카카오뱅크 지분 27.2%를 보유한 사실을 명시하며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이 최종 확정될 경우, 금융위원회 심사에 따라 10% 초과분에 대해 매각 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공시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카카오가 대주주 적격성 상실에 따른 후폭풍을 대외적으로 기정사실화했다는 점이다. 그간 시장 안팎에선 김범수 창업자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이 카카오뱅크 지분 매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카카오가 직접 공시를 통해 구체적인 지분 매각 수치(10% 초과분)까지 거론하며 리스크를 명문화함에 따라 2심 재판 결과에 따라 지배구조의 근간이 흔들릴 수도 있음을 인정한 셈이다.


앞서 김범수 창업자와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사건에서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기소됐다. 지난해 10월, 1심 재판부는 김 창업자와 카카오 법인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하며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검찰이 곧바로 항소장을 제출해 지난 3월 20일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리며 법정공방이 재점화 된 상태다.


시장에서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항소심 결과가 카카오뱅크 지배구조의 핵심 변수로 재부상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 리스크가 다시 이어지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 인터넷전문은행법상 한도초과보유주주의 요건에 따르면 비금융주력자 지분을 한도(최대 34%)까지 보유하려면 최근 5년간 금융관련법령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금융당국에서 결격 사유가 발생했다고 판단 시 당국은 대주주 적격성 부적격 판정을 내리고 일정 기간 내 지분을 10% 미만으로 낮출 것을 명령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인 김 창업자(지분율 13.3%)가 항소심에서 벌금형 이상을 선고 받아 유죄가 확정될 경우 대주주 적격성 결격 사유 발생으로 인해 카카오가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27.16%) 가운데 17.16%를 매각해야 한다.


문제는 강제 매각 명령이 현실화될 경우 매각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중 최대 몸집을 자랑하는 만큼 막대한 규모의 자금을 소화할 ICT기업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서다. 현재 카카오가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은 1억2953만3725주로, 11일 종가(2만3150원) 기준 2조9987억원에 달한다. 만약 김 창업주의 패소할 경우 카카오는 1조8983억원에 달하는 카카오뱅크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 특성상 까다로운 조건을 갖춰야 한다는 점도 원매자 물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배경이다. 카카오뱅크는 은산분리 완화를 전제로 탄생한 인터넷전문은행이다. 기존 은행법상 비금융주력자, 즉 산업자본은 은행 의결권 있는 주식을 원칙적으로 4%까지만 보유할 수 있지만 카카오의 경우 ICT 주력그룹 요건을 충족하며 예외적으로 지분을 최대 34%까지 보유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가 특례법 수혜를 받아 최대주주에 올랐던 만큼 매각 시에도 이를 충족하는 제3의 매수자를 찾아야 해 난항이 불가피할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카카오보다 1주 적은 1억2953만3724주를 보유한 2대 주주 한국투자증권이 최대주주 자리를 승계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녹록지 않을 것이란 게 시장의 공통된 반응이다. 금융지주회사법상 지주사의 자회사인 증권사는 은행의 최대주주가 되기 어렵고,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은행계 금융지주로 전환할 가능성도 적을 것으로 점쳐서다. 


법무법인 한 변호사는 "카카오가 사업보고서에 10% 초과분 매각을 등재한 것은 1심 무죄에도 항소심 판결이 뒤집힐 경우 발생할 리스크를 공식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강제 처분 명령이 떨어질 경우, 막대한 지분 규모와 까다로운 은산분리 규제 탓에 카카오뱅크 지분은 단시간에 소화하기 힘든 악성 매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자사는 현재 성실히 재판에 임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오는 6월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김 창업자의 항소심 재판이 본격화된다. 재판부는 재판이 빠르게 진행될 경우 오는 10월 중 선고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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