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5월 10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김병주 기자] 금융업권 내 최대 화두인 생산적금융 전략이 본궤도에 오른 가운데, KB금융그룹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국내 금융지주사 중 최고 수준의 재원 투입을 공언하며 생산적금융 부문에서의 리더로 급부상하는 모습이다. 다만, 생산적금융 강화와 맞물린 지주사 내 주요 건전성 지표 방어는 양 회장의 또 다른 과제로 꼽힌다.
KB금융은 정부 주도의 생산적금융 기조에서 타 지주사 대비 주목할만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일단 규모면에서 타 지주사를 압도한다. KB금융은 오는 2030년까지 생산적금융에 총 93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포용금융(17조원)까지 더해진 총 110조원의 재원은 같은 기간 생산적·포용금융 공급 계획을 발표한 국내 주요 금융사 중 가장 큰 규모다.
생산적금융의 핵심은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부동산 중심의 자금 공급을 기업 중심으로 변화시키겠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가계대출에 얽매여있는 자금을 모험자본·첨단산업·중소기업 등 기업으로 이동, 금융의 생산적 기능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겠다는 전략이 생산적금융의 본질이다.
이는 실질적인 수치의 변화로도 확인이 된다. 실제 올해 1분기 기준 KB국민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82조6000억원으로 전년 말(183조4000억원) 대비 0.4% 소폭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기업대출은 194조1000억원에서 196조4000억원으로 1.2% 늘었다.
특히, 가계대출의 경우 생산적금융 전략과 맞닿아있는 주담대 잔액 중심으로 감소한 점이 눈길을 끈다. 주담대의 경우, 1분기 기준 112.8조원으로 전년 말(113조3000억원) 대비 0.4% 감소하며 전체 가계대출 감소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를 통해 전체 여신에서 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1분기 기준 51.8%를 기록, 최근 2년 내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대기업 대출이 12%에 육박한 가운데, 위험가중자산(RWA)의 선제적 관리 기조에도 중소기업 대출 비중 1분기 사이 0.2%p(포인트) 확대되며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현재 KB금융은 올해 연간 가계대출 성장률을 1~2% 수준으로 제한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기업대출은 연말까지 6~7% 가량 규모를 키워 생산적금융에 대응할 방침으로 전해진다. 이같은 보수적 여신 관리를 통해 건전성 관리는 물론 생산적금융 확대에도 집중한다는 것이 KB금융의 전략이다.
내부적인 변화도 눈에 띈다. 올해가 사실상 생산적금융 추진의 원년인 만큼, 조직 시스템도 생산적금융에 특화하는 움직임다.
은행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올해 임직원 평가체계(KPI) 개편 과정에서 생산적금융 관련 별도 지표를 신설하고, 영업점 수익성과 성장성 평가 전반에 우대 기준을 반영했다. 이는 현장에서 생산적금융을 적극적으로 취급한 임직원에게 인센티브를 책정, 아래에서부터의 생산적금융 확대를 유도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또, ‘첨단전략산업 심사 유닛(Unit)’ 신설과 변리사 등 외부 전문인력 채용을 통한 심사 역량 강화 노력도 눈에 띈다. 해당 유닛은 여신심사본부에 설치된 조직으로, 첨단전략산업 관련 기업과 프로젝트 심사를 전문적으로 수행한다. 기존 여신심사부와 투자은행(IB) 글로벌 심사부로 구성된 해당 본부에 첨단전략산업 심사 조직을 신설, 지주사 차원의 생산적금융 추진을 지원할 전망이다.
이같은 전략은 실질적인 자금 공급으로까지 연결되고 있다. 당장 정부의 ‘5극 3특’ 전략에 맞춰 초광역권 중심의 산업 프로젝트 발굴, 데이터·AI·신재생에너지·인프라산업 등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 최근에는 총 3조3000억원 규모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금융 주선에 참여하며 첨단 산업 투자에서도 조금씩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다만, 생산적금융 공급 확대에 따른 일부 리스크 방어는 양 회장과 KB금융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생산적금융 자금의 상당 부분이 건전성에 취약한 모험자본·중소기업으로 향하는 만큼 선제적 관리의 중요성도 더욱 부각되는 상황. 현재 대다수 금융지주사는 여신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를 통해 RWA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KB금융의 RWA 규모는 366조원으로 전년 대비 5.5% 가량 늘어났다. 증감률 부문에서는 다소 안정적인 수준이지만, 잔액 규모는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크다. 향후 RWA 확대가 불가피한 만큼 선제적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나상록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자본시장, 생산적금융 등 성장 영역에 RWA를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등 RWA 증가율을 더욱 정교하게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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