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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다를까’…재점화된 국책은행 지방 이전
김병주 기자
2026.05.05 07:00:23
부산·대구로 본점 이전 가능성 대두…"정책금융 역량 저하" 반대도 여전
(사진=딜사이트경제TV)

[딜사이트경제TV 김병주 기자] 지방선거가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주요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 이슈가 재점화하는 모습이다. 


본점 이전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주요 도시의 지자체장 후보들이 속속 확정되면서 국책은행 포함 주요 공공기관 유치를 선거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사업’의 실행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다만 이전 당사자인 주요 국책은행에서는 이미 노조를 중심으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여기에 내부에서도 이전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여전한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본점 이전이 거론되는 주요 국책은행은 IBK기업은행, 한국산업은행, 한국 수출입은행 등이다. 기업은행은 대구,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부산으로의 본점 이전이 검토되고 있다.

일단 정부는 국책은행 포함 주요 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국정과제로 삼고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전 기관 및 지역은 충분히 검토하되, 최대한 공기관의 수도권 잔류는 지양하겠다는 것이 현 정부의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 중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도 공개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업권에서도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미 기업은행, 산업은행 등 주요 국책은행은 그간 꾸준히 본점 지방이전 가능성이 거론돼 온 바 있기 때문이다.


(제공=기업은행)

일단 기업은행의 이전 유력 후보지로는 대구가 거론되고 있다. 특히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된 김부겸 후보가 기업은행 대구 유치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탈 조짐도 보인다.


산업은행의 이전 유력 후보지는 부산이다. 산업은행의 경우, 이미 윤석열 정부 당시 부산 이전 공공 기관으로 지정된 바 있다. 다만 노조 등의 반발로 인해 실질적인 이전에 필요한 '산은법' 개정은 이뤄지지 못했다. 현재 산은법에는 ‘산업은행의 본점은 서울에 둔다’라는 조항이 명시돼 있는데, 이를 개정해야 본격적인 이전 추진도 가능해진다.


산업은행 본점 이전을 둘러싼 부산시장 유력 후보들의 입장은 다소 엇갈린다. 3선에 도전하는 박형준 현 시장은 산은 본점 유치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반면,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동남권산업투자공사’ 신설을 대안으로 언급하며 사실상 산은 본점 이전에 미온적인 입장이다.


수출입은행의 경우 아직 구체적인 본점 이전 논의는 없는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 시절 부산 이전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기업은행, 산업은행보다는 후순위로 밀려있는 듯 보인다. 다만 현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에는 수출입은행 역시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논의에 대해 각 국책은행은 노조를 중심으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미 수도권에 금융인프라가 완비된 상황에서 본점 이전이 오히려 국책은행의 고유 기능인 ‘정책금융’ 역량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금융노조는 최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기업은행은 주 고객인 중소기업 대출의 64%가 수도권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또 산업은행이 가진 국가 기간산업의 자금조달 노하우, 수출입은행의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 또한 서울이라는 하나의 허브 안에서 유기적으로 결합할 때 시너지가 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지방 이전의 핵심 명분인 ‘지역 발전’ 역시 특별한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고 꼬집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지방 균형 발전을 위함이라면 각 지역의 실물경제에 깊숙이 관여해온 지방은행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며 “지역은행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단순 예산 지원을 넘어 낡은 규제를 걷어내는 제도적 뒷받침을 병행하라”고 언급했다.


법적인 문제도 본점 이전의 걸림돌로 거론된다. 산은법 뿐 아니라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또한 법령에 본점 소재지를 서울로 명시하고 있다. 이전을 위한 법적인 근거 마련을 위해선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돼야 한다. 문제는 이미 관련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사실상 논의조차 중단된 상황이라는 점이다.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업계 내부에서는 금융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지방이전 자체가 기대만큼의 효능감을 보여주기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우세한 상황”이라면서도 “국책은행 이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단순한 본점 이전 보다는 지역균형 발전이라는 전제에 부합하는 이전 계획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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