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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아 더 강해진 조경숙 지배력
최지웅 기자
2026.04.21 07:00:23
유증·CB 반복으로 지배축 조정…기존 주주 지분 희석 우려
이 기사는 2026년 4월 17일 08시 2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최지웅 기자] 조경숙 화일약품 회장이 각자대표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지배력은 더욱 확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직접 보유한 지분 없이도 계열사를 촘촘히 엮은 지배관계를 통해 화일약품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화일약품은 2020년 9월 조 회장이 각자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지배구조 개편을 본격화했다. 이듬해 1월 조 회장이 실질적인 지배력을 가진 다이노나가 최대주주로 올라선 데 이어 같은해 11월 상장사 금호에이치티가 다이노나를 흡수합병하면서 지위를 승계했다. 


지난해에는 금호에이치티, 에코볼트, 오성첨단소재 등이 연계된 주식양수도 계약을 통해 오성첨단소재가 새로운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단기간 내 3차례나 최대주주가 바뀌었지만 실질적인 지배축은 변경되지 않았다. 이들 기업이 모두 조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 이스트버건디와 연결돼 있어서다.


초기에는 조 회장의 지배력이 이스트버건디, 오성첨단소재, 에스맥, 다이노나를 거쳐 화일약품에 전달되는 형태였다. 지배 경로가 길고 중간 단계가 많아 외부에서 지배관계를 한눈에 파악하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오성첨단소재가 화일약품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지배경로는 조 회장-이스트버건디-오성첨단소재-화일약품으로 압축됐다. 중간 고리가 줄면서 조 회장의 영향력이 보다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형태로 재편됐다.


이 같은 변화는 상장사를 활용한 자본시장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조 회장은 지배 경로에서 비상장사를 후순위로 밀어내고 상장사를 전면에 배치한 뒤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인수 등을 통해 지배축을 조정하는 방법을 반복했다. 실제 화일약품은 유상증자와 CB 발행을 통해 외부 자금을 지속적으로 유입시켰고, 이 과정에서 금호에이치티와 오성첨단소재 등 조 회장과 연결된 회사들이 주요 참여자로 등장했다. 관계사 간 지분 이동으로 지배축을 변경하는 동시에 필요할 때마다 특정 회사에서 자금을 조달하며 이득을 챙겨왔다는 분석이다.


현재 화일약품의 최대주주는 오성첨단소재로 지분 25.49%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금호에이치티(10.63%), 더블라썸묵동(0.75%)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하면 36.87%에 달한다. 이들 회사 역시 모두 이스트버건디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금호에이치티의 최대주주는 에코볼트(32.33%)이고, 에코볼트의 최대주주는 오성첨단소재(27.98%)다. 이들 기업의 지분 관계를 따라 올라가면 결국 조 회장 소유의 이스트버건디로 연결된다. 조 회장이 화일약품 지분을 직접 보유하지 않더라도 관계사 간 지분 연결만으로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


다만 시장 평가는 엇갈린다. 반복적인 지분 이동과 자본거래는 지배구조의 불투명성을 키우고, 의사결정 경로를 복잡하게 만들어 투자자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 특히 유상증자와 CB 발행이 잦아질수록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 가능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시장에서는 주주가치 제고보다 조 회장의 지배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화일약품 관계자는 "지배구조와 관련된 사항은 당사에서 확인 가능한 정보가 제한적"이라며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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