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정지은 기자] 카카오뱅크가 인공지능(AI)을 앞세운 금융 플랫폼 전환과 해외 사업 확장을 동시에 선언했다. 기존 예·적금과 대출 중심의 인터넷전문은행을 넘어 결제와 투자, 퇴직연금까지 서비스 외연을 넓히고 인도네시아·태국에 이어 몽골 진출까지 공식화하며 성장 전략을 구체화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8일 열린 '2026 프레스톡'에서 'AI 네이티브 뱅크(AI Native Bank)'로의 전환을 미래 전략으로 제시하고 "AI 기술로 모두에게 최적화된 금융 비서를 제공하고, 전 세계로 무대를 확장해 새로운 금융 혁신의 역사를 써내려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전략은 크게 국내 플랫폼 확장과 해외 영토 확대로 요약된다. 국내에서는 2700만명 고객 기반과 약 70조원 규모 수신 경쟁력을 바탕으로 결제와 투자 영역을 강화하고, 해외에서는 인도네시아와 태국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몽골 등 신규 시장 진출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국내 전략의 핵심은 '비욘드 뱅크(Beyond Bank)'다. 카카오뱅크는 '돈을 보내고 받는' 기능을 넘어 '쓰고 불리는' 경험으로 고객 가치를 확장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맞춤형 혜택 체크카드, 청소년·외국인 전용 카드, 두 번째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등 신규 카드 상품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서비스 개편도 이어진다. 카카오뱅크는 2분기 중 다양한 금융상품을 비교·투자할 수 있는 '투자 탭'을 신설하고, 3분기에는 흩어진 결제 정보를 한데 모아 관리하는 '결제홈'을 선보일 계획이다. 여기에 퇴직연금 시장 진출도 추진해 2030세대부터 시니어까지 아우르는 ‘평생 자산관리’ 서비스로 확장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이 같은 확장의 중심에는 AI가 놓였다. 카카오뱅크는 금융 앱에 기능과 서비스가 많아질수록 고객이 필요한 것을 찾기 어려워지는 이른바 '확장의 역설'을 AI로 풀겠다는 구상이다. 윤 대표는 "금융 앱 기능이 많아질수록 고객은 필요한 것을 찾기 어려워지는 '확장의 역설'이 나타난다"며 "복잡한 금융 문제를 AI가 먼저 찾아 해결해주는 것이 카카오뱅크가 추구하는 미래"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2700만 고객의 '앱 온리(App-only)' 데이터와 금융 특화 대형언어모델(LLM)을 결합해 초개인화 AI 서비스를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3분기 선보이는 결제홈에는 고객의 결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AI가 맞춤형 금융 가이드를 제공하는 기능을 적용하고, 투자 탭에도 투자 경험을 돕는 AI 기반 투자 에이전트를 탑재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를 통해 고객이 직접 찾아서 쓰는 도구를 넘어 먼저 다가가 문제를 해결하는 금융 비서 형태로 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인도네시아·태국 성공 넘어 '몽골'로
해외 전략도 보다 구체화됐다. 이날 행사에는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와 태국 가상은행 합작법인 '뱅크X' 대표들도 참석해 카카오뱅크와의 협업 성과를 직접 소개했다.
카카오뱅크의 첫 투자처인 슈퍼뱅크는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에 상장해 현지 시가총액 1위 디지털은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카카오뱅크는 설명했다. 티고르 M. 시아한 슈퍼뱅크 대표는 카카오뱅크의 디지털뱅킹 노하우가 슈퍼뱅크 앱에 어떻게 적용됐는지 소개하며 "카카오뱅크와의 협업은 단순한 투자지원이 아니라, 디지털 뱅킹을 포함한 인도네시아 모든 은행 산업에 의미 있는 혁신을 가져오는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태국에서는 SCBX그룹과 설립한 합작법인 뱅크X를 통해 내년 상반기 가상은행 영업 개시를 앞두고 있다. 뿐나맛 위찟끌루왕싸 뱅크X 대표는 “SCBX는 카카오뱅크가 보유한 최고 수준의 디지털 뱅킹 역량에 주목해 파트너십을 제안했다"며 "카카오뱅크의 기술을 접목해 태국 소비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개인화된 AI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카카오뱅크는 '26주적금'과 '모임통장' 등 국내에서 성공한 시그니처 상품과 서비스의 이식을 넘어, 뱅크X의 모바일 앱 개발 전반을 주도하며 독자적인 글로벌 사업 역량을 축적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날 카카오뱅크는 새로운 진출 국가로 몽골을 낙점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카카오뱅크는 몽골 금융기관에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모델(CSS)인 '카카오뱅크 스코어'의 노하우를 전수할 예정이다. 윤 대표는 "몽골 진출은 한국에서 증명해 온 카카오뱅크의 '포용금융' 역량을 세계에 수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인도네시아와 태국, 새롭게 진출할 몽골에서의 성과를 든든한 교두보 삼아 더 넓은 글로벌 시장으로 본격적인 확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외국인 대상 서비스 확대 계획도 제시했다. 카카오뱅크는 250만 국내 거주 외국인을 위한 금융 서비스를 시작으로 방한 외국인과 재외국민까지 약 2000만명의 외국인을 위한 서비스도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실시간 AI 전문 번역 기능을 통해 언어 장벽 없이 카카오뱅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외국인 금융의 새로운 표준을 세우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카카오뱅크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유통을 주도해 전 세계 자산을 연결하는 '글로벌 커넥터'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카카오뱅크는 2024년 발표한 성장 중심의 밸류업 전략에 맞춰 2027년까지 자산 100조원, 자기자본이익률(ROE) 15%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고객 트래픽 확대를 통해 쌓은 수신과 플랫폼 역량을 기반으로 여신과 수수료·플랫폼, 자금운용 등 수익원을 다각화해 이자·비이자 부문의 균형 잡힌 성장을 추진하겠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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