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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점서 주식매도한 슈퍼개미, 경영참여 이유는?
성우창 기자
2026.04.03 09:00:21
⑦ 과거 차익 실현 후 4년 만 복귀…손실만회 '고육책' 관측도
이 기사는 2026년 4월 3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강남구 삼성1동 147-17번지 빌딩레베쌍트. 해당 건물 7층에 그로우스앤밸류 및 노블리제인베스트 등이 소재지로 등록돼 있다. (사진=네이버 지도)

[딜사이트경제TV 성우창 기자] 과거 더큐브앤(구 CBI, 청보산업)에 투자해 상당한 차익을 남기고 주식을 팔았던 '슈퍼개미' 배진한 노블리제인베스트 대표가 약 4년 만에 사내이사로 돌아왔다.


배 대표의 이번 경영 참여가 고점 매수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배 대표는 과거에도 자신이 투자한 기업의 주가가 떨어질 경우, 경영참여를 선언하며 주주행동에 나선 바 있다. 최근엔 베뉴지 경영진과의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배 대표의 이사회 진입에 소액주주들은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다만 과거 배 대표는 주가가 오를 시 단기간에 지분을 정리하고 차익실현에 나선 바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더큐브앤은 지난달 20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한 정관 변경과 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을 모두 가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주총의 핵심은 대대적인 사업 구조 개편이다. 더큐브앤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건설 기자재 제조 등 건설·철강 분야 14개 목적 사업을 새롭게 추가했다. 반면 그동안 영위하지 않은 블록체인, 암호화자산, 인공지능(AI), 드론 관련 사업 등 수십 개 기존 목적 사업은 대거 삭제했다.


더불어 오경원 대표이사를 비롯해 성봉두 부사장, 장육 전무이사가 사내이사로 재선임됐고 사외이사에는 임현준 전남대 부교수, 감사에는 이종삼 세무사가 각각 이름을 올렸다.


이날 주총 안건 중 눈길을 끄는 것은 배진한 노블리제인베스트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이다. 배 대표는 과거 온라인 반찬 쇼핑몰을 운영하며 종잣돈을 모아 주식 투자로 큰 이익을 내 '슈퍼개미'로 불린다.


배 대표와 더큐브앤의 인연은 2020년 2월 시작됐다. 당시 배 대표는 청보산업(현 더큐브앤) 주식을 장내 매입하며 주요 주주(5.44%)가 됐으며, 전환사채(CB)와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2021년 1월 지분율을 13%대까지 늘렸다.


이 시기는 동전주에 불과했던 더큐브앤 주가가 급등해 7000원대(액면 분할·병합 후 기준)에 오른 시점이다. 당시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실적은 부진했지만, 2021년 1월경 그로우스앤밸류가 새 최대주주에 등극하고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신사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졌다.


그로우스앤밸류는 새롭게 사명을 CBI로 바꾼 더큐브앤을 통해 미국 바이오 기업 투자를 시도하며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공시상 이 시점까지 배 대표 측이 매수한 주식의 평균 단가는 약 1만790원(당시 기준 1079원)으로 추정된다.


배 대표가 엑시트를 시작한 시점은 2021년 5월부터다. 배 대표는 이때부터 2022년 4월 6일까지 약 11개월에 걸쳐 주식을 매각해 지분율이 3%대까지 축소됐다. 당시 평균 매도단가는 약 2만990원(당시 기준 2099원), 차익은 약 27억원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이 시기부터 현재까지 더큐브앤은 적자 경영을 지속하고 있다. 연이은 신사업 진출과 지분투자 실패 등으로 재무상태가 악화됐고, 주가 역시 수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과거 주가 고점 부근에서 주식을 매도한 슈퍼개미만 홀로 수익을 챙겼다.


이런 가운데 배 대표가 약 4년 만에 다시 더큐브앤 경영 참여에 나서면서 주주들의 이목이 쏠린다. 지난해 10월경 배 대표는 더큐브앤의 제13회차 CB를 인수했으며, 추가 장내매수 등을 통해 더큐브앤 지분 7%대를 확보했다고 지난달 공시했다. 지분 보유 목적 역시 경영 참여라고 명시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배 대표의 이사진 진입이 일반적인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취하는 주주제안 방식이 아닌 사측 안건을 통해 이뤄졌다는 점이다.


법인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배 대표의 회사 노블리제의 주소지는 당초 서울 지하철 2호선 역삼역 인근이었으나, 지분 공시가 나온 지난달 18일경 서울 강남구 삼성1동 147-17번지 빌딩레베쌍트 7층으로 이전했다. 해당 주소지의 같은 층은 더큐브앤 최대주주인 그로우스앤밸류의 다수 계열사 주소지로 등록된 곳이다.


이러한 우호적인 이사회 진입은 배 대표가 최근 다른 상장사에서 보여준 행동주의 궤적과는 다소 대비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코스닥 상장사 베뉴지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다.


배 대표는 2022년 4월 베뉴지 지분 6%를 확보하며 주요 주주로 등극했다. 당시 그는 지분 취득 목적을 '단순투자'로 공시했다.


그러나 이후 베뉴지가 본업 대신 상장주식 투자를 확대하고 주가와 실적이 악화되자, 배 대표는 주주가치 제고를 명분으로 보유목적을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해 경영진과 대립각을 세웠다. 2023년과 2024년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현금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제안하며 경영진을 압박했다. 양측의 갈등은 2024년 말 지분 매입 경쟁으로 격화해 배 대표 측이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율을 10%대로 끌어올렸다.


지난해에도 배 대표 측은 김 사내이사와 정창민 감사 해임 및 신규 감사 선임을 목적으로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했다. 하지만 임시 주총에서 배 대표 측 안건이 모두 부결되거나 폐기되며 경영권 분쟁은 일단 기존 경영진이 방어에 성공하는 모습으로 일단락됐다. 올해 정기 주총에서도 주주제안으로 올린 안건 중 상근감사 선임을 제외한 현금배당과 자사주 소각 건이 부결, 양측 갈등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그간 배 대표는 단순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매입한 상장사의 주가가 하락할 경우 경영에 개입하려는 모습을 보여왔는데, 대체로 경영진과 대립하는 주주행동 양상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투자가 손실 국면에 몰리자 직접 경영에 참여해 주가 부양을 시도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배 대표가 지난해 말부터 매집한 더큐브앤 평균 매입 단가는 약 1100원선으로 알려졌다. 현재 더큐브앤 주가는 900원을 하회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600원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렇기에 더큐브앤 주가가 배 대표가 원하는 수준까지 오를 경우 보유 지분을 팔고 엑시트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배 대표는 2015년경 10%대의 국일제지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주가가 급등하자 1년 새 이를 대부분 매각한 전례가 있다.


배 대표는 이번 경영 참여 이유와 향후 계획 등을 묻는 딜사이트경제TV의 질문에 "딱히 할 말이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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