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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메랑 된 고배당 정책
이태웅 기자
2026.03.26 07:00:22
고배당 기업 유지 시 여윳돈 바닥…자체 실적 가이던스도 낮춰 잡아
이 기사는 2026년 3월 18일 17시 0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이태웅 기자] 현대엘리베이터가 2023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고배당 기조가 부메랑이 돼 돌아올 전망이다. 고배당 기업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예년 수준의 배당을 유지하겠다는 정책을 수립했는데 곳간에 쌓여 있는 여윳돈이 넉넉치 않아서다. 가뜩이나 이 회사가 실적 성장률도 낮춰 잡고 있는 상황이라 고배당 기조를 유지하는데 적잖은 난관이 예상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10일, 신규 3개년(2026~2028년) 주주환원 정책을 공시했다. 이번 주주환원 정책은 이 회사가 2023년 11월 수립했던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계승한 것으로 종전과 같이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환원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장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주주환원 정책 가운데 고배당 기업으로 배당소득 과세특례(분리과세)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명시한 부분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조세특례제한법 및 시행령에 따르면 고배당 기업은 ▲지배지분 기준 배당성향이 40% 이상이거나 ▲배당성향이 25% 이상이고 전년 대비 배당이 10% 이상 증가한 기업이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오는 26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주당 결산배당금 1만2010원을 확정할 경우 2025 회계연도에 현금배당금은 1만4010원에 달하며, 전체 배당액은 5058억원이다. 이 회사의 순이익이 2620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배당성향이 193%로 고배당 기업 요건을 충족한다. 이렇다 보니 현대엘리베이터가 고배당 기업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폭탄 결산배당을 결정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현대엘리베이터는 내년에도 고배당 기업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시장에서는 쉽지 만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예년 수준의 이익배당을 유지하기엔 미처분이익잉여금이 넉넉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을 살펴보면 현대엘리베이터가 고배당 기업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2024년 보통주 1주당 지급했던 5500원의 배당금을 유지해야 한다. 이 회사의 유통주식수(자사주 제외)가 3610만5062주인 점을 감안하면 1986억원의 미처분이익잉여금을 지출해야 고배당 기업으로 남을 수 있다. 일단 표면상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엘리베이터가 공시한 이익잉여금처분 계산서에 따르면 지난해 결산배당 지급 후 이월된 미처분이익잉여금이 3115억원에 달해서다.


문제는 자사주다. 최근 개정된 상법에 따라 기업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전량을 소각해야 한다. 회계상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자본 차감 항목을 환입하는 대신 미처분이익잉여금을 줄이게 된다. 다시 말해 자사주 소각에 따른 재무구조 변화가 기업의 배당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셈이다.


현대엘리베이터가 보유 중인 자사주는 298만7323주다. 취득가액 기준 장부가는 1296억원이다. 개정 상법에 따라 자사주를 전량 소각해야 하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예년 수준의 배당을 유지할 경우 배당 뿐만 아니라 설비투자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여윳돈이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2023년 밸류업 지수에 편입되는 걸 염두하고 주주환원 정책을 수립한 이후 최근 정부 기조에 부응하기 위해 고배당 기조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공시된 내용 이외 세부적인 사업 계획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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