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3월 20일 14시 2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정지은 기자]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냈지만, 업계의 관심은 성과 자체보다 수익성 흐름에 쏠리고 있다. 외형과 트래픽은 모두 성장했으나 상장사로서 핵심 밸류에이션 지표가 되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의 개선 속도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ROE는 7.22%에 그쳐, 회사가 밸류업 계획에서 제시한 2030년 목표치인 15%와 비교하면 아직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흐름만 놓고 보면 개선세는 뚜렷하다. 카카오뱅크의 ROE는 2022년 4.69%, 2023년 5.97%, 2024년 6.92%, 2025년 7.22%로 꾸준히 상승했다. 이는 경쟁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6.53%)나 케이뱅크(6.49%)에 비해 높은 수치다.
문제는 15% 도달을 위한 '속도'와 '구조'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아직 성장 단계의 은행으로 분류되지만 카카오뱅크는 이미 외형과 수익 규모에서 한 단계 앞선 사업자로 평가받는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고객 수는 2670만 명으로, 1553만 명인 케이뱅크와 1370만 명 안팎의 토스뱅크를 앞서며 플랫폼 수익화 속도에서도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7%대의 ROE는 압도적인 차이라고 보기 어렵다. 앞으로 5년 안에 지금보다 두 배 가까이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하는 카카오뱅크 입장에서 현재의 개선폭만으로는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음을 시사한다.
세부 실적 지표도 이 같은 한계를 뒷받침한다. 지난해 비이자수익이 큰 폭으로 늘며 전체 실적을 방어했지만, 여신이자수익은 1조9977억원으로 전년보다 2.9% 줄었다. 대출 비교 서비스, 투자 플랫폼, 광고 등 비이자 부문의 성장세는 긍정적이지만, 본업인 대출 이익이 둔화한 상황에서 ROE를 빠르게 올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총자산이익률(ROA) 역시 하락세를 보였다. 카카오뱅크의 2025년 ROA는 0.68%로 전년 대비 떨어졌다. 총여신이 46조9000억원까지 늘어나는 등 자산 증가 속도가 이익 증가율을 앞선 결과다. 자산 확대가 자본 효율 개선으로 곧바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영업 환경도 비우호적이다. 가계대출 규제 기조가 이어지고 있으며 금리 방향성도 불확실하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4분기 순이자마진(NIM)이 1.94%로 전 분기 1.81% 대비 반등했으나, 이는 대출 수익성의 본격적인 개선으로 보기 어렵다.
실제 권태훈 카카오뱅크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 NIM 개선의 배경을 '조달 비용 하락과 자산·부채 비율 상승'으로 설명했다. 예금 리프라이싱(금리 재산정) 등에 따른 일시적 개선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는 뜻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정책자금 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 중심의 성장을 계획하고 있으나, 이 카드만으로 단기간에 구조적인 자본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는 인터넷뱅크 업계 공통의 고민이기도 하다. 케이뱅크 역시 상장 이후 가계·기업대출을 빠르게 늘리기 쉽지 않다는 증권가 분석이 지배적이며, 토스뱅크도 보증부대출 확대와 자금운용 강화로 수익성을 보완하는 구조를 택하고 있다. 대출 자산을 키워 이익을 늘리는 전통적인 은행업 공식을 더 이상 적용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카카오뱅크가 최대 실적 이후에도 다음 성장 카드를 잇달아 꺼내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권 CFO는 "결제 및 캐피탈사를 우선 타깃으로 M&A를 적극 추진 중"이라며 "특히 캐피탈사는 인터넷은행이 접근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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