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최태호 기자] 지난해 국내 증시, 특히 코스닥 시장에서 불공정거래 사건이 다수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는 투자자들의 유의를 당부하는 한편, 향후 집중 심리를 통해 이상거래를 적발할 방침이다. 앞서 코스닥 시장에 대한 신뢰도 문제가 지적된 만큼, 거래소 역시 이에 발맞춰 움직이는 모습이다.
15일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시 내 이상거래에 대한 심리 결과, 총 98건의 불공정거래 혐의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혐의 유형별로는 미공개정보 이용 사건이 58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뒤이어 부정거래(18건), 시세조종(16건) 순으로 나타났다.
미공개정보 이용 사건은 전년도 59건에서 고작 1건 줄었으며, 공개매수 실시 정보이용 사건도 11건으로 집계돼 전년대비 1건 감소하는데 그쳤다.
M&A(인수합병), 경영권 안정, 자진 상장폐지 등의 이유로 공개매수가 지속된 가운데, 미공개정보 이용사건도 꾸준히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이외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사건은 이차전지, 선거, 인공지능(AI) 등 테마를 활용한 사건이 많았으며, 건수는 전년도와 동일했다.
시장별로는 코스닥시장에서 불공정거래가 66건으로, 코스피 보다 월등히 많았다. 코스피시장은 28건, 코넥스시장과 파생상품은 각각 2건으로 집계됐다. 거래소는 특히 지배구조가 취약한 코스닥종목의 부정거래 혐의통보 건수가 코스피 종목의 8배에 달했다고 전했다.
혐의자 수는 사건당 평균 16명, 평균 부당이득금액은 24억원으로 전년도 18억원 대비 33.3% 늘었다. 부정거래 수법이 고도화되면서 이득규모가 늘었다는 게 거래소의 설명이다. 특히 부정거래에서 내부자 관여비중이 77.8%에 달해, 시세조종(25%) 및 미공개정보이용(50%)에 비해 크게 높았다.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AI, 로봇, 이차전지 등 특정 이슈로 인해 기업의 본질적 가치 이상으로 비정상적인 주가상승을 거듭하는 종목은 기업 재무 분석에 바탕을 둔 책임투자를 권장한다"며 "한계기업은 부정거래 개연성이 높고, 횡령 및 배임에 따른 상장폐지 가능성이 있다"고 당부했다.
이어 "상장폐지 회피 목적의 인위적 주가부양 종목 투자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거래소는 금융당국과의 긴밀한 공조체계 하에 중대사건을 신속하게 심리할 계획이다. 허위·과장성 자금조달, CB(전환사채) 만기 전 취득 후 재매각 등 불공정거래 개연성이 높은 종목들을 집중 심리할 방침이다.
앞서 시장에선 코스피 시장에 비해 코스닥의 장기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에서도 부실화로 상장폐지 되는 사례가 발생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주가조작에 연루된 기업들도 다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실제 지난해 지수 상승률 역시 코스피가 코스닥의 2배를 기록했다.
거래소 역시 코스닥 시장의 투자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 상장폐지 기준 강화 등 정책 개선에 나서고 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올해 신년 간담회에서 "코스닥 시장에는 사업모델이 실패한 기업들이 여전히 많아 지수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며 "코스닥 시장 신뢰도 개선을 위해 부실기업에 대한 정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거래소는 지난해 7월부터 금융위원회, 금감원과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을 신설해 운영중이다. 현재 △고액자산가 대규모 주가조작(1호) △증권사 임원 미공개 정보이용(2호) △언론사 기자 선행매매(3호) 사건 등을 적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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