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3월 10일 13시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 탐방과 분석을 해보면 아직 시장에서 가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종목들이 있습니다. 이런 종목들을 선별해 담아낼 수 있다면 같은 지수를 추종하더라도 시장을 큰 폭으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그것이 액티브 운용의 본질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박세현 기자] 금정섭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최근 딜사이트경제TV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종목들을 발굴해 운용 역량을 시장에서 입증한다면 투자자들로부터 충분히 선택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금정섭 본부장은 “이제 한화자산운용도 본격적으로 액티브 ETF 경쟁에 나서는 단계”라며 “ 실제 운용 방식과 성과가 시장에서 검증된다면 기존 운용사들과 비교해도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자산운용은 올해 액티브 ETF 전담 조직인 ‘ETF전략운용팀’을 신설했다. 포트폴리오 매니저 1명과 애널리스트 3명으로 출발한 이 조직은 섹터 애널리스트 체계를 바탕으로 종목 발굴 역량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금 본부장은 “앞으로 액티브 ETF의 진검승부는 결국 리서치 역량이 좌우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현재 인원의 2~3배 이상으로 (조직을) 확대해 시장을 대표하는 팀으로 키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 본부장은 지난해 국내 ETF 시장을 관통한 핵심 키워드로 ‘국장의 부활’을 꼽았다. 미국 증시가 2022년 이후 강한 상승 흐름을 이어온 반면 국내 증시는 장기간 저평가 상태에 머물렀는데, 지난해 들어 그동안 눌려 있던 가치가 한꺼번에 반영되며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그는 “고배당주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시장의 색깔과 구조가 많이 바뀌었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는 과정에서 시장 전체가 일정 수준 레벨업됐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시장 변화 속에서 한화운용은 수익률과 자금 유입 두 측면에서 모두 존재감을 키웠다.
금 본부장은 “국내 투자 상품 중에서는 ‘PLUS K방산’ ETF가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냈고, 해외형 반도체·테크 상품들도 수익률 상위권에 다수 이름을 올렸다”며 “전체 ETF 종목 수 대비 비중은 크지 않지만 수익률 상위 10개 상품 안에 한화운용 상품이 여러 개 포함될 정도로 성과를 냈다”고 전했다.
특히 ‘PLUS K방산 ETF’는 한화운용의 대표 히트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금 본부장은 “몇천억원대였던 상품이 이제는 2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했다”며 “투자자들은 결국 성과가 나는 상품을 선택한다는 점에서 K방산 ETF는 한화운용의 경쟁력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준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배당 관련 상품군도 빠르게 몸집을 키우며 또 다른 축으로 자리잡았다는 설명이다.
실제 한화운용은 지난해 테크와 방산, 에너지, 배당을 중심으로 ETF 라인업을 확장했다. 금 본부장은 상품 기획 과정에서 주목하는 4대 축으로 미중 패권 경쟁에 따른 방산, AI 확산에 따른 전력·에너지, 기술 진화 과정에서 부상하는 테크 세부 테마, 그리고 연금 시장 확대에 대응한 인컴형 상품을 제시했다.
그는 “기존 K방산에 더해 글로벌 방산 상품을 확대했고,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에 맞춰 원자력 관련 상품도 선보였다”며 “휴머노이드 로봇, 로보택시 등 피지컬 AI 관련 상품도 액티브 전략으로 상장했다”고 말했다.
연금 시장 확대도 한화운용이 공을 들이는 영역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며 퇴직연금·개인연금 계좌를 통한 ETF 투자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 본부장은 “연금 계좌를 통한 ETF 투자 자금이 지난해에만 60조원 가량 유입됐다"며 "투자자들이 원하는 상품 라인업을 연금 관점에서도 촘촘하게 갖추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배당과 커버드콜 전략이 중요한 축이 됐다. 금 본부장은 “고배당주 ETF 외에도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 정책 변화에 맞춘 상품들을 추가했고, 은퇴자들의 생활비 수요를 고려해 고분배형 커버드콜 상품도 선제적으로 내놨다”며 “최근에는 금 혼합형 상품과 테슬라 관련 종목에 일부 투자하면서 연 20% 이상 수익을 추구하는 혼합형 커버드콜 상품까지 선보이며 고객별로 차별화된 타깃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주목할 테마로는 미국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수혜를 볼 수 있는 한국 제조업을 제시했다. 한화운용은 오는 24일 ‘PLUS K제조업핵심기업 ETF’를 상장할 계획이다. 미국이 설계 역량은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 제조 기반은 약화된 만큼, 미국 공급망에 편입될 수 있는 한국 제조업체들이 구조적 수혜를 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금 본부장은 “반도체, 원전, 태양광 등 여러 산업에서 미국이 필요로 하는 제조 역량을 한국 기업들이 제공할 수 있다”며 “약 10개 산업군의 핵심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코스닥150 액티브 ETF도 같은 맥락에서 준비 중이다. 코스닥150 지수 안에 포함된 기업 가운데서도 실적과 경쟁력이 뚜렷한 종목만 압축적으로 담아 초과 성과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금 본부장은 “코스닥150에 포함됐다고 해서 모두 같은 질의 기업은 아니”라며 “150개 종목 가운데 30개 안팎으로 압축 투자해 시장 대비 의미 있는 알파를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화운용은 글로벌 콘텐츠 기업에 투자하는 액티브 ETF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금 본부장은 AI 경쟁의 초점이 하드웨어에서 데이터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초기 AI 경쟁이 반도체와 인프라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실제 사람들의 행동과 생각을 반영한 데이터의 가치가 커질 것”이라며 “레딧처럼 방대한 커뮤니티 데이터를 보유한 기업, 이미지와 동영상 데이터를 축적한 기업들의 가치가 재평가될 수 있다고 보고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운용사들이 액티브 ETF에 주목하는 이유로는 패시브 상품 시장의 포화와 제도 변화 가능성을 들었다. 국내 ETF 시장이 이미 1000종목을 넘어선 만큼 단순 패시브 상품만으로는 차별화 여지가 크지 않고, 규제가 완화되면 자산운용사 고유의 리서치 역량을 ETF 안에 본격적으로 녹여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금 본부장은 “미국에서는 이미 액티브 ETF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신규 상장 상품의 절반 이상이 액티브 ETF일 정도”라며 “국내도 결국 이 흐름을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레버리지 ETF 확대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허용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모든 운용사가 동일한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는 방향은 지양하겠다는 입장이다. 금 본부장은 “시장 수요가 분명하고 아직 공급되지 않은 영역이라면 검토할 수 있지만, 모두가 달려드는 상품을 똑같이 상장하는 것은 한화운용이 지향하는 방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2024년 7월 진행한 ‘ARIRANG’에서 ‘PLUS’로의 ETF 리브랜딩에 대해서는 “리브랜딩 당시 3조원대였던 ETF 규모가 지금은 11조~12조원 수준으로 커졌지만, 이름을 바꾼 것 자체보다 ETF 사업을 어떤 가치로 해나갈 것인지 방향을 명확히 한 것이 더 중요했다”며 “투자 기회를 먼저 발견하고 고객 자산을 소중하게 키우겠다는 약속을 상품 성과로 증명해 가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브랜드 경쟁력은 결국 수익률과 거래 품질이 만든다고도 했다. 금 본부장은 “ETF는 상장만 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실제 거래할 때 불편함이 없도록 밑단 시스템을 잘 갖춰야 한다”며 “투자자들이 상품 스토리를 이해하고 실제 수익을 경험했을 때 비로소 브랜드가 완성된다”고 말했다.
조직 운영 측면에서는 젊은 인력을 육성하는 전략을 택했다. 업계 전반에서 ETF 전문 인력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지만 한화운용은 평균 연령 30대 초반의 젊은 운용 인력을 중심으로 내부 육성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 본부장은 “시장의 성장 속도에 비해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인력 이동이 잦은 것은 사실이지만, 한화운용은 핵심 인력을 중심으로 주니어를 키우는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며 “아이디어가 계속 나올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면 훨씬 단단한 조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금 본부장은 최근 조정을 받는 국내 증시에 대해 장기적 시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급하게 오른 시장은 중간중간 큰 폭의 조정을 겪을 수밖에 없지만, 지금은 펀더멘털 훼손보다는 전쟁 등 외부 변수로 투자심리가 흔들리는 구간에 가깝다”며 “이미 시장에 들어와 있는 투자자라면 지나친 감정적 매매보다 보유를 이어가는 것이 낫고, 아직 진입하지 않은 투자자라면 조정을 분할 매수 기회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주식시장은 단기 매매의 장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자산을 키워가는 시장”이라며 “변동성이 커질수록 멘탈 관리가 중요하고, 결국은 좋은 자산을 꾸준히 보유하는 투자자가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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