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2월 10일 17시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설희 기자] 부동산 PF 부실의 뇌관으로 지목된 부동산 신탁사들이 책임준공 소송 패소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으며 현금 고갈 위기에 직면했다. 지주사의 대규모 자금 수혈로 급한 불은 끄고 있지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소송 리스크와 배임 논란이 부활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벼랑 끝에 선 신한자산신탁의 재무 현주소와 신탁업계에 닥친 '책준 포비아'의 실태를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 주]
신한자산신탁이 고수익을 노리고 단행한 부동산 PF 지분 투자가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 한때 우량 사업장으로 분류됐던 프로젝트들이 공사비 급등과 금리 상승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장부가액 ‘0원’의 무가치 자산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특히 계열사 펀드가 투입돼 정상화 수순을 밟는 사업장조차 기존 지분 가치는 소멸하면서, 신탁사의 자산 건전성에 대한 경고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1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감사보고서상 신한자산신탁이 보유한 도화 PFV 지분 18만주의 취득원가는 9억원이지만, 장부가액은 ‘0원’ 또는 ‘–’로 기재됐다. 해당 PFV 지분에 대해 전액 손상 처리를 단행한 것이다.
마스턴제95호 도화피에프브이(도화 PFV)는 서울 마포구 도화동(공덕역 인근) 부지를 개발해 주상복합을 조성하기 위해 마스턴투자운용이 설립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다. 초기에는 싱가포르투자청(GIC)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며 시장의 기대를 모았고, 지상 23층 규모 도시형 생활주택 인허가까지 마친 상태였다.
신한자산신탁은 이 사업에 9억원을 출자해 5%의 지분을 확보했다. 그러나 고금리 기조와 공사비 급등으로 사업성이 급격히 악화됐고, 2024년 대주단이 PF 만기 연장을 거부하면서 프로젝트는 사실상 좌초됐다. 핵심 투자자였던 GIC와 운용사 역시 손실을 감수하고 엑시트(투자금 회수 포기 및 철수)를 결정했다.
이후 신한자산운용이 한국자산관리공사의 PF 정상화 지원 펀드를 통해 약 605억원을 투입하며 사업 재구조화에 나섰다. 기존 브릿지론 채권과 사업권을 인수해 정상화 작업을 진행했지만, 이 과정에서 신한자산신탁이 보유한 기존 지분 가치는 완전히 소멸했다.
문제는 해당 무가치 지분이 여전히 하나캐피탈 등 대주단에 담보로 제공돼 있다는 점이다. 담보 가치가 사실상 사라진 만큼, 추가 담보 요구나 대출금 회수 압박이 현실화될 경우 신한자산신탁의 현금 흐름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지분 투자 실패는 도화 PFV에 국한되지 않는다. 신한자산신탁은 인피니티양재 PFV 역시 7억원(지분 6.4%)을 투자했으나 기말 장부가액은 사실상 전액 감액됐다. 이 외에도 아이피씨원주PFV, 블루아일랜드거제, 베이원, 마스턴113호, 비에스도시개발반석제1차, 파빌리온충무로PFV, 나리벡시티 등 다수 사업장에서 장부가액이 ‘0원’으로 전락하거나 가치가 급감하며 투자 성적표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분 가치 하락은 신탁사의 전반적인 건전성 지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신한자산신탁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80.47%로, 전년 말 대비 5%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회계 전문가는 “PFV 출자금의 장부가액이 ‘0’이나 ‘–’로 표시됐다는 것은 해당 투자 주식의 가치가 완전히 소멸했다고 판단해 전액 손상 처리한 상태”라며 “회계적으로 해당 사업장의 회생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본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신탁사가 PFV 지분을 5% 안팎으로 보유하는 것은 적은 자본으로 개발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전형적인 레버리지 전략”이라며 “다만 사업성이 꺾일 경우 지분 가치는 순식간에 증발해 고스란히 손실로 돌아오는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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