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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삼수생' 케이뱅크, 몸값 낮추고 물량 줄였다
정지은 기자
2026.01.19 07:06:56
고평가 논란 '마지막 시험대'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 (제공=케이뱅크)

[딜사이트경제TV 정지은 기자]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세 번째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2022년과 2024년 고배를 마셨던 케이뱅크는 이번 도전에서 '몸값 낮추기'와 '물량 조절'을 승부수로 띄웠다. 다만 비교기업 선정과 밸류에이션 산정 방식은 여전히 넘어야 할 산으로 지목된다.


케이뱅크는 지난 13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케이뱅크는 이번 IPO에서 과거보다 한발 물러선 공모 구조를 제시했다. 공모 희망가는 주당 8300~9500원으로, 직전 상장 추진 당시 9500~1만2000원과 비교하면 하단은 약 12%, 상단은 약 20% 낮췄다. 이에 따라 예상 시가총액도 과거 4조~5조원 수준에서 3조~4조원대로 내려왔다.


공모 물량 역시 줄였다. 총 공모 주식 수는 6000만주로, 직전 IPO 시도 당시 8200만주 대비 2200만주 감소했다. 상장 초기 유통 가능 물량을 낮춰 주가 변동성을 완화하고 '오버행(상장 직후 대규모 매도 물량 출회)' 우려를 최소화하겠다는 판단이다. 시장의 냉정한 평가를 수용해 흥행 실패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주식시장 환경 역시 케이뱅크에 우호적이다. 과거 케이뱅크가 상장을 추진했던 2022년과 2024년은 고금리 기조와 증시 침체로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던 시기였다. 하지만 2026년 현재의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코스피 종가는 4840.73으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초 2500~2600선 박스권에 머물던 코스피는 반도체와 밸류업 프로그램 효과에 힘입어 1년 만에 가파르게 상승했다. 유동성이 풍부한 강세장에서 대형 IPO가 추진될 경우, 투자자들의 자금이 쏠리는 '낙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래픽=신규섭 기자)

그러나 낮아진 공모가와 우호적인 시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기업가치 산정 방식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하다.


케이뱅크는 비교기업으로 카카오뱅크와 일본의 라쿠텐뱅크를 선정해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 1.38~1.56배를 적용했다. 케이뱅크는 '비대면 영업 기반의 서비스형 뱅킹(BaaS) 모델'이라는 유사성을 근거로 제시했다. 제휴사에 은행 인프라를 제공하고 플랫폼을 확장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전통 은행과는 차별화된 모델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서는 라쿠텐뱅크와의 직접 비교가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라쿠텐뱅크는 일본 최대 전자상거래·핀테크 그룹인 라쿠텐과 결합된 금융 계열사로, 은행 단독 실적뿐 아니라 이커머스 생태계와 결합된 플랫폼 프리미엄이 기업가치에 반영돼 있다. 실제 라쿠텐뱅크의 PBR은 3.59배에 달한다.


케이뱅크는 일본과 국내 시장 간 밸류에이션 차이를 감안해 라쿠텐뱅크의 PBR에 시장조정계수를 적용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단순 수치 조정만으로 사업 구조의 근본적 차이가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국내 비교기업인 카카오뱅크와도 실적 규모에서 차이가 난다. 2024년 기준 연간 매출액은 케이뱅크가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카카오뱅크(2조9456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누적 당기순이익 역시 지난해 3분기까지 카카오뱅크가 3751억원을 기록한 반면, 케이뱅크는 1034억원에 머물렀다.


실제로 케이뱅크는 지난 2024년 IPO 추진 당시 투자설명서에 스스로 "비교기업 선정 과정에서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수 있으며, 선정된 기업들이 반드시 적합하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는 한계점을 명시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같은 비교 방식을 유지한 만큼, 수요예측 과정에서 기관 투자자들을 얼마나 설득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그래픽=김민영 기자)

케이뱅크는 오는 2월4일부터 10일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하고, 20일과 23일 일반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상장 예정일은 오는 3월5일이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며, 인수단으로 신한투자증권이 참여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철저한 준비로 올바른 기업가치를 인정받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한편, 케이뱅크는 지난 2021년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할 당시, '2026년 7월까지 상장 완료'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번에도 상장이 무산되거나 지연되어 기한을 넘길 경우, FI들은 드래그얼롱(동반매각청구권)이나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사실상 이번 3차 시도가 경영권과 자본 전략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기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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