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1월 15일 18시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설희 기자] 삼양식품이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일대에 통합 사옥을 세우려던 계획을 사실상 접었다.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흥행으로 현금 동원력이 커진 이후, 사대문 안 본사 복귀를 추진했지만 개발에 필수적인 ‘8평 규모의 자투리 토지’라는 변수를 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지난해 3분기,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41번지 일대 137평 토지를 유형자산(자가 사용 목적)에서 투자부동산(임대·매각 목적)으로 계정 재분류했다. 통합 사옥 건립을 염두에 두고 매입했던 토지를 사실상 처분 대상으로 돌린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용산 사옥 건설 계획을 접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2024년부터 용산 통합 사옥 건립을 추진해왔다. 해당 부지는 과거 코너스톤에이치디PFV가 개발을 추진하던 지역이었으나, 2023년 10월 자금난으로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하며 공매로 넘어갔다. 이 과정에서 하나였던 부지는 둘로 쪼개졌고, 한강로2가 41번지(약 137평)는 삼양식품이, 한강로2가 42 외 7필지(약 366평)는 에스크컴퍼니가 각각 2024년 3월 공매로 인수했다.
삼양식품은 이후 에스크컴퍼니가 확보한 366평 규모의 토지를 1035억원에 매입하기로 하고, 통합 개발을 구상했다. 그러나 이 토지 한가운데에는 소유권이 분리된 약 8평 규모의 자투리 토지가 남아 있었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38-2번지에 위치한 이 토지는 개발을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핵심 필지로 평가된다.
문제는 이 8평 토지가 공매 대상에서 제외돼 있었다는 점이다. 해당 토지는 국유지로, 과거 코너스톤에이치디PFV가 2023년 7월 매입해 개발을 추진했으나, EOD 이후 공매 과정에서는 빠졌다. 이 사이 부동산 개발 시행사 시티코어의 관계사 ‘삼평’이 2024년 5월 코너스톤에이치디PFV와 예약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가등기를 설정하며 소유권을 선점했다.
이로 인해 삼양식품은 전체 부지를 확보하고도 사옥 건설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업계에서는 “도심 개발에서 이런 소규모 필지는 면적보다 위치가 중요하다”며 “해당 8평 없이는 인허가와 설계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시티코어가 과거 코너스톤에이치디PFV 개발사업에 투자한 사모부동산펀드의 수익자 중 하나였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시장에서는 시티코어가 개발의 핵심 요충지를 미리 확보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제기됐다.
이러한 배경에는 삼평을 시티코어의 단순한 기타특수관계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강훈 삼평 사내이사는 시티코어 안에서도 핵심적인 재무·세무 전문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시티코어의 주요 성과로 꼽히는 ▲서울 을지로2가구역 제5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센터원) TAX 및 재무관리 ▲서울 공평구역 제 1 · 2 · 4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센트로폴리스) TAX 및 재무관리를 진행했다.
시행업계 한 관계자는 "8평은 해당 지역의 부동산 개발사업에 지분으로 끼어들 수 없는 규모인 데다 삼평은 사실상 다른 개인이나 기업의 돈으로 사업하고 용역비를 받는 PM사(부동산자산 운영·관리사)"라며 "정확한 구도는 당사자가 알겠지만 삼평에서 지분을 달라고 요구하려는 의도가 있었을 가능성도 엿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삼양식품은 눈물을 머금고 방향을 틀었다. 에스크컴퍼니로부터 매입하려던 366평 토지에 대한 취득 결정을 지난해 7월 철회했고, 사유는 계약 상대방의 거래조건 불이행이었다. 이어 기존에 확보했던 137평 토지 역시 자가 사용 목적을 포기하고 투자부동산으로 분류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용산 통합 사옥 건립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삼양식품은 이후 해당 부지를 매각한 뒤 남산스퀘어 빌딩을 매입해 본사를 이전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사대문 안 본사 복귀라는 상징적 목표는 달성했지만, 직접 사옥을 짓겠다는 구상은 ‘8평의 벽’ 앞에서 멈춰 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행업계 한 관계자는 “도심 개발에서는 작은 필지 하나가 전체 사업을 좌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이번 사례는 자금력과 의지가 있어도 토지 구조를 끝까지 통제하지 못하면 프로젝트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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