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1월 21일 07시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정지은 기자]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증권과 보험사를 잇달아 인수하며 종합금융그룹의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그러나 그만큼 자본 변동성 관리와 비용 통제는 더 어려워졌다. M&A(인수합병)로 덩치는 커졌지만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주주환원까지 확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2기 체제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곽성민 부사장을 낙점했다. 곽 신임 부사장은 지난 30년간 재무와 전략, IR(기업설명)을 두루 담당한 대표적 '재무통'이다. 곽 부사장이 '자본 효율화'와 '리스크 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69년생인 곽 부사장은 1994년 입행 이후 재무기획부, IR부, 미래전략단 등을 거쳤으며, 2019년 지주 출범 이후 줄곧 재무관리부에서 예산과 자금 운용을 총괄해 온 인물이다.
2022년 말 재무관리부 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곽 부사장은 이듬해 초 임 회장 취임과 시기가 맞물리며, 새 체제 출범과 동시에 그룹 자본 관리의 실무를 책임졌다. 그는 전임 이성욱 CFO와 호흡을 맞추며 임 회장의 특명인 '자본비율 개선'을 완수하는 데 일조했다.
실제 우리금융의 자본 적정성 추이를 보면 개선세가 확인된다. 임 회장 취임 첫해인 2023년 말 11.99%에 머물렀던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2024년 말 12.08%로 소폭 개선됐고, 지난해 3분기 말에는 12.92%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보험사 인수라는 자본 차감 요인이 있었음에도, 위험가중자산(RWA)을 철저히 관리해 목표치인 13% 목전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이는 곽 신임 CFO에게 강력한 무기가 된다. CET1 개선의 과정을 직접 경험해 본 인물이기 때문이다. 또한 넉넉해진 자본 여력을 바탕으로 "CET1 13%을 달성하고 총주주환원율 50%까지 확대하겠다"는 임 회장의 약속을 이행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된 상태다.
그러나 문제는 경기 둔화의 여파로 건전성 지표가 지난 3년 간 후퇴했다는 점이다. 자본은 쌓였지만, 자산 건전성은 오히려 악화한 것이다.
우리금융의 부실채권 비중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2023년 말 0.35% 수준에서 2024년 말 0.57%, 작년 3분기에는 0.70%까지 높아졌다. 2년도 안 돼 부실채권 비중이 두 배로 불어난 셈이다.
손실흡수능력 역시 임 회장 1기 동안 약화됐다. 부실에 대비해 쌓아둔 완충력을 뜻하는 NPL커버리지비율은 2023년 말 229.2%로 충분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2024년 말 153%로 급감했으며 지난해 3분기에는 130.0%까지 떨어졌다. 부실채권이 쌓이는 속도를 충당금 적립 속도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NPL 비율이 올랐다는 사실보다, 완충 장치가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 재무 전략상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처럼 지표가 엇갈리면서 곽 CFO 앞에 놓인 선택지는 단순하지 않다. CET1 12.92%라는 수치만 놓고 보면 배당 확대 여력이 충분해 보인다. 그러나 NPL과 커버리지 흐름을 감안하면 충당금 추가 적립이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 충당금을 더 쌓으면 순이익이 줄고, 이는 다시 배당 재원 감소로 이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라는 변수가 겹친다. 보험사와 증권사는 은행보다 자본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역시 한층 까다로워졌다. 비은행 계열사들이 성장을 위해 자본 확충을 요구할 때, 그룹 전체의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이 곽 부사장의 몫이다.
이러한 국면에서 곽 부사장의 'IR(기업설명)' 경력이 주목된다. 그는 과거 우리은행 IR부장 등을 역임하며 자본시장과 직접 소통해 본 경험이 많다. 재무적 수치뿐만 아니라 지표 변화의 의미와 방향을 함께 설계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곽 CFO에게 요구되는 것은 자본을 더 쌓는 능력이 아니라, CET1 개선 흐름을 유지하면서 NPL과 커버리지의 균형점을 찾아내는 계산 능력이다. 업계에서도 곽 CFO의 판단이 곧 우리금융지주 재무 전략의 다음 방향을 결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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