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1월 13일 16시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범찬희 기자] 삼화페인트의 조타수로 등장한 김현정 대표에게는 조기 성과 창출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주고쿠마린페인트(CMP)에 자사주를 처분하며 ‘백기사’를 확보했지만, 우호 지분이 여전히 과반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서다. 수년째 6000억원대에 머물러 있는 매출 정체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과거 갈등의 앙금이 남아 있는 윤씨 일가에 경영권 공격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김현정 대표는 부친 김장연 전 회장으로부터 700만8422주를 상속받아 지분율 25.80%(701만8431주)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김 대표 측 지분율은 27.39%다. 고모인 김귀연씨가 1.50%(40만8643주)를 보유하고 있고, 등기임원인 류기붕·배맹달 전·현직 대표가 각각 0.09%(2만4600주)를 들고 있다.
여기에 일본 주고쿠마린페인트를 더하면 김 대표의 우호 지분은 36%대로 확대된다. 삼화페인트는 1988년 주고쿠마린페인트와 협력해 선박 도료 업체인 츄고쿠삼화페인트를 설립한 이후 40년 가까이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 츄고쿠삼화페인트의 지분 구조는 삼화페인트 16.24%, 주고쿠마린페인트 59.46%다.
지난달 초 삼화페인트가 발행주식의 5.07%에 해당하는 자사주 138만주를 주고쿠마린페인트에 처분한 것도 이러한 신뢰 관계가 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기존 보유분을 포함할 경우 주고쿠마린페인트의 삼화페인트 지분율이 9%를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사주는 제3자에게 넘어가면 의결권이 부활하는 만큼, 향후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김 대표 측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우호 지분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김 대표의 지배력이 공고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지분율이 과반에 미치지 못하는 데다, 잠재적 위협 세력으로 거론되는 윤씨 일가가 여전히 의미 있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BW(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을 둘러싸고 김씨 일가와 윤씨 일가가 첨예하게 대립했던 전례는 경영권 분쟁 재점화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삼화페인트는 1946년 김복규 전 회장과 윤희중 전 회장이 공동 창업한 회사로, 김씨 일가는 영업과 생산을, 윤씨 일가는 관리를 맡는 동업 체제가 60년 가까이 이어졌다. 그러나 2004년 윤희중 전 회장이 별세하고, 2007년 차남 윤석영 전 부사장이 사임하면서 공동 경영 체제는 사실상 막을 내렸다. 현재 윤씨 일가에서는 장남 윤석천씨와 삼남 윤석재씨가 12.4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5% 미만 지분까지 합치면 윤씨 일가 전체 지분율은 약 20.1%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양측의 갈등은 2013년 BW 발행 과정에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당시 삼화페인트가 200억원 규모의 사모 분리형 BW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김장연 전 회장이 100억원어치의 워런트를 매입하자, 윤씨 일가 측은 지배력 강화를 위한 독단적 결정이라며 BW 발행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소송은 대법원까지 이어졌고, 최종적으로 김 전 회장 측이 승소하면서 지배력을 굳혔다.
이 같은 전례로 인해 시장에서는 김현정 대표가 조속히 경영 성과를 입증해 잠재적 공격 요인을 차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체된 실적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윤씨 일가가 재무적투자자(FI) 등과 연대해 적대적 M&A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 삼화페인트의 실적은 뚜렷한 반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전방 산업인 건설경기 침체와 고환율 장기화 영향으로 매출은 2021년 이후 4년째 6000억원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 영업이익 역시 200억원 안팎에서 정체돼 있으며, 순이익도 200억원 돌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5% 감소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삼화페인트 관계자는 “윤씨 일가의 동향과 관련해 특별히 감지되는 부분은 없다”며 “비정형 돌출형 차선 도료, 해상플랜트용 페인트, PCM 불연 페인트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연구개발(R&D)을 강화해 재도약의 모멘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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