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12월 24일 07시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지스자산운용의 경영권 매각 과정에서 국민연금공단과의 갈등이 불거지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매각 실사 과정에서 국민연금 투자자산 관련 정보 제공을 둘러싼 논란이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업계에서는 이지스가 국민연금 자산을 위탁 운용해 온 과정에서 누적된 이견과 국민연금 내부의 인사·운용 기조 변화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딜사이트경제TV는 양측의 관계를 되짚고, 이번 갈등이 향후 국민연금의 행보와 이지스자산운용 매각에 미칠 영향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경제TV 이규연 기자] 이지스자산운용이 경영권 매각 과정에서 국민연금공단 위탁자산 펀드 관련 정보 유출 논란에 휩싸인 것을 두고 업계 내에서 엇갈린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연금이 위탁운용사 교체를 검토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었다는 평가와 함께, 논란이 과도하게 확대되며 민간 자산운용사의 인수합병(M&A) 시장 전반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동시에 나온다.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민연금이 이지스자산운용에 맡겼던 부동산 투자자산의 위탁운용사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 배경에는 ‘신뢰 훼손’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경영권 매각 과정에서 외부로 전달된 것으로 알려진 자료 가운데 일부가 민감도가 높은 정보였다는 점이 논란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면서 국민연금이 출자한 위탁자산 펀드의 보고서를 인수 후보자였던 힐하우스, 흥국생명, 한화생명 등에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보고서에는 펀드 설정액과 평가액 등 주요 지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위탁계약을 통해 사전 승인 없이 위탁자산 펀드 관련 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지 않도록 약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 내부에서는 이지스자산운용이 사전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자료를 제공한 점 자체가 계약상 신뢰를 훼손한 행위로 해석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연금이 이지스자산운용에 위탁한 자산 규모가 2조원대에 이르는 점도 사안을 민감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서울 마곡 원그로브 개발사업, 서울 역삼 센터필드 등 대형 국내 부동산 자산이 포함돼 있으며, 일각에서는 성과보수 관련 정보까지 전달됐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 위탁자산의 설정액이나 평가액이 외부에 알려질 경우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수 있다”며 “당장 위탁운용사 교체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신뢰 훼손 자체는 이지스자산운용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정보 유출이라는 지적에 대해 강하게 선을 긋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 12일 입장문을 통해 “운용자산(AUM)에 대한 실사는 기업가치 산정을 위한 필수 절차로 글로벌 M&A에서 통상적으로 이뤄진다”며 “개별 자산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전략별 통계 자료 중심으로 정보를 제한했다”고 밝혔다.
또한 실사 과정은 보안이 적용된 가상 데이터룸(VDR)에서 진행돼 자료 복제나 외부 반출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했고, 모든 인수 후보자에게 강도 높은 비밀유지협약(NDA)을 체결하게 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기밀 누설 수준의 정보 유출은 사실과 다르다는 설명이다.
자산운용사의 경영권 매각 과정에서 인수 후보자가 운용자산 전반을 검토하는 것은 불가피한 절차인 만큼, 적절한 범위 내에서 제한적으로 정보가 제공됐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의 위탁운용사 교체설이 이지스자산운용 경영권 매각에 과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연금이 이지스자산운용의 최대 출자자(LP)인 만큼, 위탁운용사 교체 가능성 자체가 기업가치 산정에 직접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위탁운용사 교체나 자산 회수를 검토한다는 신호는 시장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이번 사안이 과연 그 정도 수준의 정보 유출이었는지는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다른 자산운용사가 매물로 나올 경우에도 이번 사례가 선례로 작용할 수 있어 업계 전반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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