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12월 14일 07시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정지은 기자]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2기 체제의 경영 키워드로 꺼내 든 '질적 성장'이 자회사 CEO(최고경영자) 인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구현되고 있다.
진 회장은 연임 직후 "손익계산서(PL) 중심이 아닌 재무상태표(B/S) 중심의 경영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자회사 CEO 인사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질적 성장"이라고 못 박았다. 이는 단기적인 이익 경쟁보다는 자본 여력, 리스크 관리, 투자 경쟁력을 중심으로 그룹의 기초 체력을 다시 짜겠다는 선언이다.
실적보다 내실…'질적 성장' 방향성
신한금융은 지난 5일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경위)를 통해 신한라이프와 신한자산운용 CEO를 교체하고, 신한자산신탁과 신한EZ손해보험은 연임을 택했다. 형식만 보면 '2곳 교체·2곳 유지'이지만, 내용은 외형 성장에서 자본·리스크 중심 구조로 무게추가 이동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신한라이프의 신임 대표이사로 천상영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을 추천한 건 업계의 예상을 깬 인사였다.
당초 시장에서는 이영종 현 사장의 연임을 점치는 시각이 우세했다. 신한라이프는 이 사장 재임 기간 내내 그룹 비은행 계열사 중에서도 안정적인 실적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당기순이익은 2023년 4724억원, 2024년 5284억원으로 증가했고 올해도 3분기 누적 기준 5145억원으로 전년 대비 10.1% 늘었다.
그럼에도 신한금융은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을 택했다. 외형이 아니라 내실을 다지겠다는 진 회장의 판단이 반영된 인사로 해석된다.
실제 신한라이프의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은 2023년 말 250.8%에서 지난해 말 231.0%, 올해 3분기 189.96%까지 하락했다. 금융당국 권고치인 130%를 크게 웃도는 수치지만, 하락 속도 자체는 부담 요인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한금융은 재무 전문가인 천 내정자에게 CEO를 맡겼다. 그는 신한카드 글로벌사업본부장과 지주사 경영관리팀장, 원신한지원팀장 등을 거쳐 현재 그룹의 곳간을 책임지는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다. 보험업계의 회계기준(IFRS17) 변경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당장의 영업 확장보다는 자본 적정성 관리와 내실 다지기에 무게를 두겠다는 인사로 해석된다.
자본시장 전면 배치…운용은 교체, 신탁·손보는 ‘안정
신한자산운용에는 '자본시장'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웠다. 진 회장이 내년도 아젠다를 '자본시장'으로 꼽은 만큼, 자산운용 수장 자리에 국민연금 출신의 이석원 전 전략부문장을 신임 사장 후보로 추천했다. 이 후보는 기금운용본부 최초로 공모를 통해 영입된 주식운용 전문가로, 신한자산운용이 최근 ETF(상장지수펀드)를 중심으로 존재감을 키운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반면 신한자산신탁과 신한EZ손해보험은 연임을 택했다. 부동산 신탁 업황 악화, 디지털 손해보험 적자가 지속되는 환경 속에서 수장을 교체하기보다 위기 관리와 체질 개선의 연속성을 택한 인사로 풀이된다. 진 회장이 과거 언급한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원칙이 그대로 유지된 셈이다.
강병관 사장이 이끄는 신한EZ손해보험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14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진 회장은 강 사장이 추진해 온 차세대 IT 시스템 구축 등 디지털 인프라 강화 노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장의 재무적 성과보다 미래 성장을 위한 기초 자산 구축 과정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셈이다.
이승수 신한자산신탁 사장 역시 재신임을 받았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업권 전반이 위축된 상황을 고려해 리더십 변화 대신 '안정'에 무게를 뒀다. 이 사장은 앞으로 리스크 관리와 함께 조직 체질 개선을 완수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진 회장의 '질적 성장'에 대한 추진은 수치로도 나타난다. 신한금융은 3분기 기준 보통주자본(CET1) 비율 13.56%를 유지하며 자체 목표치 13%를 넉넉히 웃돌고 있다. 또한, 미래 부실에 대비해 3분기까지 누적 1조5043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으며 손실 흡수 능력도 키웠다.
업계 관계자는 "진 회장 1기 체제가 외형 성장과 주주환원 확대를 통해 밸류업의 명분을 만들었다면, 2기는 자본·비은행·리스크 관리라는 질적 성과를 증명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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