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12월 2일 10시 2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김국헌 기자] 1997년 재보험 자유화로 국내 우선 출재제도가 폐지된 후 30년 가까이 국내에서 2번째 재보험사가 탄생하지 못하면서, 국내 재보험 시장에서 경쟁 원리가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외국계 재보험사들이 국내 시장에서 영업하고 있지만, 한국 재보험사는 코리안리가 유일해 사실상 독점(불완전 독점)하다시피 한 상황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 당국은 재보험 산업을 키우기 위해서 지난 2020년 6월 재보험사 신규 설립 촉진을 골자로 한 재보험업 제도개편방안을 내놨지만, 5년째 후발주자가 나오지 않았다. 당국은 재보험 허가 최저자본금 요건을 기존 30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낮추며, 시장에서 경쟁 구도를 형성하길 유도했지만 불발에 그쳤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리안리가 50년 넘게 시장을 선점하고 독점적 지위를 쌓아와서 후발주자가 나서기 힘든 상황"이라며 "코리안리의 경험과 통계 등을 넘어설 수 없다"고 말했다.
과거 일부 손해보험사 및 대형 금융사들이 재보험업 진출을 시도했지만, 대부분 자본 조달 단계에서 고배를 마셨다. 코리안리의 견제로 재보험 영업망을 뚫을 수 없을 것이란 판단에 금융 자본도 쉽게 베팅하지 못했다. 국내 손해보험사들은 경쟁사를 고객으로 둘 수 없는 한계 탓에 이미 해외로 눈을 돌린지 오래다.
실제 삼성화재는 지난 2011년 12월 싱가포르에 재보험사 삼성리를 설립한 데 이어, 올해 10월 영국 보험 및 재보험사 캐노피우스의 지분 40%를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로써 영국 런던(로이즈), 버뮤다, 싱가포르 등 세계 3대 재보험 허브 중 2곳에 깃발을 꽂았다. 로이즈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70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보험시장이다.
공정위의 지적.."코리안리가 모두 소화할 수 없어"
올해 6월 대법원은 지난 2018년 12월 코리안리에 과징금 78억6500만원을 부과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코리안리가 재보험 시장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외국 재보험사와 항공보험 재보험 거래를 중단하도록 손해보험사에 요청한 데 대해 공정위는 7년 전 과징금을 부과했고, 대법원도 그 판단이 옳다고 공정위의 손을 들었다.
공정위는 7년 전 의결서에서 "손해보험 재보험 시장이 코리안리에 집중됐다고 해 코리안리가 이를 모두 소화해낼 수 있는 담보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재출재 상대방은 주로 해외 재보험사들"이라고 짚었다.
출재는 재보험에 가입하는 것을 말한다. 재출재는 재보험사가 자신의 담보력을 초과한 위험을 다른 재보험사에 출재하는 것을 뜻한다. 해외 재보험사와 거래를 막은 코리안리가 정작 손해보험 절반 가까이를 해외 재보험사에 출재하면서, 사실상 재보험 중개업체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다.
2011년 당시 코리안리의 전체 손해보험 재출재 비율은 47%로, 10% 미만인 해외 재보험사 재출재율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코리안리의 주력상품인 일반 손해보험 재보험 재출재율은 79%에 달해, 20% 남짓만 소화하고 나머지를 다른 재보험사에 맡겼다.
국내 재보험 시장 노크한 외국 자본..아폴로·칼라일 '눈독'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도입으로 국내 재보험 수요가 커졌지만, 이를 코리안리가 다 소화할 수 없다는 점은 2025년에도 자명하다. 보험사들이 다양한 재보험사에 출재하는 편이 위험 분산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신용분석 보고서에서 "2024년 말 기준 총자산 12조9000억원, 자기자본 3조5000억원으로 외형은 원수사(보험사) 대비 작은 편"이라며 "그럼에도 국내 재보험시장(17개사) 내 코리안리의 수재보험수익(일반·장기) 기준 시장점유율은 2024년 75.1%, 2025년 3월 누적 기준 74.5%로 독과점적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외국 자본도 국내 수요를 간파하고, 국내 재보험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미국 운용사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는 지난해 말 신한라이프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세계적인 사모펀드 칼라일은 2022년 코리안리와 손을 잡은 데 이어 올해 10월 신한라이프와 함께 아시아 재보험사 포티튜드 칼라일 아시아리(FCA Re)를 설립했다. 공정위가 코리안리에 과징금을 부과한 해인 2018년 칼라일은 재보험사 포티튜드리를 인수해 공동재보험 시장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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