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11월 4일 18시에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최자연 기자] 에쓰오일이 정유업계의 구조적 전환 흐름을 거스르고 있다. 전기차 확산과 ‘알뜰 주유소’ 정책 여파로 경쟁사들이 줄줄이 주유소를 접는 와중에도, 에쓰오일은 내수망을 오히려 늘리는 ‘역주행 전략’을 택했다. 내수 경질유 매출 비중이 절반을 넘는 만큼 방어적 포석이지만, 시장에서는 “시대착오적 베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주유소 수는 최근 3년간 꾸준히 늘었다. ▲2022년 2190개 ▲2023년 2230개 ▲2024년 2264개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SK에너지, HD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등 주요 정유사들이 주유소 수를 감축한 것과 대조적이다.
정유사들이 주유소를 줄이는 것은 전기차 확산과 ‘알뜰주유소’ 정책의 여파 때문이다. 2011년 도입된 알뜰주유소는 한국석유공사와 도로공사가 석유제품을 공동 구매해 최저가로 공급하는 구조로, 결과적으로 민간 주유소의 수익성을 낮췄다. 국내 주유소는 2019년 1만115개에서 지난해 9253개로 줄며 1만 개선이 무너졌다.
이 같은 역풍에도 에쓰오일이 주유소를 확대한 배경에는 내수 경질유 시장 점유율 방어 전략이 자리한다. 회사는 전체 내수 매출(7조6539억원, 상반기 기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경질유(휘발유·경유·등유 등) 판매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소매 네트워크 확충에 나섰다. 에쓰오일의 내수 경질유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5.3%로, 최근 5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주유소 공급가격이 정유사 평균보다 낮아 소비자 흡인력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에쓰오일의 전략이 구조적 수요 감소 국면에서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올해 상반기 내수 경질유 수요는 글로벌 유가 급등과 지정학 리스크, 경유 화물차 신규등록 제한, 유류세 환원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향후 주유소 폐업 시 발생할 수 있는 비용부담도 무시하기 어렵다. 업계에 따르면 일반 주유소를 정리하는 데는 최소 1억5000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전기차 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차량 등으로 내연기관이 활용되고, 자동차 연료로 쓰이는 휘발유 수요는 여전히 증가 추세인 만큼 주유소 확대에 대한 문제는 크지 않다"며 "내수 판매망 강화를 위해 20년 동안 주유소를 꾸준히 늘리며,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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