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11월 4일 08시2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이진실 기자] 국내 손해보험업계가 자동차보험 손해율 급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흥국화재는 맞춤형 할인 전략을 통해 업계 역성장 속에서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그러나 업계 전반의 적자 확대와 중소형사의 구조적 한계로 인해 자동차보험료 인하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10조2115억원으로, 전년 동기(10조5141억원) 대비 2.9% 감소했다. 원수보험료는 보험회사가 보험계약자로부터 실제로 받은 보험료를 뜻한다. 누적된 자동차 보험료 인하와 정비비 상승, 자연재해 영향 등으로 업계 전반이 역성장을 기록했다는 분석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수익성 악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7월 기록적인 폭우로 주요 손보사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0%를 상회한 데 이어 9월에는 92.8%까지 상승했다”며 “보험료 인상은 제한된 반면 공임비·부품비 상승, 한방병원의 과잉진료 청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손해보험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보·메리츠화재·DB손보·한화손보 등 상위 6개사의 누적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93.05%로 집계됐다. 통상 손익분기점으로 보는 80%를 크게 웃돌아 이미 업계가 적자 상태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업계 전반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흥국화재는 예외였다. 올해 상반기 흥국화재의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654억3000만원으로 전년 동기(572억7000만원) 대비 약 14.0% 증가해 업계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다.
성장의 배경에는 소비자 맞춤형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흥국화재는 최근 몇 년간 안전운전 습관 할인, 첨단안전장치 장착 할인 등 실질적인 절감 혜택을 제공해왔다. 특히 올해 도입한 ‘후측방 충돌방지 장치’ 장착 차량 대상 대인담보 8% 할인 제도는 운전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구조적 한계도 여전하다. 흥국화재는 중·소형 손보사 중에서도 자동차보험 규모가 크지 않아, 동일한 사고 규모가 발생할 경우 손해율이 상대적으로 크게 반영되는 구조다. 올해 2분기 기준 상위 11개 손보사 가운데 흥국화재의 자동차보험료 규모는 653억3000만원으로 이후 NH농협손해보험(557억5100만원), MG손해보험(56억600만원)로 집계됐다.
흥국화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적자 구간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흥국화재의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2.53%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90.94%) 대비 1.59%p 상승한 수치다. 손보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80%를 통상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손해율은 발생손해액을 경과보험료로 나눈 값이다. 같은 기간 발생손해액은 507억원, 경과보험료는 548억원으로 나타났다. 흥국화재의 자동차보험 부문은 사실상 수익성 둔화 및 적자 상태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보험사는 자동차보험 비중이 낮아 보험료를 인하할 경우 출혈이 크다”면서 “대형사는 고객 기반이 넓어 사고 발생 시 전국 각지의 지점에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지만, 중소형사는 동일 지역 내 사고라도 지원 인력과 네트워크가 한정돼 운영 효율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하반기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기조에 따라 삼성화재,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보 등 대형 손보사들은 0.6~1.0% 수준의 보험료를 인하했다. 흥국화재는 아직 인하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보업계는 악화된 본업 수익성을 투자이익으로 방어하고 있다. 금감원의 ‘2025년 상반기 보험회사 잠정 경영실적’에 따르면 손보사 합산 순이익은 전년 대비 1조1005억원 감소한 4조6410억원을 기록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급등과 장기보험 손실 확대가 주요 원인이다. 다만 채권평가이익 등 투자손익이 전년 동기 보다 6570억원 증가하며 손실을 일부 상쇄했다.
흥국화재 역시 같은 흐름을 보였다. 올해 2분기 보험손익은 1004억원으로 전년 동기(1820억 원) 대비 816억원 감소했으나, 투자손익이 633억원으로 전년 동기(-620억원) 대비 1253억원 증가하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당기순이익은 1323억원으로 전년 동기(874억원)보다 늘었다.
흥국화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의 경우 업계가 이미 전부 적자로 돌아선 상태로 내년에는 적자폭이 추가로 확대될 예정"이라며 "(업계 전반적으로) 적자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여 보험료 인하는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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