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최자연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유가 및 정제마진 상승에 힘입어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올해 3분기 매출은 20조53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735억원으로 9968억원 증가하며, 흑자 전환했다.

석유화학 사업부가 실적 성장을 견인한 덕분이다. 3분기 석유 부문 매출은 12조44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208억원 늘어난 3042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무려 7705억원이나 늘었다. 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개선에 따른 재고 효과 덕분이다.

화학 사업은 매출 2조4152억원, 영업손실 368억원을 기록했다. 벤젠, 올레핀 등 시황 악화로 인해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8%, 155.6% 감소했다. 다만 파라자일렌 스프레드가 개선돼 직전 분기 대비 영업손익은 818억원 늘었다. 윤활유 사업은 계절적 성수기에 맞춘 적극적 시장 대응으로 판매량이 확대됐다.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효과도 더해져 수익 개선도 이뤘다. 

배터리 사업은 SK온 통합법인 (SK온·SK트레이딩 인터내셔널·SK엔텀) 기준으로 영업이익 179억원을 달성하며, 2분기 연속 흑자를 지속했다.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3분기 누적 수혜 규모가 최고치를 경신한 영향도 한몫했다. 수혜 규모는 3분기 기준 1731억원, 올해 누적 6173억원을 기록했다. 소재 사업 또한 전사 차원의 원가 절감 노력으로 수익 개선을 이뤘다.

SK이노베이션 E&S 사업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의 계절적 성수기로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다. 특히 하절기 카고(cargo) 도입 등 경쟁력 제고로 발전소 가동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직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1404억원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은 다음달 1일 SK온과 SK엔무브 합병법인을 공식 출범한다. 이를 통해 SK온은 액침 냉각과 배터리 사업 간 시너지를 창출하고 독자 생존기반 강화에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4분기 미국 전기차 수요 둔화 및 신규 공장 초기 비용 부담 등 여파로 배터리사업 내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이에 미국 시장 중심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확장에 역량을 집중해 가동률 향상과 수익성 방어에 노력할 방침이다. 

회사는 석유화학 사업과 관련해서는 석유수출기구플러스(OPEC+) 증산에 따른 유가 하락 가능성이 있으나, 주요 산유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 우려가 상존하는 만큼 정제마진은 견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화학 사업에서는 벤젠 시장의 불확실성과 올레핀 계열 수요 회복 지연에 따른 스프레드 하락 등 시황 약세가 전망된다. 따라서 운영 효율화 등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E&S 사업은 호주 깔디타-바로사(CB) 가스전 생산 개시와 도시가스 동절기 판매량 확대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창출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건기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SK이노베이션은 석유, LNG 등 주력사업 회복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며 "향후 배터리사업에서 ESS사업 확장 및 다음달 1일 공식 출범하는 SK온과 SK엔무브 합병법인에서 창출되는 사업 시너지를 바탕으로, SK이노베이션 계열의 미래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