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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산업 반면교사 못한 KCC
범찬희 기자
2025.10.03 07:00:22
②자사주 EB 발행 경계심 고조 여론 등한시…시장 혼란 야기 장본인
이 기사는 2025년 10월 2일 15시에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KCC 중앙연구소 전경. (출처=KCC)

[딜사이트경제TV 범찬희 기자] KCC가 자사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교환사채(EB) 발행 계획을 철회하면서 경영진 판단을 둘러싼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최근 태광산업이 유사한 방식으로 EB 발행을 추진하다 '자사주 소각 회피 꼼수'라는 비난을 받은 상황에서 KCC가 동일한 길을 택했다가 여론 역풍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시장 혼란을 불러온 결정의 책임은 정몽진 회장에게 집중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부는 지난달 10일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제기한 태광산업의 자사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EB 발행과 관련된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앞서 태광산업은 지난 6월 발행주식의 24.4%에 해당하는 자사주 전량(27만1769주)을 담보로 3185억원 규모의 EB 발행을 결의했다. 이후 시장에서는 태광산업이 자사주를 소각해 주가를 부양하기 보다는 자사주를 담보로 삼아 신규 자금을 유치하려 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특히 태광산업 대주주(5.95%‧6만6237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은 법원에 EB 발행 가처분 신청을 내며 행동주의에 나섰다. 이에 태광산업은 EB 발행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하지만 법원이 태광산업의 손을 들어 준 만큼 예정대로 태광산업은 이달 안으로 이사회를 열고 EB 발행을 위한 이사회 개최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KCC 주주가치 제고 계획 초안. (그래픽=신규섭 기자)

이처럼 자사주 담보 EB 발행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이 높아진 가운데 KCC의 결정은 더욱 신중했어야 했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실제로 지난달 24일 KCC가 자사주 EB 발행 계획을 공시하자마자 비판이 쏟아졌다. 라이프자산운용 등은 “자사주 대신 삼성물산 등 보유 타법인 지분을 담보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냈다. KCC는 삼성물산(1,701만주), HL D&I 한라(370만주), HD한국조선해양(276만주) 등 주요 기업 지분을 보유 중이다.


결국 발표 일주일 만에 계획을 철회하는 촌극이 빚어졌고, KCC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 신뢰도 훼손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비판의 화살은 정몽진 KCC 회장에게로 향한다. 정 회장은 KCC그룹 오너 3형제 중 맏형으로 KCC를 이끌고 있으며, 차남 정몽익 회장은 KCC글라스, 삼남 정몽열 회장은 KCC건설을 맡고 있다. ‘신중파’로 알려진 그가 충분히 예견 가능한 논란을 자초했다는 점에서 리더십에도 상처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고경영자의 성급한 판단이 회사의 시장 신뢰를 갉아먹는 결과로 이어졌다”며 “이번 EB 발행 건은 실무진이 아닌 정몽진 회장 개인의 책임이라는 인식이 사내외에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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