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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택한 속내는?…'이재용 지키기' 주목
범찬희 기자
2025.10.02 07:00:22
①삼성물산 담보 설정시 KCC 지분율 10% 하회…이재용 지배력 희석 직결
이 기사는 2025년 10월 1일 17시에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서초구 KCC 본사 전경. (제공=KCC)

[딜사이트경제TV 범찬희 기자] KCC가 자사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교환사채(EB) 발행 계획을 철회하면서 보유 중인 삼성물산 지분에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KCC는 삼성물산을 비롯해 다수의 타법인 주식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사주 EB 발행을 추진하다 행동주의 펀드 등의 반발에 직면했다. 일각에서는 과거 ‘엘리엇 사태’ 당시 KCC가 삼성의 백기사 역할을 했던 인연이 이번 결정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시장의 요구대로 삼성물산 주식을 담보로 EB를 발행하게 되면 자칫 삼성물산 최대주주인 이재용 회장(19.76%)의 지배력이 희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KCC는 지난달 30일 공시를 통해 자사주 활용 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는 불과 일주일 전 자사주 활용 방안을 발표한 뒤의 급선회다. 당초 계획에 따르면 KCC는 보유 자사주 153만2300주 가운데 ▲35만주는 소각 ▲88만2300주는 EB 담보 ▲30만주는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으로 활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 논의가 한창인 시점에서 자사주 EB 발행은 ‘소각 회피용 꼼수’라는 비판을 불러왔다. 특히 KCC가 이미 삼성물산 등 타사 주식을 대거 보유하고 있는 만큼, 자사주를 먼저 담보로 잡는 데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커졌다.


현재 KCC는 삼성물산 지분 1701만주(10.01%)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최근 주가(18만4600원 기준)로 약 3조1400억원 규모다. 삼성물산은 ‘이재용 회장 → 삼성물산 → 삼성생명 →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삼성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위치한 핵심 계열사라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

이외에도 ▲HL D&I 한라(370만주) ▲HD한국조선해양(276만주) ▲현대코퍼레이션(158만주) ▲HDC현대산업개발(156만주) ▲HDC(106만주) 등의 지분을 들고 있다.


KCC 타법인 출자현황. (그래픽=신규섭 기자)

라이프자산운용 관계자는 “올해 삼성물산 주가가 좀 오르기는 했지만 이는 정부의 밸류업 정책 등 대외 요인으로 인한 것일 뿐, KCC는 10년 넘게 삼성물산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며 “배당수익율이 1%대에 불과한 타기업 주식을 쥐고 있는 이유를 듣고 싶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KCC가 삼성물산 EB 발행을 피한 배경에는 삼성과의 관계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KCC는 2012년 삼성에버랜드(제일모직) 지분 17%를 매입하며 삼성과 연을 맺었고, 2015년에는 삼성물산 자사주 5.76%를 추가 확보해 엘리엇매니지먼트와의 의결권 다툼에서 ‘백기사’로 나섰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2015년 9월)을 거치며 현재의 지분율이 형성됐다.


만약 KCC가 삼성물산 지분을 담보로 EB를 발행했다면, 이재용 회장의 지배력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자사주 담보(88만2300주) 기준으로 약 3388억원을 조달할 수 있는데, 동일한 자금을 삼성물산 EB로 확보하려면 약 183만주가 필요하다. 이 경우 KCC의 삼성물산 지분율은 10% 밑으로 하락해 ‘우군 지분’ 약화로 이어진다. 삼성물산 우군의 지분율 약화는 이재용 회장의 지배력 희석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EB는 CB와 달리 발행주식수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KCC의 삼성물산 지분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재용 회장의 지배력 약화와 연결 지어 볼 수 있다”며 “또한 EB 채권자에 삼성물산 경영권을 노린 세력이 포함될 수 있는 만큼 믿을 수 있는 백기사인 KCC가 삼성물산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게 이재용 회장 입장에서 가장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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