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10월 13일 14시 40분에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김병주 기자] 신한금융그룹의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절차가 시작됐다. 관심은 과연 누가 차기 회장에 선임될지다. 시장 안팎에서는 지난 임기 내 뚜렷한 성과를 거둔 진옥동 현 회장의 연임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다만 내부통제 이슈와 비은행 약세, 금융당국의 직간접적 입김은 변수로 거론된다. 딜사이트경제TV가 막 오른 신한금융그룹의 차기 회장 레이스를 전망해 본다.
지난 2022년 12월, 신한금융그룹 본사에서는 차기 회장을 뽑기 위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가 진행됐다. 당시 업계 안팎에서는 조용병 당시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3연임에 무게를 싣고 있었다. 당시 조 회장도 회추위가 진행한 최종 후보 면접 직전, 기자들을 만나 앞으로 신한금융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언급하며 3연임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최종 면접에서 조 회장은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며 후보직 사퇴와 연임 포기를 전격 발표했다. 그리고 이날 조용병 회장의 뒤를 잇는 차기 회장으로 진옥동 당시 신한은행장이 선임됐다.
세간에서는 진 회장 선임에 대해 ‘깜짝 선임’이라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그만큼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기 때문.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회장직에 오른 진 회장은 이후 임기 중 보란 듯이 긍정적 결과를 쏟아내며 ‘준비된 리더’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안정적 실적, 연임의 ‘최고 무기’
신한금융은 진 회장 체제가 시작된 후, 꾸준히 안정적인 실적을 거두고 있다. 물론, 반기 또는 분기 간 흐름이 엇갈리기는 했지만 연간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
진 회장 임기 첫해였던 지난 2023년 신한금융은 4조36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로는 6.4%가량 감소했지만 일회성 비용, 상생금융 등 변수에 따른 결과였다.
다소 숨을 골랐던 임기 첫해에 이어 2년 차에는 본격적인 성장 드라이브를 달렸다. 지난해 신한금융은 4조5180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두며 전년 대비 3.4%가량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영업이익(경비차감 전)은 14조66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자이익도 11조4020억원으로 전년 대비 5.4% 증가, 역대 최고 기록을 찍었고 기타 주요 수익지표 역시 견조한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무엇보다 신한금융 실적 개선에 일등 공신은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의 성장이었다. 최근 몇 년간 신한은행은 리딩뱅크 경쟁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었다. 기존 투톱 체제를 형성해 온 KB국민은행의 성장세는 여전히 견고했다. 특히 공격적인 기업여신 전략을 전개한 하나은행은 지난 2022년과 2023년, 2년 연속 리딩뱅크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신한은행은 진옥동 회장의 행장 재임 시절, 임기 첫해(2019년) 리딩뱅크에 오른 이후 단 한 차례도 리딩뱅크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당연히 진옥동 회장도 신한은행의 리딩뱅크 탈환을 누구보다 간절히 바랐을 수밖에 없다.
그 바람은 지난해 현실이 됐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연간 당기순익 3조6954억원을 거두며 KB국민은행, 하나은행을 제치고 6년 만에 리딩뱅크 탈환에 성공했다. 대출 자산 성장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 수수료 이익 확대에 따른 비이자이익 확대 여기에 전년 적립했던 추가 충당금 적립 효과 소멸에 따른 대손비용 감소 등의 영향으로 순이익이 전년 대비 20%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같은 흐름은 올해 상반기까지도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 신한은행은 2조2668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두며 KB국민은행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특히 당시 성과는 여타 수익 지표 개선 외에도 타 시중은행 대비 압도적인 해외법인 성과가 뒷받침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실제 신한은행의 상반기 해외법인 당기순익은 43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반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 실적 기록이었다. 핵심 거점인 베트남(1325억원), 일본(854억원)의 견조한 실적 흐름 속에 여타 해외법인도 유의미한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해외 실적은 국내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전체 그룹 순이익 내 비중이 두 자릿수(14%)에 진입했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그간 진 회장이 공들여온 해외 사업이 비로소 빛을 보고 있는 것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통상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여부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당기순이익을 포함한 실적 지표의 흐름”이라며 “리딩뱅크 탈환, 지주사 실적 개선 등 진 회장의 성과가 뚜렷한 만큼 적어도 실적이 연임 여부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밸류업 행보도 ‘눈길’
진 회장이 임기 중 공을 들였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흐름도 연임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소로 꼽힌다. 모든 금융지주사가 주주환원 확대를 목표로 내세운 가운데, 신한금융의 관련 지표 또한 개선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실제 주주환원 확대의 핵심 지표인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상반기 기준 13.59%로 목표치인 13.1%를 이미 상회했다. 주주환원율도 지난해 말 기준 40.2%로 국내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40%대를 돌파했다.
현재 업계 안팎에서 전망하는 신한금융의 올해 연간 주주환원율은 40%대 중반 수준이다. 지금의 흐름이 유지된다면 주주환원율 50% 달성도 기존 목표 시점인 2027년 대비 다소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 부양을 위한 자사주 소각 계획도 차질 없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신한금융은 주식수 감축을 통한 주당 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자사주 소각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규모를 4억5000만주 수준까지 줄인다는 계획이다.
실제 진 회장 취임 당시 5억2260만주 가량이었던 주식수는 2023년 말 5억1275만주, 지난해 말에는 4억9886만주까지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총 6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단행하며 주식수는 4억8549만주로 줄었다. 현재 신한금융은 하반기에도 약 8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작업이 이뤄진다면, 연말께 신한금융의 주식수는 4억7000만주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특히 진 회장의 경우 적극적인 해외 IR 행보를 통해 직접 투자자 유치에 나서는 등 밸류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이같은 모습도 연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한금융 차기 회장 윤곽은 올해 11월 말, 늦어도 12월 초에는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조용병 전 회장과 진 회장 모두 12월 둘째주에 최종 단독 후보로 결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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