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이태웅 기자]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세가 무섭다. 지난해 11월 14일 기록했던 주가 4만9900원은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금액이었지만 이후 반등에 성공했고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다. 시장에선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주 경쟁력 재고 노력이 주가에 긍정적인 재료가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25일 8만6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전고점(9월 18일 8만500원) 대비 6.96% 높은 금액이자 새로운 52주 최고가다.

시계열 범위를 확대하면 삼성전자 주가 상승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달 25일 종가는 지난해 11월 14일 기록한 52주 최저가 4만9900원 대비 72.55% 높다. 10개월 만에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에 증권업계에서 ‘삼성전자가 반도체 대장주로 귀환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 상승에는 크게 두 가지 모멘텀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메모리 업황 회복과 HBM 수주 기대감이다. 반도체 부문에서의 겹호재 덕분에 삼성전자 주가가 수혜를 누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증권사에서 발표한 삼성전자 분석 리포트 제목은 ▲메모리 빅사이클에 예외는 없다(신한투자증권) ▲모든 면에서 좋아지는 중(흥국증권) ▲전방위적 업황 개선중(미래에셋증권) ▲메모리 빅사이클과 동행(한화투자증권) 등이다. 특히 KB증권은 9월 한 달 간 7편의 리포트를 펴내며 업황 회복이 삼성전자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 조사업체 트랜드포스를 인용하며 "삼성전자를 포함한 글로벌 D램 3사가 내년 HBM 생산능력, 신규 증설에만 초점을 둔 가운데 범용 메모리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가 제한적인 상태에서 나타난 메모리 수요의 급격한 증가세는 내년 공급 부족의 분명한 시그널로 판단된다"며 "삼성전자는 평택 공장 증설을 통해 HBM에서부터 D램, 낸드까지 업계 최대 생산능력 확보가 가능해 반도체 상승 사이클 최대 수혜 업체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HBM 수주 경쟁력과 관련해선 향후 삼성전자의 엔비디아향 제품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는 최근 삼성전자가 엔비디아로부터 HBM3E 12단 제품 품질테스트를 통과해 구매 주문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의 HBM3E 공급이 차세대 제품인 HBM4 납품에도 긍정 작용할 것으로 전망 중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 실적 반등, 파운드리의 추가 고객, HBM4의 엔비디아 점유율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당분간 주가의 추가 상승을 이끌어 갈 것으로 판단한다"며 "그동안 삼성전자가 보였던 부진한 모습으로 인해 여전히 보수적인 접근을 취하고 있지만 연말로 갈수록 1C 나노 D램, HBM4, 파운드리에 대한 우려가 기대감으로 바뀌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주가는 최근 반등에도 경쟁업체 대비 크게 저평가 받고 있다”며 “추가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증권업계에선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도 잇달아 상향조정하고 있다. 증권사 대부분은 삼성전자에 대한 매수 의견을 유지하며 적정주가를 9만5320원으로 높였다. 이는 종전 적정주가인 8만4040원 대비 13.42% 높은 수준이다. 특히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목표주가를 각각 11만원, 11만1000원으로 내세우며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을 높게 평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