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9월 29일 11시 1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최지웅 기자] LX세미콘이 과도한 현금 비축으로 자본효율성 저하에 빠져 있다. 유형자산 대비 지나치게 높은 현금성자산 비중을 유지하고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 등 수익성 지표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서다. 이에 시장에서는 LX세미콘이 보유 현금을 실질적인 성장 동력으로 전환하지 않을 경우 기업 가치와 투자자 신뢰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LX세미콘의 현금성자산은 지난 6월말 기준 4233억원으로 자기자본의 38.7%에 달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현금성자산이 유형자산(1118억원)보다 3.8배나 많다는 점이다. 현금성자산은 재무건전성 유지에 긍정적이지만, 기업의 핵심 생산수단인 유형자산 대비 지나치게 많을 경우 자본효율성 저하를 유발한다.
실제 이 회사는 지난 6월 기준 유동비율 373.6%, 부채비율 32.6%로 탄탄한 재무 체력을 갖추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이 회사의 ROE와 ROA는 9.9%, 7.3%로 모두 한 자릿수대로 떨어졌다. 회사가 보유 자산을 연구개발(R&D), 설비 투자, 인수합병(M&A) 등 생산성 및 경쟁력 강화에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LX세미콘이 현금 비축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DDI(디스플레이 구동칩) 사업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DDI는 스마트폰, TV 등 다양한 디스플레이 제품에 들어가는 핵심 칩으로 시장변동성과 기술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최근 글로벌 패널 시장의 경쟁 심화와 스마트폰·TV 출하량 감소 등으로 수익률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LX세미콘은 전체 매출의 약 90%를 차지하는 DDI에 대한 고객사 발주가 줄어드는 상황에 대비해 현금을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LX세미콘의 현금보유 수준은 위험관리를 넘어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사의 설비투자(CAPEX) 규모만 봐도 ▲2022년 599억원 ▲2023년 329억원 ▲2024년 231억원 순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아울러 M&A에도 소극적이다. LX세미콘은 매그나칩반도체 등 과거 인수 검토에 나서기도 했으나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달 18일 우수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을 위해 정부·민간 공동 벤처투자 펀드에 145억원을 출자했지만, 시스템반도체를 비롯해 인공지능·방열기판 등 투자 대상이 광범위해 주력인 DDI 사업 강화와 직접적 연계성은 떨어진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DDI는 고해상도, 저전력, 빠른 응답속도 구현을 위한 첨단 기술 개발이 지속적으로 요구된다"며 "급변하는 시장 수요와 신기술 도입에 즉각 대응하려면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한데, 과도한 현금 보유는 성장 의지가 약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보유 현금을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가치 제고에도 활용하지 않고 있어 투자자들의 불만 역시 커지고 있다. LX세미콘은 올해 상반기 배당으로 390억원을 지급했지만, 이익잉여금이 1조원이 넘는 걸 고려하면 여전히 보수적이란 평가다. 이렇다 보니 이 회사의 주가는 9월 기준 평균 5만5000원대에 머물러 있다. 2023년 7월 12만6900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이윤태 대표 취임 후 56.7% 하락한 셈이다.
이에 대해 LX세미콘 관계자는 "매출 대비 10% 이상을 연구개발비에 투입하고 설비투자도 꾸준히 집행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 지속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향후 M&A 등 대규모 투자는 언제든 열려 있지만 구체적 계획은 아직 공개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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