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9월 25일 10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최지웅 기자] LX세미콘은 2023년 11월 이윤태 대표 취임 이후 방열기판과 마이크로컨트롤러(MCU) 등 신사업 확장 의지를 천명해왔으나, 실제 투자 집행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풍부한 현금창출력에도 설비투자(CAPEX) 규모를 지속적으로 축소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사업 특성상 과감한 투자가 요구되지만 현재의 소극적 투자 기조는 말 뿐인 확장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LX세미콘은 최근 몇 년 간 이익창출 능력과 실제 투자 집행 사이의 불균형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 회사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23년 1584억원에서 지난해 2004억원으로 26.5% 증가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885억원을 기록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잉여현금흐름(FCF) 역시 같은 기간 695억원, 1277억원, 748억원에 달해 투자 여력 역시 충분한 상황이다.
하지만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는 오히려 축소되고 있다. 2022년만 해도 599억원에 달했던 설비투자(CAPEX) 규모가 2023년 329억원, 지난해 231억원 순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아울러 올 상반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를 줄어든 107억원의 CAPEX를 집행하는 데 그쳤다. 올해 상반기 유동비율이 373.6%에 달할 정도로 현금 및 단기자산이 풍부한 것을 고려하면 소극적인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LX세미콘의 이 같은 행보는 이윤태 대표가 취임 이후 강조해온 방열기판, MCU 등 신사업 확장 의지와 상반되는 대목이다. 이들 신사업에서 의미 있는 성과와 시장 우위를 확보하려면 공격적인 투자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체 매출에서 DDI(디스플레이 구동칩)이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달하는 상황에서 신사업 투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방열기판 사업은 지난 4월 경기도 시흥에 연간 25만장 규모의 생산라인을 갖추고 친환경차·전장 부품 시장을 겨냥하고 있으나 글로벌 선도업체인 덴카, 로저스, 페로텍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일시적 수요 정체(캐즘)에 빠지면서 고객사 수주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MCU 사업 역시 텍사스인스트루먼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 글로벌 선두업체들의 진입장벽에 막혀 수년째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들 신사업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창출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문제는 이 대표가 신사업에서 빠른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과감히 사업을 정리할 수 있는 경영 성향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삼성전기 CEO 시절 수익성 낮은 사업을 신속히 정리한 구조조정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LX세미콘에서도 취임 이후 실리콘카바이드(SiC) 반도체 등 일부 신사업을 축소하며 DDI 본업과 방열기판 등 핵심 부문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LX세미콘 관계자는 "방열기판 사업에서 양산을 시작했다는 건 납품처가 충분히 확보됐다는 의미"라며 "내년 말까지 방열기판의 생산능력을 50만장으로 확대하는 등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MCU 역시 가전용에서 시작해 비중을 늘려 자동차용으로 확장해나가고 있다"며 "단기 성과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신사업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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