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9월 3일 6시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최태호 기자] 정부가 모험자본 육성에 나서면서 증권사들에게 기업금융 확장을 독려하고 있다. 다만 은행지주 계열 증권사들은 자본건전성 규제에 막혀 투자를 확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모험자본 활성화를 위해선 일정 부분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말 발행어음 잔액 1등은 약 18조원을 기록한 한국투자증권이다. 특히 발행어음 한도(자기자본의 200%)의 85.4%를 사용하며 비중에서도 1등을 차지했다. 지난해와 2023년말 기준으로는 발행어음 한도를 90% 이상 사용했다.
반면 NH투자증권과 KB증권의 발행어음 확장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디다. NH투자증권은 발행어음 인가를 2번째로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한도의 50%를 겨우 채운 상태다. 규모에서는 후발주자인 미래에셋증권에게 지난 2022년 따라잡혔다. 상반기말 발행어음 잔액은 7조9000억원으로 전체 인가 사업자중 꼴찌다.
KB증권은 업무 인가 이후 발행어음 규모를 꾸준히 늘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한도를 80% 이상 사용한 적이 없다. 발행 규모도 지난해말이 돼서야 10조원을 넘겼다.
발행어음은 금융당국이 혁신기업 등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목표로, 초대형 투자은행을 육성하기 위해 종투사에게 허가한 업무다.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 증권사 레버리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혜택이 있다. 올해부터 사업 인가신청을 받고 있는 IMA(종합투자계좌) 역시 동일한 목적으로 허용돼, 레버리지 규제가 별도로 적용된다.
다만 업계에선 은행지주 계열 증권사들이 이와 같은 혜택을 누리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금융을 확장하면 지주의 연결 RWA(위험가중자산)가 늘어, 확장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당국은 D-SIB(금융체계상 중요한 은행·은행지주회사)가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이들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관리하고 있다. RWA가 늘어나면 CET1 비율이 하락하기 때문에, 은행지주 계열 증권사의 입장에선 맘 놓고 기업금융을 확장하기 어려운 구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은행계 지주 아래의 증권사들은 발행어음을 늘릴 역량이 충분함에도 늘리지 못하고 있다”며 “발행어음뿐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보수적인 투자 기조가 형성돼, 수익기회가 보여도 투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현재 신한, KB, 농협 등 주요 증권사를 보유한 지주사들은 CET1 비율이 12~13% 수준으로 당국 규제 비율(9% 이상)보다는 여유가 있다. 그러나 당국에서는 은행지주들에 CET1비율 12% 이상 유지를 권고하고 있다.
특히 KB금융 등 일부 상장 지주들은 CET1비율에 주주환원 규모가 연동돼 RWA 관리에 더욱 힘써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계열 증권사들의 기업금융 확장여력도 크지 않다.
실제 NH투자증권이 올해 IMA 인가 신청에 나서겠다고 밝혔을 당시, 증권가에서도 이와 관련한 우려가 나왔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농협금융지주의 2분기 CET1비율이 타 D-SIB보다 낮은 점을 감안할 때 성장 달성에 불확실성이 상존한다”고 평가했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당국의 규제가 모순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은행지주에는 계열사를 포함해 리스크를 관리하라고 요구하면서, 정작 증권사들에는 모험자본에 자금을 조달하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당국은 지난 4월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방안’을 발표하며 기존 발행어음에 기업금융과 모험자본 비중을 늘리라고 주문했다. 당시 구체화한 IMA에도 기업금융 의무 운용비율과 모험자본 공급의무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발행어음과 IMA에 기업금융을 늘리라고 주문한 만큼, 지주의 RWA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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