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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개선 없이 신사업 '올인', 하필 레드오션?
최태호 기자
2025.08.29 10:52:30
② 중국이 장악한 LFP사업에 진출, 경쟁력 의구심
(출처=엘앤에프 IR자료)

[딜사이트경제TV 최태호 기자] 엘앤에프가 주주들에게 손을 벌려 신사업 추진에 나선다. 지속된 적자와 부채비율 상승으로 적신호가 켜졌지만, 이렇다할 재무구조 개선 없이 또다시 신사업 추진에 나서면서 주주들의 우려도 커지는 모습이다. 이미 보유하고 있던 채권을 급히 처분하는 채권자들도 나왔다.


특히 엘앤에프가 사업확장에 나선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양극재 분야는 이미 중국 기업들이 선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엘앤에프는 경쟁사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있다고 밝혔지만 이는 미국의 대중 관세정책 등에 기인한 것으로, 불확실성이 크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엘앤에프는 올해 상반기 2189억원의 매출총이익 적자를 냈다. 통상 고정비적인 성격을 띠는 판관비를 반영하기 전부터 손실이 난 것으로, 생산비용(매출원가)이 매출액보다 높아 제품을 팔수록 손해였다는 의미다. 엘앤에프는 지난 2023년부터 매출총이익 적자를 내고 있다.


같은 기간 재무건전성 지표도 악화됐다. 엘앤에프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22년 135.3%에서 지난해 287.07%까지 급등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461.5%를 기록하며 악화속도가 빨라졌다.

지난해에는 재고자산을 떨이로 처분하며 추가로 현금을 확보하는 악수도 뒀다. 엘앤에프의 현금흐름을 보면 지난해 5888억원의 재고자산 감소가 있었다. 같은기간 매출총이익이 적자를 기록하고, 재고자산폐기손실이 없던 걸 감안하면 매입원가보다 싼 가격으로 재고를 처리했다는 의미다.


엘앤에프의 기말 현금 추이. (출처=엘앤에프 IR자료)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가운데, 엘앤에프가 주주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신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나서면서 주주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엘앤에프는 이달 들어 주주대상 공모방식으로 3000억원 규모의 BW(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을 추진중이다. 다만 채무상환자금으로 사용되는 자금은 0원이다. BW 발행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전혀 없다는 의미다.


주된 자금 사용처는 신사업인 LFP 양극재 생산능력 확보(2000억원)다. 본업에서도 성과를 못내고 있는데, 신규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


특히 LFP 양극재는 중국 기업들이 이미 시장을 100% 점유하고 있다. 엘앤에프 입장에선 경쟁자를 제치고 시장을 새롭게 개척해야 한다. 엘앤에프도 이번 BW 투자설명서에서 “이미 LFP 계열에서는 중국기업이 원가 및 양산 측면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고 인정했다. 또 “국내기업들이 기술격차를 갖고 시장을 주도하던 NCM 계열도 중국정부의 전폭적 지원에 기술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엘앤에프는 투자설명서에서 미국의 대중국 관세 정책 등 비중국 공급망 확대 추세를 기회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58.3%(유예기간 관세율 반영)에 달하는 미국의 대중국 관세로 중국업체의 LFP 양극재와 비교해 가격경쟁력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관세 우위를 제외하면, 엘앤에프의 가격경쟁력은 중국기업에 밀리는 것으로 확인된다. 중국에서 생산중인 LFP 양극재에 비해 에너지 밀도는 높지만, 엘앤에프가 겨냥하고 있는 ESS(에너지저장장치)용 양극재에선 이같은 강점이 큰 우위를 갖긴 어렵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으면 부피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ESS에서는 부피 감소가 크게 요구되지 않기 때문이다.


채권자들의 움직임에서도 보유 채권을 급하게 회수하는 등 부정적 기류가 관측된다. 앞서 엘앤에프는 지난해 12월 자기주식으로 발행한 외화 교환사채(EB) 5억달러 중 1억2000만달러를 만기전 취득 후 소각했다. 당시 EB 취득금액은 실제 권면금액의 67% 수준에 불과했다. EB를 만기인 2030년까지 보유하면 사채의 권면금액에 이자가 붙는데다가, 오는 2028년 4월부터는 풋옵션 행사도 가능한 걸 감안하면 채권자들이 헐값에 서둘러 채권을 매각한 셈이다.


올해 5월 6회차 CB에서는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가 있었다. 해당 CB의 표면이자율이 0%, 만기이자율도 2%에 불과하다. 주된 투자 포인트가 이자수익보단 보통주 전환을 통한 차익 실현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채권자가 풋옵션 행사에 나선 만큼 주가 반등 기대감도 내려놨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해당 CB의 전환가액은 10만3974원이었다.


엘앤에프는 신사업 추진을 통한 실적성장에는 문제가 없고, 기존 사업의 적자도 올해 3분기부터 해소될 거라는 전망을 내놨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딜사이트경제TV에 “LFP 양극재에 대한 수요가 강해, 내년 3분기부터 본격 공장을 가동해 2027년부터 가동률이 올라오면 영업흑자를 내는 데에 문제가 없다”며 “기존사업은 리튬 등 원재료의 가격이 급락하면서 매출총이익이 적자가 났지만 올해 3분기부터는 영업이익에서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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