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8월 9일 6시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박세현 기자] 삼성자산운용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 내 1위 사업자임에도 타사의 인기 상품을 뒤늦게 모방하는 방식으로 라인업을 확장해 업계의 눈총을 사고 있다.
일각에선 삼성자산운용의 잦은 ETF 헤드(책임자) 교체와 상품 철학 부재를 원인으로 지적한다.
9일 운용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지난달 15일 ‘KODEX K방산TOP10 ETF’를 상장했다.
방산 ETF 상품은 이미 여러 운용사들이 출시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가장 먼저 ETF를 선보인 곳은 한화자산운용으로, 2023년 1월 ‘PLUS K방산 ETF’를 출시했다. 이어 같은 해 7월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TIGER K방산&우주 ETF’를 내놓았고, 2024년 10월에는 신한자산운용이 ‘SOL K방산 ETF’를 출시했다.
삼성운용은 한화운용이 처음 상품을 내놓고 2년반 가량이 지난 올해 7월에야 유사한 상품을 출시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삼성운용이 최근 몇 년간 ETF 상품 출시에서 전략적 일관성을 잃고, 경쟁사의 흥행 상품을 뒤늦게 따라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2022년 이후 대표이사의 교체가 반복되면서 상품에 대한 철학 부재가 심화됐고, 상품 기획의 방향성 역시 ‘베끼기 전략’으로 기울고 있다는 평가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딜사이트경제TV에 "ETF 상품 구성의 방향은 운용사의 헤드가 주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삼성운용은 2021년까지 배재규 당시 부사장이 사실상 ETF 전략을 총괄하며 섹터형, 스마트 베타 등 기관 중심의 전략 상품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구축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배 부사장이 2022년 한국투자신탁운용으로 자리를 옮긴 뒤, 삼성자산운용의 ETF 헤드는 김두남, 김영준, 하지원, 박명제 등으로 잦은 교체가 이뤄졌다"며 "이 과정에서 상품 철학의 일관성이 무너졌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삼성운용이 경쟁사의 ‘잘 나가는 상품’을 모방해 상품을 출시하는 모습이 수차례 목격됐다.
작년 말 출시한 위클리 커버드콜 ETF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3월, KB자산운용이 국내 최초로 주간 콜옵션 매도를 활용한 ‘RISE 200위클리커버드콜 ETF’를 출시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 상품은 매주 배당과 비과세 혜택을 앞세워 투자자에게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제공했고, 상장 1년 반 만에 순자산 4000억원을 돌파했다. 이후 같은해 8월 한화운용은 PLUS 고배당주위클리커버드콜 ETF를 내놨다.
삼성운용은 같은 전략을 채택한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 ETF’를 작년 12월에 출시했다.
미국 지수 ETF도 유사한 사례로 지목된다. 업계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020년 8월 ‘TIGER 미국S&P500 ETF’를 출시했는데, 이후 삼성운용은 다음해인 2021년 4월 ‘KODEX 미국S&P500 ETF’를 상장했다.
‘미국나스닥100 ETF’도 마찬가지다. 미래에셋은 2010년 4월에 ‘TIGER 미국나스닥100 ETF’를 출시했지만, 삼성운용은 11년 뒤인 2021년 4월 ‘KODEX 미국나스닥100 ETF’를 선보였다.
검증된 전략을 따르는 '안전한 길'을 선택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시장 흐름에 비해 대응이 지나치게 늦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선 ETF 시장은 상품 철학의 일관성과 차별화된 전략이 운용사의 신뢰도를 좌우하는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삼성운용의 상품 전략은 최근 몇 년 사이 독자적 방향성보다는 검증된 모델을 빠르게 따라가는 구조로 자리잡고 있다”며 “헤드의 철학 부재가 지속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신뢰도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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