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8월 11일 11시 5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신현수 기자] 웅진식품의 재고 증가 속도가 최근 3년간 매출 성장세를 웃돌고 있다. 제품 판매 속도에 비해 원재료 재고를 과도하게 확보한 영향이다. 회사 측은 원재료의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선제적으로 확보했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선 내수 경기 위축에 따른 직격탄을 맞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에 재고 부담이 향후 운전자본 부담과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일각의 시각이다.
웅진식품의 재고자산은 최근 3년(2022~2024년)새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매출은 ▲2022년 2958억원 ▲2023년 3280억원 ▲2024년 3361억원으로 연평균 6.6%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재고자산은 377억원→387억원→439억원으로 연평균 7.9% 증가하며 매출 증가 속도를 웃돌았다.
재고자산 가운데에서도 특히 원재료 재고가 빠르게 불어났다. 2022년 111억원이던 원재료 재고는 2023년 145억원, 2024년 208억원으로 2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제품 재고는 2022년 197억원→2023년 211억원→2024년 199억원으로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원재료 선확보가 판매로의 전환 속도를 앞지른 셈이다.
이에 웅진식품의 재고자산회전일수는 ▲2022년 59.8일 ▲2023년 58.9일 ▲2024년 61.9일로 재고가 판매로 전환되는 속도가 더뎌지는 흐름을 보였다. 재고가 쌓인 탓에 현금이 재고에 묶이는 기간이 길어졌으며, 이는 운전자본 부담을 가중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때문에 웅진식품의 운전자본은 같은 기간 373억원→219억원→449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웅진식품 관계자는 "최근 국제적인 원재료 값 변동이 커서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원재료 구매를 늘렸던 것이 일부 반영된 값"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원재료에 해당하는 설탕 가격은 2022년 877원에서 2023년 1046원으로 상승한 데 이어 2024년에는 1169원으로 더 늘었다. 올해 1분기 1135원으로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원재료의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이 회사의 특성상 국제 원당, 곡물 가격, 환율 변동 등에 민감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웅진식품의 재고 부담이 단순히 원재료 선확보 차원을 넘어선 문제로 보고 있다. 쌓아둔 원재료 재고가 내수 경기 위축으로 인한 판매 부진과 맞물리면서 장기간 창고에 남아 악성재고로 변질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식음료 원재료는 유효기간과 시장 트렌드에 민감한 특성상, 재고 적체 기간이 길어질수록 진부화나 품질 저하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를 반영하듯 웅진식품은 매년 상당한 규모의 재고폐기손실과 재고자산평가손실을 인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2022년 12억6200만원 ▲2023년 14억1300만원 ▲2024년 10억3000만원의 재고폐기손실을 인식했다. 재고자산평가손실(환입) 또한 같은 기간 6억2400만원, 2억2600만원, 3억6500만원씩 매출원가에 반영됐다.
나아가 지난해 웅진식품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33억원으로, 2022~2023년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현금흐름표상 재고자산의 증가(59억원)와 매입채무의 감소(180억원)가 주요 요인이었다. 이 같은 운전자본 부담으로 현금 유출이 커지면서, 지난해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72억 원에 그쳤다. 이는 2022년 말 대비 66.3% 감소한 수준으로 단기 유동성 관리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회사측은 신제품 출시 등 다양한 방안을 고심 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폭염과 가뭄, 국지적인 폭우 등 이상기후로 원부자재 가격이 폭등하고, 끝나지 않는 전쟁이 초래한 고환율·고유가로 인해 소비침체와 원가부담의 이중고를 겪었다"면서도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서울 금천구 소재의 중앙연구소를 통해 R&D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차별화된 제품 개발에 힘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헬시플레저 트렌드에 맞춰 단백질 제품 '솔브앤고 프로타민'을 출시, 현재 시장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시장 상황을 체크하며 관련한 라인업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편 웅진식품은 자연은, 초록매실, 하늘보리, 아침햇살 등 음료 브랜드를 주력으로 하는 국내 식음료 제조·판매 회사다. 1976년 동일삼업주식회사로 설립돼 1987년 웅진그룹 계열사로 성장했으나, 2013년 당시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 과정에서 한앤컴퍼니에 인수됐다. 이후 2018년 대만 투자사인 카이유인베스트먼트에 또 다시 인수됐다. 지난해말 기준 카이유인베스트먼트와 특수관계자들이 들고 있는 웅진식품의 지분은 총 80.4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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