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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부실기업 퇴출’ 속도전…주주보호는?
성우창 기자
2025.08.04 14:00:24
소액주주 보호 필요, 이전상장 등 개선책 고려해야
이 기사는 2025년 8월 4일 06시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 (사진=딜사이트경제TV)

[딜사이트경제TV 성우창 기자] 한국거래소가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하며 부실기업 청산에 속도 내고 있다. 하지만 투자 피해를 본 소액주주에 대한 보호책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의 강력한 시장 정화 방침은 환영하지만, 오랜 기간 투자금이 묶인 소액주주들에 대한 실질적인 구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내 상장폐지(자발적 상폐 제외)가 최종 결정된 곳은 코스피·코스닥을 합쳐 이화전기·이아이디·이트론·쌍방울·광림·조광ILI 등이다. 


거래소 내에서 상장적격성 심사에서 폐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최종 심의 의사록’ 작성 건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13건) 대비 3배가량 증가한 35건을 기록했다.

금융당국도 부실 상장사 퇴출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당국은 지난 1월 ‘상장폐지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 오는 2028년부터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기업 중 시가총액이 각각 500억원과 300억원 미만인 기업을 시장에서 강제 퇴출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퇴출 기준(코스피 50억원, 코스닥 40억원)과 비교해 기준이 크게 강화됐다.


시장에선 부실기업 퇴출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한편에선 '상폐 사각지대'에 놓인 소액주주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거래소가 올 상반기 상장폐지를 결정한 기업 가운데 이화전기·이아이디·이트론 등 옛 이화그룹 계열사는 전·현직 임원들의 횡령과 배임 혐의로 지난해 5월부터 거래가 정지된 상태였다.


당시 김영준 전 이화그룹 회장 등이 저지른 횡령 규모만도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3사의 소액주주는 작년 말 기준 약 38만명, 보유한 주식 비율은 99.9%에 이른다. 거래정지 직전 시가총액 기준으로 약 8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3년 가까이 묶여 있는 셈이다.


거래소의 관리와 감독을 신뢰하고 해당 기업에 투자한 소액주주들이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화그룹 계열사뿐 아니라 쌍방울, 광림, 조광ILI 등 다른 상폐 기업들의 소액주주들도 거래재개를 목표로 오랜 기간 소액주주 연대를 결성해 노력해왔다.


소액주주연대 플랫폼 액트의 이상목 대표는 "낡은 배를 폐기하는 건 맞지만, 그 배에 탄 사람들을 먼저 구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소액주주 보호가 선행돼야 시장 자체도 존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재기가 가능한 기업들에 대해서는 하위 시장으로 이전 상장해 기회를 부여하는 등 '옵션'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코스닥 상장사 신라젠이 좋은 사례로 꼽힌다. 신라젠은 2016년 12월 상장 이후 주가가 급등하면서 2017년 11월 한때 13만원을 돌파했다. 상장 1년 만에 공모가 대비 10배가량 오른 것이다. 신라젠은 2018년 코스닥 시총 2위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그러나 신라젠이 주력으로 내세웠던 항암바이러스 치료제 '펙사벡' 임상시험이 중단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신라젠 전 경영진은 이러한 사실을 미리 알고 공시 전 주식을 매각했고, 결국 신라젠은 2020년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당시 주가는 이미 1만원대로 떨어진 상태였다.


이후 최대주주 변경 등 개선기간 내 많은 변화가 이뤄졌고, 결국 2022년 거래정지 2년 만에 상장유지가 결정돼 소액주주들은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도 상장폐지 결정 후 기업 개선이 이뤄진 성공 사례로 신라젠을 자주 언급하고 있다.


이 대표는 "특히 무자본 M&A 등 외부 요인으로 기업이 부실화됐을 경우에는 신속한 상폐보다는 주주들에게 정상화 기회를 우선 제공해야 한다"며 "소액주주가 피해자라면 이들을 우선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실질 심사가 길어지면서 주주들의 자금이 장기간 묶이는 문제점은 계속 지적됐다"며 "올해 거래소의 퇴출 기조 강화는 이러한 비판을 반영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하지만 신라젠 사례처럼 회생 가능성이 있는 기업도 있다"며 "이런 기업에 대해서는 코넥스 등 하위 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허용한 뒤, 향후 상황이 개선되면 코스피나 코스닥으로 재편입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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