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7월 30일 06시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익을 위해 아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겠다는 회장과 영향력 키워 이익 보겠다는 소액주주들의 싸움”
[딜사이트경제TV 김지헌 기자] 주식플랫폼을 둘러보다 한 투자자의 다소 냉소적인 시선이 눈에 띈다. 말하자면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간 갈등의 한 단면이다.
주주행동주의 운동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액트, 헤이홀더 등 소액주주 플랫폼의 부상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들은 플랫폼에서 지분을 모아 기업 의사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 2000년대까지만 해도 행동주의는 외국계 펀드에나 적용할 수 있는 단어였다. 2003년 소버린은 SK 지분을 매입해 최대주주로 등극,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다. 2006년 칼아이칸은 KT&G 지분을 확보해 행동주의 운동을 벌였다. 칼아이칸은 1년여 만에 50%에 달하는 수익을 얻고 떠났다.
'매운맛’을 지켜본 기업들은 이후 경영권 방어를 위해 적극적으로 지주사 체제를 도입했다. 실제로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대기업들이 2000년대 중후반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20여 년이 흐른 지금은 어떤가. 최근 파마리서치 사례만 봐도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은 새로운 과제와 마주하고 있다. 어쩌면 당연하게도 주주들은 명확한 설명 없이 예정된 손해를 감수할 생각이 없다. 주주들은 지배주주와 이해상충 여지가 있을 때 매우 합당하고 충분한 사업상 이유를 요구한다.
한마디로 시대가 변했다. 주식투자자수는 1400만명을 넘었고, 부동산 불패 신화에 의존해 온 시대와는 달리 젊은 세대는 주식시장에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시장에 대한 이해도 빠르다. “외국투기자본의 적대적 M&A가 우려된다”는 애국주의적 한마디에 설득되지 않는다.
이 와중에 아이러니하게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대법원의 무죄판결이 확정됐다. 10년 만이다. 뒤이어 우리나라 정부가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과의 국제투자분쟁(ISDS) 항소심에서 승소해 1300억원 배상이 취소될 수 있다는 소식도 나왔다.
만약 이 사건이 오늘날 벌어졌다면 소액주주 플랫폼에 모인 주주들의 파괴력이 더 컸을 것이다. 당시에도 삼성물산 가치가 저평가되었다고 느낀 주주들이 엘리엇과 손을 잡았지만 그렇게 모인 소액주주 지분율은 0.43%에 불과했다.
판결의 결과는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을까. 재계는 공격형 헤지펀드에 대한 20년 전 추억을 떠올리며 어쩌면 안도했을지 모른다. 동시에 앞으로 지배구조 문제에서 더 이상 일방적인 밀어붙이기는 불가능한 시대임을 실감하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보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10년에 걸친 판결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이슈로 비친다.
앞으로 자본시장과 기업, 투자자 모두가 어떻게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고 협력할지 지켜볼 문제다. 평가는 각자의 몫이 될 테지만 한 냉소적인 투자자의 시선을 넘어 ‘자본시장 선진화’로 가는 길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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