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신현수 기자] 이디야커피(이하 이디야)가 동남아시아에서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까. 국내의 경우 커피 프랜차이즈 기업 간 경쟁이 심화된 데다 이디야커피의 입지가 과거와 달리 애매모호해진 만큼 해외로 눈길을 돌린 건 나쁘지 않을 선택이란 게 시장의 중론이다. 다만 마스터프랜차이즈(MF) 방식으로 동남아시아에 진출한 만큼 브랜드 정체성을 확고히 다져야 뼈아팠던 중국 철수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디야는 원두와 메뉴 등 핵심 품질은 직접 통제하고, 운영만 현지 파트너사에 맡기는 만큼 우려하는 상황이 연출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이에 동남아시아가 문창기 이디야 회장의 숙원인 세계화 첫 단추를 꿸 거점이 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디야는 2005년,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중 처음으로 중국에 진출했다. 당시 이 회사 문창기 회장은 향후 5년 내 500개 점포 확대와 함께 베트남까지 진출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현지화 부족, 브랜드 인지도 약세, 독자 운영 방식에 따른 적자 누적으로 2008년 중국에서 철수했다. 이후 2012년 또다시 중국과 동남아 진출을 계획했으나 실행에 옮기지 못했고, 2016년과 2018년 각각 태국, 중국 진출 계획을 밝히기도 했지만 끝맺음 하지 못한 채 흐지부지 됐다.
이디야의 계속된 해외 진출 시도는 문 회장의 확고한 의지와 무관치 않다. 2004년 이디야를 인수한 그는 공식석상에서 여러 차례 '이디야의 꿈은 글로벌 기업'이라고 강조한 바 있어서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메가커피와 컴포즈커피 등 저렴한 대용량 커피를 앞세운 프랜차이즈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경쟁이 심화됐고, 이 과정에서 이디야의 '가성비' 전략과 입지가 애매모호해지면서 문 회장의 해외 진출 계획에도 차질이 불거졌다.
2018년 이후 두문불출 했던 이디야는 2023년 미국령 괌에 매장을 열며 해외 진출에 다시 시동을 걸었고, 지난해 말레이시아 현지 업체와 MF 계약을 체결하면서 본격 확장을 준비 중이다. 이디야가 해외 문을 다시 두드리게 된 이유는 국내에서는 경쟁력 제고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3년 간 매출만 봐도 ▲2022년 2778억원 ▲2023년 2756억원 ▲2024년 2420억원 순으로 감소 추세다. 아울러 2022년 3019개에 달했던 매장수가 2023년에는 2821개로 198개나 줄었다. 과거 잘 나갔던 때와 달리 현재 이디야의 해외 진출은 기업영속성을 확보하기 조치인 셈이다.
한편 이디야는 말레이시아에 이어 현재 라오스, 캄보디야, 미얀마에 순차적으로 출점을 계획 중이다. 올해 1월 라오스 현지 기업 그랜드뷰프라퍼티와 MF 계약을 체결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 회사가 동남아시아를 점찍은 이유는 성장성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말레이시아 커피 시장 규모는 5억1600만달러(한화 7097억원) 규모며, 2028년까지 약 6억3400만달러(8737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울러 라오스 역시 커피 소비 시장 규모가 연 6~7% 수준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디야가 과거와 같이 직영이 아닌 MF 방식을 택한 것은 자금은 물론, 현지화에 유리하다고 판단해서다. 다만 MF 방식은 파트너사의 운영 역량에 따라 브랜드 관리나 품질 유지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에 이디야는 원두와 음료 레시피 등 핵심 품질 요소는 직접 통제할 방침이다.
우선 원두는 경기 평택 소재 드림팩토리에서 직접 로스팅 해 동남아시아 현지에 보낸다. 아울러 음료 레시피 역시 이디야커피랩에서 개발해 매뉴얼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이디야커피랩은 현재 동남아시아 국가별 식문화와 기호를 반영한 현지 특화 음료를 개발 중이다. 이외 베이커리의 경우 재료는 현지에서 조달하되 이디야 개발팀이 조리법과 운영 방식까지 설계해 전달할 예정이다.
이디야 관계자는 "자사는 커피가 가장 중요하고, 원두가 정체성이다 보니 해외에 이를 직접 보내고 있다"며 "토피넛 파우더 등 메뉴 제작에 있어 중요한 재료들 또한 동일한 방식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특화 메뉴의 경우 현지에서 어떤 게 인기가 있는지 파트너사들과 소통을 하면서 레시피를 개발하고, 이를 알려주는 방식으로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 동남아 진출이 초기 단계이지만 올 하반기 라오스 매장 1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고,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도전정신을 담아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MF 방식은 초기 비용 부담을 줄이고 빠른 시장 안착을 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브랜드 관리가 허술하면 소비자 신뢰를 잃기 쉬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디야의 현 계획대로라면 추후 원두 등 원재료 수급을 놓고 현지 파트너사와 마찰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이디야가 계획대로 핵심 요소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해야 브랜드 정체성을 지킬 수 있고, 동남아시아 현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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