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7월 8일 16시 0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최지웅 기자] 삼성전자가 1년 넘게 엔비디아의 HBM3E 12단 제품 인증을 획득하지 못하면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HBM 시장의 무게 중심이 차세대 제품인 HBM4로 이동하는 조짐이 뚜렷한 가운데 HBM3E에 집착하는 전략이 현실적인 선택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더 늦기 전에 HBM4 개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일발역전을 노리자는 주장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HBM3E 인증과 HBM4 개발을 동시에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을 고수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자원 분산으로 인해 이도 저도 아닌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적잖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엔비디아의 HBM3E 12단 품질 인증(퀄리피케이션 테스트)을 추진해왔으나 최종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인증이 장기화되고 있는 이유로는 삼성전자가 새롭게 도입한 '범프리스 인터페이스' 방식이 꼽힌다. 해당 방식은 열 전도성과 집적도를 높이는 진보적인 기술이지만, 기존 방식과 구조적으로 달라 호환성 및 안정성 검증에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공급망 합류에 애를 먹는 사이, 경쟁사들은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9월부터 HBM3E 12단을 엔비디아에 공급하며 시장 우위를 굳혔고, 마이크론 역시 올해 1분기 엔비디아 품질테스트를 통과하며 두 번째 공급업체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HBM 시장점유율을 보면 SK하이닉스가 약 50%로 삼성전자(30%)와 마이크론(20%)을 앞서고 있다.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공급 지연이 지속될 경우 SK하이닉스와의 점유율 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문제는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공급망 합류 시점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UBS 등 글로벌 투자은행은 삼성전자의 HBM3E 12단 제품 인증이 올해 4분기까지 미뤄질 것으로 전망 중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AMD와 브로드컴에 HBM3E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지만, 엔비디아가 AI 가속기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삼성전자가 HBM3E에 집착하기보다 HBM4 등 차세대 제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미 경쟁사들이 엔비디아 공급망을 선점한 상황에서 HBM3E만으로 급격한 반전을 이루기 쉽지 않아서다. 특히 HBM 시장의 무게 중심이 HBM4로 이동하는 조짐을 보이면서 이 같은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HBM 시장의 큰손인 엔비디아는 내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에 HBM4를 탑재할 계획이다. 이에 발 맞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HBM4 샘플을 공급하며 올 하반기 양산을 준비 중이다. 이러한 흐름은 HBM4가 AI·데이터센터 시장의 새로운 표준이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삼성전자 역시 올해 하반기 HBM4 양산을 목표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삼성은 HBM4 개발과 더불어 HBM3E 인증까지 동시에 챙겨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한정된 연구개발 자원이 분산되면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엔비디아의 공급 전략상 1, 2차 벤더에 물량이 집중되는 특성을 가진다"며 "이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HBM3E 공급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추가 물량 확보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내년부터 HBM4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HBM3E를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며 "시장의 흐름과 고객사 수요에 따라 HBM3E도 일정 부분 공급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HBM3E를 포기하고 HBM4만 집중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시장 패러다임이 HBM4로 넘어간다고 해도 HBM3E가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기 때문에 상징적 의미와 외부 우려 불식, 그리고 남아 있는 시장 수요를 고려했을 때 HBM3E는 반드시 거쳐야 할 제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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