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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미디어에 드리운 '홍평화' 그림자, 또 상폐엔딩
성우창 기자
2025.07.08 08:00:25
② 해외법인 활용해 경영권 장악, 자산유출·일감몰아주기 등 의혹
이 기사는 2025년 7월 6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기도 안양시 에이스평촌타워. 금융감독원 공시 사업보고서 기준 가장 마지막으로 기재된 이즈미디어의 본점 소재지다. (출처=네이버 지도)

[딜사이트경제TV 성우창 기자] 2002년 설립된 KPM테크는 스마트폰 카메라, 자율주행 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카메라 모듈 검사장비 제조업체다. 2017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으나, 2019~2020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실적으로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2021년 창업주 홍성철 대표가 지분 전량을 매각하며 일선에서 물러난 후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TPA리테일과 밸뷰1호투자조합이 새 최대주주로 등장하면서 회사명도 이즈미디어로 변경됐다. 이때 대표이사로 선임된 인물은 김인석 TPA그룹 회장과 인수합병(M&A) 브로커로 알려진 김기태 전 쌍방울 부회장이다.


이들의 인수자금은 명주성이라는 인물 측 자금이었고, 실질적으로 자금을 댄 케이엔제이인베스트대부의 입김에 따라 경영권은 곧 명주성 씨에게 넘어갔다.


이후 이즈미디어는 2022년 3월 감사의견 거절로 거래가 정지됐고, 추가 차입과 담보권 실행을 거쳐 최대주주가 케이엔제이인베스트대부로 변경됐다. 경영권 분쟁이 촉발되면서 김인석씨는 미국계 법인 어바인에셋과 손잡고 다시 경영권 확보에 나섰고, 곧 어바인에셋 측 인사가 경영지배인으로 교체됐다. 

이 어바인에셋의 설립자가 앞서 헬리아텍 사건에서 등장한 홍평화씨다. 해외로 도주했던 홍씨는 어바인에셋 유한회사(LLC)와 산하 사업회사(INC) 구조로 미국 법인을 만들어 다시금 국내 M&A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어바인에셋 산하 어바인아시아는 이즈미디어가 보유한 전환사채(CB) 165억원을 114억원에 매입하는 조건으로 협상해 이즈미디어 최대주주가 된다. 헬리아텍 때와 마찬가지로 실적이 악화된 법인을 홍씨 측이 인수해 장악하는 모양새다.


지배구조가 안정되자 본격적인 자산 유출이 시작됐다. 2023년 2월경 이즈미디어는 미국 자회사 이즈미디어 USA에 16억원을 출자했고, 이 중 5억원을 자본금으로 하는 손자회사 이즈씨씨엠을 한국에 설립한다. 남은 11억원 역시 홍씨 측이 설립한 것으로 추정되는 펀드에 출자됐다.


이 시기 이즈미디어 및 손자회사 이즈씨씨엠에는 이미 어바인에셋 측 인사들이 다수 진입해 있었다. 이즈미디어 사내이사면서 2024년 8월까지 코어옵틱스(구 이즈씨씨엠) 대표이사를 맡았던 김선기씨가 대표적이다. 그는 향후 미국 더코어텍그룹 대표로써 자이글·자이셀, KIB플러그에너지 관련 사건에서도 관계자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이즈미디어의 납품 건을 상당수 재용역해 이즈씨씨엠에 일감을 몰아주는 모습도 나타났다. 이렇게 성장하게 된 이즈씨씨엠은 2023년 8월경, 홍씨 측이 설립한 미국법인 코어SS LLC에 매각돼 ‘코어옵틱스’로 사명이 변경된다.


이 기간 동안에도 이즈미디어는 과거부터 이어진 실적 부진, 재무 악화, 감사의견 거절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거래소의 상장폐지 결정에도 이의신청과 효력정지 가처분을 거듭하며 시간을 끌었으며, 2023년 11월에는 담보로 잡혀 있던 안양시 소재 토지 및 건물이 공매로 넘어가게 된다.


결국 2024년 7월 이즈미디어는 상장폐지를 맞았다. 이때 이즈미디어의 최대투자자였던 케이엔제이인베스트대부 측이 이즈미디어 지분을 대거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올라 경영권을 되찾으려 한다. 홍씨 측은 이에 맞서 이즈미디어의 자기자본으로 자사주를 취득해 우호 세력인 포레버PE에 매각했다. 김선기씨도 이 회사의 사내이사로 재직 중이었다.


같은 해 10월 코어옵틱스는 채권자 지위로 이즈미디어를 상대로 회생절차를 신청했고, 11월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이즈미디어는 회생에 들어가게 된다. 회생 신청 당시 코어옵틱스는 이즈미디어와 ‘조건부 인수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해당 계약에 따르면 회생절차에서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M&A를 추진하되, 예비 인수자가 없을 경우 코어옵틱스가 본계약을 체결하게 돼 있었다.


계획대로 인수가 이뤄질 경우 과거 이즈미디어의 손자회사였던 코어옵틱스가 모회사에 회생을 신청하고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기묘한 역전 구조가 되는 셈이다.


하지만 이 시나리오는 법원의 회생 개시 결정 과정에서 일부 제동이 걸린 것으로 보인다. 이즈미디어 M&A를 주관하고 있는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는 "법원 측이 코어옵틱스와 현·전 경영진 간의 연계성을 우려해 현재는 조건부 인수인으로 지정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코어옵틱스를 직접 배제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공개입찰에는 참여할 수 있다"고 했다.


이즈미디어는 지난 6월 23일까지 인수 희망자를 대상으로 인수의향서(LOI)를 접수받았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 외부 자본 유치를 통한 방식이 활용될 예정이다. 법원 공시에 따르면 현재 이즈미디어의 최대주주는 임기홍씨(27.28%)와 포에버PE(24.21%)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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