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박세현 기자]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의 임기 종료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취임 당시 공약으로 제시했던 핵심 과제들의 이행 현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표 공약인 퇴직연금 전용 상품 ‘디딤펀드’는 출시된 지 1년이 지나고 있으나, 디폴트옵션 편입 등 제도 정착은 아직 초기 단계란 평가다. 또 다른 과제였던 공모펀드 상장 역시 계획이 거듭 연기되면서 사실상 추진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남은 임기 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유석 회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종료된다. 서유석 회장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 당시 퇴직연금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디딤펀드’ 출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서유석의 야심작’으로 불린 디딤펀드는 지난해 25개 자산운용사가 공동 브랜드로 출시한 장기 연금투자용 자산배분펀드다. 밸런스드 펀드(BF) 유형으로, 각 운용사는 자산배분 역량이 집중된 단 하나의 대표 펀드만을 출시해 운용 중이다.

서 회장은 디딤펀드의 활성화를 응원하는 차원에서 모든 디딤펀드에 동일한 금액으로 직접 가입하기도 했다. 서 회장은 당시 “디딤펀드 출시를 통해 업계의 자산배분 역량이 한 단계 도약하길 바란다”며 “디딤펀드의 안정적 성과가 국민 노후자산 증식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금융투자협회 차원에서도 디딤펀드가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에 포함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 디딤펀드를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에 편입한 증권사는 iM증권이 유일하다. iM증권은 지난달부터 삼성자산운용의 ‘삼성디딤밀당다람쥐글로벌EMP증권자투자신탁’을 디폴트옵션 대상 상품에 포함시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딜사이트경제TV에 “디딤펀드가 출시된 지 1년이 채 안 된 시점이라 평가하기엔 시기상조”라며 "아직은 대중적 인지도나 활용도가 낮은 상태”라고 평가했다.

이어 “디폴트옵션에 포함되지 않다 보니 이 상품이 퇴직연금용 펀드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투자자도 많다”며 “디폴트옵션에 편입되면 중위험 상품을 찾는 투자자들에게 어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서 회장이 핵심 과제로 추진해온 공모펀드 상장도 이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초 금융투자협회는 2024년을 공모펀드 상장 시점으로 설정했지만, 이후 2025년 상반기로 한 차례 연기됐고 최근 다시 하반기로 미뤄진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추진 동력이 꺾였다는 의견이 나온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공모펀드 직상장은 이미 물 건너 갔다고 본다”며 “서 회장이 연임하지 않는다면 임기 내 상장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는 공모펀드 상장 일정 연기가 전산 시스템 개발 지연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업무 추진을 위한 준비는 모두 마쳤지만, 증권사 등 거래 시스템 개발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전체 일정이 다소 지연되고 있다”며 “전산 개발에 일정 기간이 필요한 만큼, 실제 시행 시점은 10월 말쯤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