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6월 26일 16시 4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성우창 기자] 코스닥 상장사 유니슨이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고자 대규모 유상증자 및 자회사 매각을 단행한다. 하지만 이미 수년간 반복된 자금조달에도 영업실적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이번 증자 역시 ‘미봉책’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한 최대주주가 증자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경영권 불안도 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실적부진에 따른 부담을 소액주주들에게만 떠넘긴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니슨은 약 642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현 발행주식총수의 29.89%에 달하는 510만주가 신주발행되며, 예정 발행가액은 1260원이다. 조달된 자금은 전액 연구개발비, 원부자재 매입대금, 용역대금 등 운영자금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이처럼 거액의 자금조달을 해야 할 정도로 유니슨은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당장 운전자금으로 써야 할 현금성 자산은 지난 1분기 기준 6억60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유니슨 측이 향후 1년 간 필요한 운영자금으로만 642억원을 설정한 것을 감안하면 향후 추가적인 자금조달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이번 유상증자 부담이 100% 소액주주에게만 전가된다는 점도 문제다. 이번 유상증자에서 최대주주인 아네모이 측은 구주주 배정분에 대해 전혀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증자 후 주가희석 부담도 더욱 커졌다.
주주배정 후 발생할 수 있는 실권주는 대표주관사인 SK증권과 인수단이 인수하게 된다.
이에 유니슨은 주주들의 유증 참여를 독려하려 주주서한을 게재했다. 서한에서는 “최근 국내 풍력산업, 그중에서도 해상풍력산업 부문이 마주한 시장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실행하게 됐다”며 “정책적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해상풍력터빈 국산기술 확보뿐만 아니라 재무적 역량의 확충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유니슨에 대한 최대주주 아네모이의 지배력은 더욱 약화될 전망이다. 현재 아네모이가 보유한 유니슨 지분은 고작 9.10%. 유상증자가 무사히 마무리될 경우 지분은 7%로 축소된다. 아네모이 외 주요주주가 없는 상황이지만, 유상증자 배정분 미참여까지 고려했을 때 이 이상 아네모이 측에 적극적인 경영의지가 없음을 엿볼 수 있다.
도리어 아네모이는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향후 채권자 위치에서 유니슨 측을 더욱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아네모이는 삼천리자산운용 산하 사모펀드 '비티에스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국내 1호 풍력발전 기업 유니슨은 지난 1984년 설립돼 1993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을 정도로 오랜 연혁을 지녔다. 2012년 일본 도시바에 경영권이 넘어갔지만, 도시바 그룹이 몰락하며 2020년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왔다. 이때 삼천리자산운용은 국민연금 신재생 인프라 출자사업에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상태였고, 당시 조성된 비티에스제1호가 첫 투자한 것이 유니슨이다.
인수 직전인 2020년 상반기 말 기준 유니슨은 매년 적자를 기록하는데다, 부채비율 208.6%에 차입금의존도 41.9%를 기록할 정도로 재정이 열악한 상태였다. 유동비율은 78.57%로 유동성 위험이 엿보였다.
이에 아네모이는 유니슨을 인수한 직후 300억원 규모 14회차 CB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유니슨에 자금을 투입했다. 해당 CB는 5년 만기에 표면이자율 3%, 만기보장수익률 3개월 복리 연 7%로 발행됐다. 만기 시 원금의 126.4778%에 해당하는 379억4334만원을 벌 수 있는 구조다.
하지만 14회차 CB 발행에도 유니슨의 경영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매출 자체는 매년 올라 2020년 말 802억원에서 2022년 2392억원으로 확대됐지만, 그 사이 적자가 이어졌다. 그 다음해 2023년에는 매출 1077억원, 2024년은 257억원으로 급격히 부진한 실적을 올렸다.
결국 올해 8월 14회차 CB 만기를 앞두고, 유니슨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이 376억원 규모 17회차 CB를 발행했다. 같은 조건이라면 상환 기간 연장 효과가 있겠지만, 이번 17회차 CB는 만기보장수익률 3개월 복리 연 12.0%로 더욱 강화됐다.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유니슨이 아네모이에 상환해야 할 돈은 476억3055만원에 달한다.
이미 2020년부터 계속된 실적부진으로 부족해진 자금을 메우기 위해 유니슨은 총액 47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CB 발행, 작년 42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 바 있다.
결국 수 년간 증권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을 남발한 결과 유니슨의 주가는 끝없이 추락했다. 2020년 9월 당시 최대 6600원이었던 종가는 약 5년이 지난 지금 1500원대에 위치했다.
경영개선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유동비율·부채비율 등 악회된 지표도 그대로다. 올해 1분기 기준 유니슨의 부채비율은 284.6%, 차입금 의존도는 55.1%로 2020년 인수 당시보다 더욱 악화됐다. 당장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자산이 319억원인데, 1년 이내 상환기일이 도래하는 유동부채만 1565억원이다. 유동비율이 20%대에 그친다. 자본금과 자기자본은 각각 842억원, 627억원으로 약 21% 부분 자본잠식 중이다.
결국 유동성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유니슨은 17회차 CB 발행에 이어 종속회사 오미산풍력발전주식회사를 110억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이와 동시에 작년 오미산풍력발전에 대여한 91억원의 자금도 이자와 함께 환수될 예정이다.
이로써 당장의 유동성 위기는 대처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오미산풍력발전은 작년 대부분의 종속회사가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홀로 20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알짜'여서 미래의 캐시카우를 상실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불어 이번 642억원 규모 유상증자가 성공하더라도 상당한 부채가 남았고, 당장 경영개선 및 최대주주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상 또다른 자금조달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니슨 관계자는 "오미산풍력발전 매각은 투자금 회수에 따른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며, 추가 자금조달 계획 등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공시 이상의 언급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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