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경제TV 범찬희 기자] 현대글로비스가 항공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에어인천 투자에 투 트랙 전략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에 1대 주주인 앵커 투자자로 나섰고, 앞으로 에어인천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 선매수할 수 있는 권한도 확보했다. 에어인천의 사업성을 먼저 시험해 본 뒤 인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신중론으로 풀이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소시어스 한국투자 제1호 기업재무안정 사모투자 합자회사(소시어스 한국투자1호)에 대한 출자금을 기존 1500억원에서 2006억원으로 증액했다. 소시어스 한국투자1호의 펀딩 규모가 4435억원으로 현대글로비스는 45.2%의 지분을 보유한 최다 출자자다. 이미 출자금 중 500억원은 납입했고, 2차 출자금 1506억원도 추가 납부할 예정이다.
소시어스 한국투자1호는 에어인천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를 위해 설립된 펀드다. 펀드명 맨 앞단에 위치한 소시어스PE가 GP(운용사)를 맡고 현대글로비스를 비롯한 인화정공, 각종 금융사들이 LP(출자자)로 참여한다. 에어인천→ 소시어스에비에이션(SPC)→ 소시어스 한국투자1호→ LP로 이어지는 구조다.
LP인 현대글로비스와 인화정공은 SI(전략적투자자)로서 각각 2006억원과 920억원을 투자한다. 선박엔진 부품사인 인화정공은 2023년 7월 354억원을 출자했고 같은 해 연말 118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지난해 3월에도 450억원이 또 한 번 납입됐다. 이외에도 기관 및 금융권에서 FI(재무적투자자) 자격으로 1500억원이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소시어스 한국투자1호 또는 SPC가 추가 인수금융을 통해 3000억원을 조달한다.
이를 통해 에어인천은 총 7435억원의 재원을 마련하게 된다. 이 가운데 4700억원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 대금으로 쓰이고, 남은 2735억원은 향후 신주 인수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현대글로비스가 우선매수권을 확보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소시어스 한국투자 제1호의 만기가 도래해 새 주인을 찾게 될 경우 지분을 우선 사들일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에어인천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를 통해 흑자 전환을 실현하면 단순 지분 투자가 아닌 경영권 소유로 방향을 틀 여지를 남겨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에어인천은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우선 펀드 출자로 에어인천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 효과를 테스트 해 보려는 것 같다”며 “앞으로 에어인천이 턴어라운드되면 시장에서 먼저 사들일 수 있는 방안까지 마련해 둔 것으로 엿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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