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2025년 6월 21일 12시 5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김국헌 기자] 손해보험업계 '빅3' 지위를 굳건히 지켜왔던 현대해상화재보험이 지속된 실적 부진으로 '빅5'도 위태로운 상황에 놓였다. 순익 기준 지난 2019년 메리츠화재에 3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KB손해보험에도 추월 당해 5위로 내려앉았다.
특히 5대 손보사 가운데 유일하게 지난해 배당을 못하면서, 코리아밸류업지수에서도 빠졌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보험개혁 파고를 넘지 못하면 빅5 지위도 위태롭다는 지적이다.
반토막 난 1분기 순익..KB손보에 밀려 5위로
손해보험협회와 현대해상 경영공시에 따르면, 현대해상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57.4% 감소한 2032억원을 기록했다. 독감으로 장기보험 예실차(예상치와 실제값의 차이)가 악화된 데다 자동차보험 손익도 급감했다.
특히 1분기 현대해상의 순익 규모는 손보업계 내에서 삼성화재(5556억원), 메리츠화재(4625억원), DB손해보험(4470억원), KB손보(3198억원)에 이어 5위에 그쳤다.
현대해상은 지난 2018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외형이나 순익 모두 명실상부한 3위권 손보사였다. 1955년 해상보험 전업회사 동방해상보험으로 출발한 현대해상은 여전히 해상보험 1위이자, 어린이보험에서 강점을 가진 손보사다.
다만 매출 기준으로는 여전히 손보업계 3위를 유지하고 있다. 보험수익 기준 시장점유율은 ▲삼성화재 22.3%, ▲DB손보 19.3%, ▲현대해상 17.9%, ▲KB손보 13.1%, ▲메리츠화재 11.4% 순이다.
현대해상은 수익성 우수 계약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는 등 수익성 관리에 나서고 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공격적인 외형 확대 대신 신계약 CSM(보험계약마진) 마진율을 개선하는 내실경영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IFRS17 직격탄에 킥스 방어 급급..1분기 159%
현대해상은 지난 2023년부터 도입된 IFRS17과 보험개혁의 직격탄을 맞고 있단 평가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현대해상은 새 회계기준 IFRS17 전환 전후 변화가 가장 큰 종목"이라며 "순이익은 전환 전의 2배가량 증가했지만, 자본 대비 큰 CSM 확보로 해약환급금 준비금이 커져 배당가능이익이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현대해상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작년 순이익 1조 클럽에 입성했다. 다만 현대해상의 해약환급금 준비금은 ▲2023년 3조4224억원, ▲2024년 4조183억원, ▲올해 1분기 4조1610억원으로 이 기간 7186억원 불어났다.
해약환급금 준비금은 새 회계제도 도입과 함께 보험회사가 적립하게 된 법정준비금이다. 고객이 보험계약을 해지할 때 돌려주는 해약환급금이 시가 평가한 보험부채보다 많을 경우, 그 차이만큼 준비금을 쌓는다. 즉 투자하거나 대출을 내주지 못하고 놀리는 돈이 늘었단 소리다.
건전성 지표 타격도 컸다. 보험회사의 보험금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지급여력(K-ICS, 킥스) 비율이 2023년 173.2%에서 작년 157.0%로, 16.2%p(포인트) 급락했다. 현대해상은 지난해에만 총 1조8000억원의 후순위채권을 발행해서 킥스비율을 방어했다.
올 1분기 킥스비율은 159.4%로, 작년 말보다 소폭 상승했고, 금융감독원의 기존 권고치 150%를 웃돌았다. 다만 200%를 웃도는 상위 손보사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은 모두 200%를 상회했다.
현대해상은 올해 3월 후순위채 8000억원을 추가 발행해서 킥스비율을 기존 157.0%에서 167.1%로 10.1%p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이는 장기보험 부채할인율 인하, 최종관찰만기 확대 등으로 상쇄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빅5 중 유일하게 작년 無배당..밸류업지수 편출
현대해상은 올해 말 킥스 비율 160%를 목표로 삼으면서, 시장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현대해상이 결산배당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현대해상이 5대 손보사 중에서 유일하게 결산배당을 하지 못한 탓에 지난 13일 코리아밸류업지수에서 편출됐다. 삼성화재, DB손보는 밸류업지수 구성종목에 편입돼 있다.
현대해상은 올해 초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배당 재개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외부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금융당국과도 지속적으로 협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2025년은 어렵겠지만, 2026~2027년에는 배당을 재개할 전망"이라며 "해약환급금 준비금 증가 속도가 이전보다 완만해지는 데다, 킥스비율도 2026년 말에는 160%를 상회해 배당가능이익 양(+) 전환을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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