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경제TV 범찬희 기자] 두산에너빌리티가 1년에 만에 복귀한 회사채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수요예측에서 공모희망금액의 77%가 넘는 물량이 몰리면서 발행 규모를 1280억원으로 확정했다. 'K-원전‘의 대들보격인 두산에너빌리티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제80-1·2회 무보증사채 발행 규모를 1280억원으로 확정지었다. 당초 두산에너빌리티는 사채로 8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었지만 지난 10일 진행한 수요예측에 1420억원의 자금이 몰리면서 발행금을 증액했다. 2년물짜리인 제80-1회차는 460억원, 3년물짜리인 제80-2회차는 820억원 어치를 찍어낼 계획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회사채 시장의 문을 두드린 것은 지난해 9월 제79-2회차 사채를 발행한 이후 1년여 만이다.
연이자율은 제80-1회차의 경우 청약일 1영업일 전 민평 4사(한국자산평가·키스자산평가·나이스피앤아이·에프앤자산평가)의 두산에너빌리티 2년 만기 사채 개별민평 수익률의 산술평균으로 한다. 제80-2회차는 청약일 1영업일 전 민평 4사의 두산에너빌리티 3년 만기 회사채 개별민평 수익률의 산술평균에 -0.25%p(포인트)를 가산한 값을 적용한다.
제80-1회차는 한국투자증권이 300억원, 미래에셋증권 160억원을 총액인수한다. 제80-2회차 물량은 증권사 5곳이 소화한다. 250억원을 인수하는 키움증권을 비롯해 ▲KB증권 250억원 ▲대신증권 180억원 ▲유진증권 70억원 ▲DB증권 70억원씩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달 안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 회사채를 발행했다. 올해 1월부터 6월에 걸쳐 금융사 5곳에서 빌려다 쓴 1280억원을 갚는데 자금을 투입한다. 차입처별로 보면 ▲한국증권금융 500억원 ▲대구은행 300억원 ▲농협은행 200억원 ▲SC은행 180억원 ▲산업은행 100억원이다.
글로벌 산업 생태계에 부는 원전(원자력 발전소) 확대 훈풍이 사채 흥행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K-원전’의 선두주자로 평가받는 두산에너빌리티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받는 소형모듈원전(SMR), 가스터빈 등 에너지 분야에 향후 1조3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구상이다. 이 중 일부는 SMR 연간 생산능력을 기존 8기에서 20기로 확대하는 데 쓴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해외에서는 수주 낭보를 전해왔다. 지난 5일 체코에서 26조원 규모의 원전 건설 프로젝트(두코바니 5·6호기) 본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7월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수력원자력 등과 ‘팀 코리아’를 꾸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10개월여 만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한수원 등과 협력해 체코 두코바니 지역에 1000㎿ 급 한국형 원전 2기를 공급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력을 테마로 한 ETF(상장지수펀드)에서 상당한 포트폴리오 비중을 차지할 만큼 ‘K-원전’의 대명사로 통하고 있다”며 “사채 수요예측과 맞물려 터진 수주 낭보도 흥행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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