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2025년 6월 15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편집자주]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시선이 해외를 향하고 있다. 적극적인 기업설명회(IR)를 통해 외국인 투자자들과 소통하며 주가 부양에 집중하고 있는 것. 딜사이트경제TV가 진 회장의 해외IR행보 의미와 성과를 분석해봤다.

[딜사이트경제TV 김병주 기자] 통상, 해외 IR에 나서는 최고경영자들은 현지 투자자들을 만나는 일정과 함께 현지 법인이나 사무소를 방문한다. 해외 현지 투자자들의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현지에서의 사업 성과 또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해외IR 순방길은 다소 가벼웠을지도 모른다. 국내 금융지주사 중 가장 두드러진 글로벌 실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세 지속되는 글로벌 실적
신한금융의 글로벌 성과는 매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핵심 시장인 베트남, 일본 등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한 성장세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 기반 속에서 지속하는 모습이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연간 글로벌 순이익은 758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5495억원) 대비 38% 가량 증가한 수치다.
신한금융의 글로벌 순익은 지난 2020년 3346억원을 시작으로 매년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글로벌 지난 2020년 이후 가장 큰 연간 성장률 기록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처럼 글로벌 순익 규모 자체가 성장하다 보니, 자연스레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순익 비중 역시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20년 9.8% 수준이던 신한금융 내 글로벌 실적 비중은 2022년 12.1%로 두자릿수로 높아진 뒤 2023년 12.6%, 2024년 16.8%까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신한금융 글로벌 손익은 2120억원으로 전년 동기(2150억원) 소폭 감소했다. 전체 실적 내 비중 역시 16.2%에서 14.2%로 2%p(포인트) 가량 줄었다. 다만, 핵심 시장으로 언급한 일본과 베트남의 경우 각각 330억원에서 380억원, 620억원에서 700억원으로 모두 견조한 증가세를 기록했다.

해외 순익 견인하는 신한銀
이러한 신한금융 글로벌 실적의 중추를 담당하는 계열사는 역시 신한은행이다. 올해 1분기 신한은행의 글로벌 순익은 1490억5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가량 증가했다. 1분기 신한금융 전체 글로벌 순익이 2120억원임을 고려하면, 은행에서만 전체 순익의 70% 이상을 맡은 셈이다.
이러한 실적 개선을 이끈 지역은 베트남과 일본이다. 현재 신한은행은 베트남과 일본을 양 축으로 삼아 아시아 나아가 유럽·북미 지역까지 거점을 늘려가고 있다. 현재 신한은행은 베트남, 일본을 비롯해 미국·중국·인도네시아 등 총 10개국에 진출, 현지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우선 신한은행의 베트남 현지법인 ‘신한베트남은행’은 베트남과 일본, 양 축에서도 특히 중심을 잡는 임무를 수행한다.
신한베트남은행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663억34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소폭(약 0.2%) 감소한 실적이지만 여전히 신한은행의 주요 해외법인 중 가장 큰 규모의 순이익 기록이다.
특히 신한베트남은행의 경우 공격적인 현지 금융사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한 사례로 주목받는다. 특히 이러한 M&A방식으로 신한베트남은행이 성장을 이뤄낸 후, 해외에 진출한 다른 은행들 또한 이같은 신한은행의 성공 방정식을 차용하기도 했다. 실적 개선세 또한 눈에 띈다. 지난 2021년 1292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한 이후 지난 2024년(2640억원)까지 불과 4년 사이 10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기도 했다.
일본 법인인 SBJ은행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1분기 SBJ은행의 당기순이익은 380억17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3% 가량 늘었다. 특히 이같은 성장률은 같은 기간 신한은행이 진출한 해외 국가의 현지법인 중 중국(134%), 멕시코(28%)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성장률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 관계자는 “변동금리 대출 중심의 자산 증대와 이에 따른 마진율 상승으로 이자익 중심의 수익성 개선이 이뤄졌다”며 “이밖에 수신금리의 안정적 유지를 위한 조달채널 다변화 노력 또한 긍정적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외통’ 진옥동 회장의 전략에도 눈길
이러한 신한금융의 해외 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오래전부터 글로벌 사업 역량 강화에 관심을 보여온 진 회장의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 1986년 신한은행에 합류한 진 회장은 이후, 1997년부터 일본 오사카 지점에서 해외경험을 시작했다. 이후 △일본 오사카 지점장 △일본 SH캐피탈 사장 △SBJ은행 법인장 등을 거치며 대표적인 ‘일본통’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특히 이러한 일본에서의 경험은 그가 신한은행장 나아가 신한금융그룹 회장직에 선임될 때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이다. 행장 그리고 회장에 취임할 당시만 해도 의외라는 분위기가 일부 있었지만 신한금융 지분의 약 15%를 보유하고 있는 재일교포 주주들의 적극적인 지원속에 이를 잠재울 수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진옥동 회장은 지난 2023년 취임 이후, 첫 해외IR 행선지로 일본을 선택하며 재일교포 주주, 나아가 잠재적 일본 현지 투자자들과의 네트워크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
일본뿐 아니라 진 회장이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주목해 온 시장은 바로 유럽이다. 취임 후, 총 9차례 해외IR(기관 동행 포함) 중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횟수는 총 세 번이다. 단일 국가나 지역 기준으로는 가장 많은 방문이기도 하다.
아직 유럽 시장에서 더 큰 기회를 엿볼 수 있다는 것이 진 회장의 의중이다. 지난 5월 유럽 IR 당시에도 진 회장은 런던을 포함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폴란드 바르샤바 등 유럽 주요 지역을 방문, 현지 기관투자가들을 만났다.
특히, 신한은행 런던지점의 경우 총자산은 5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했다. 아직 다른 지점 혹은 법인의 성과는 미미하지만, 유럽의 대표 글로벌 금융사들 사이에서 나름의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5월 해외IR에 참석한 진 회장은 “해외 투자자들과의 직접 소통을 통해 한국 경제와 신한금융의 전략을 명확히 전달하는 것 또한 중요한 밸류업 전략”이라며 “신한금융은 글로벌 금융사의 강점을 국내 현실에 맞게 적용해 지속 가능한 수익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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