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2025년 6월 13일 10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김국헌 기자] DB손해보험이 올 1분기 해외보험 사업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DB손보의 해외보험 사업은 지난해 흑자를 기록하며 개선 기대감이 커졌으나 올 초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산불 영향으로 실적이 꺾였다.
이런 가운데 DB손보는 글로벌 보험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40년간 공을 들인 미국에 이어 2번째 해외 시장으로 베트남을 낙점했다.
LA산불로 1분기 해외보험 적자..적자폭은 축소
DB손해보험의 분기보고서와 경영공시에 따르면, DB손보는 올해 1분기 해외 일반손해보험에서 376억원 손실을 기록해, 작년 1분기 336억원 순익에서 적자 전환했다. 이는 재보험 손익을 제외한 손익이다.
미국 LA산불 관련 계약 24건 중 23건에서 손해를 접수해, 지난 1월 보유 손해액 약 4000만 달러를 최종적으로 반영한 탓이다.
DB손보 관계자는 "산불 리스크 때문에 현지에서 우량 물건 중심으로 언더라이팅(보험인수 심사)을 엄격하게 하고 있고, 재보험으로 불가피한 자연 재해 위험을 관리하고 있다"며 "자연 재해로 입은 피해는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에서 대형 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DB손보의 해외 보험사업은 적자를 냈지만, 적자 폭은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2023년 5월 괌 태풍과 그해 8월 하와이 산불로 해외 손해보험 손실 6622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1859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한국신용평가는 "2023년에 하와이 화재 사고로 일반보험에서 손익이 크게 저하됐다"며 "2024년에는 하와이 화재사고 발생에 따른 기저효과와 CSM(보험계약마진) 상각액 증가, 예실차(예상치와 실제값의 차이) 개선 등으로 보험 수익성이 전년 대비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일반손해보험에서 해외 원보험 계약 비중은 건수 기준으로 작년까지 2년간 1.86%에 불과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올해 1분기 별도 순이익 4470억원에서 해외 일반보험 손실 376억원은 단순 금액 기준 8.4%에 불과하다.

미국 진출 40년 역사..현지 영업 비중 90%
3대 생명보험사와 5대 손해보험사 등 대형 보험회사들이 주로 아시아에 진출한 데 반해, DB손보는 미국 시장을 직접 진출과 현지 보험사 인수 투트랙으로 공략했다.
DB손보의 미국 진출 역사는 지난 1984년 괌 지점 개설로 거슬러 올라간다. 괌, 하와이, 캘리포니아, 뉴욕 등 4곳에 지점을 두고, 오하이오, 인디애나, 펜실베이니아, 텍사스, 뉴저지, 매사추세츠, 애리조나, 알래스카 등 미국 12개 주로 사업기반도 넓혔다. 지난 2020년 뉴욕 투자법인 DB 어드바이저리 아메리카를 설립했고, 2021년에 하와이 최대 손해사정사 존멀렌앤코(John Mullen & Company) 지분 100%를 인수했다.
미국 수입보험료는 2022년 4440억원, 2023년 5475억원, 2024년 6986억원으로 성장세다. 작년 수입보험료는 국내 손보사가 지난해 해외에서 거둬들인 해외보험료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설명이다. 현재까지 외형 성장과 노하우 축적에 더 의미를 두는 단계다.
DB손보 관계자는 "해외에 진출한 다른 보험회사들이 계열사 영업을 위주로 하고 있지만, DB손해보험의 경우 현지 영업이 90% 이상 차지하고 있다"며 "한국의 정(情) 문화와 신속성으로 GA(법인보험대리점) 네트워크를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미국 이어 2번째 시장으로 베트남 낙점.."작년 국내외 약진"
DB손보가 미국에 이어 2번째로 공을 들인 시장은 베트남이다. 미국에서 쌓은 40년 노하우를 이식하는 한편, 미국 리스크를 분산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DB손보는 작년 베트남 현지 손해보험사 VNI(Vietnam National Aviation Insurance)와 BSH(Saigon-Hanoi Insurance)의 지분을 각각 75%씩 취득했다. 지난 2015년 지분을 투자한 5위 손보사 PTI(Post and Telecommunication Joint Stock Insurance Corporation)까지 포함하면 베트남 2위 보험사와 비슷한 규모란 설명이다. DB손보는 PTI 지분 37.3%를 보유하고 있다.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는 지난해를 "국내와 해외에서 동시에 약진한 뜻깊은 한 해"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DB손보는 해외 지점 4곳, 해외법인 4사, 해외사무소 3곳 등을 운영 중이다. 특히 PTI와 BSH의 자회사가 있는 라오스, 해외사무소를 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미얀마 양곤 등은 베트남 다음 주자다.
중국은 2006년 베이징 사무소 개설로 처음 문을 두드렸지만, 규제 리스크가 큰 만큼 합자와 지분투자 형태로 시장에 들어갔다. 2011년 칭다오에 합자중개법인을 설립했고, 2013년에 중국 보험사 안청사 지분 15.01%를 인수했다.
한국신용평가는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에 4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고, 중국과 베트남에 현지 손해보험사 지분 투자 방식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등 글로벌 사업 강화 전략을 실행 중"이라며 "장기적인 영업기반 확대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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