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2025년 6월 3일 06시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편집자주]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은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장 내 불확실성 등의 리스크를 딛고 또 한번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를 극복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금의 실적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선 ‘영업력’ 강화가 필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딜사이트경제TV가 올해 1분기 4대 시중은행의 영업력 지표를 살펴보고 향후 과제를 전망해 봤다.
[딜사이트경제TV 김병주 기자] 난 10년간 국내 4대 시중은행 가운데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나란히 네 차례씩, 하나은행이 두 차례 리딩뱅크에 오르는 동안 우리은행은 단 한 차례도 1등을 차지하지 못했다. 1등은 고사하고 4위를 벗어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그런 우리은행이 지난해 ‘리딩뱅크 등극’을 목표로 내세우자, 업계 내부에선 ‘실현 불가능한 목표’라며 평가절하했다.
[딜사이트경제TV 김병주 기자] 여전히 목표 달성까지는 난관이 예상되지만 개선 포인트는 명확하다. 바로 타 은행 대비 약세인 영업력 지표 회복이다. 대표적인 영업통으로 불려 온 정진완 행장의 리더십이 중요해진 이유이기도 하다.

기대 못 미친 실적…영업력 지표도 ‘하락’
올해 1분기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은 63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9% 감소했다. 7000억원대 중후반대로 예상됐던 시장 전망치에도 미치지 못한 수치였다. 특히 전년 동기 대비 당기순익이 감소한 건 4대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이 유일하다.
영업이익도 감소했다. 지난 1분기 우리은행 영업이익은 8140여억원을 기록했는데, 지난 2024년 1분기(1조680억원), 2023년 1분기(1조1420억원) 유지했던 1조원대 영업익 기록이 깨졌다.
특히, 이러한 우리은행의 순익 감소를 표면적인 실적 부진으로만 치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향후 순익 개선을 기대케 하는 주요 지표가 일제히 부진하기 때문.
이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바로 은행 전반의 영업력 관련 수치다. 이미 시작된 금리 인하 기조로 인해 향후 이자익 감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를 상쇄하기 위해선 여신, 비이자를 포함한 주요 수익원에서 공격적인 영업이 필요하다. 다만, 현재 우리은행의 주요 영업력 지표는 타 은행 대비 절대적 수치 뿐 아니라 흐름 또한 좋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대표 영업력 지표인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이하 충전이익)을 살펴보면, 우리은행의 1분기 충전이익은 1조44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640억원) 대비 17.4% 감소했다. 4대 시중은행 중, 단순 충전이익 규모도 가장 작을 뿐 아니라 전년 동기 대비로도 유일하게 감소했다.
영업 및 효율성을 평가할 수 있는 영업이익경비율(CIR) 또한 흐름이 좋지 않다. 지난 1분기 우리은행의 CIR은 50.1%로 전년 동기(40.5%) 대비 9.6%p 상승했다. 통상 CIR이 높아질수록 영업 및 경영 효율성이 나빠졌다고 해석한다.
특히, CIR의 경우 우리은행은 4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50%대를 기록했다. 모두 30%대의 CIR을 기록한 KB국민과 신한, 하나은행과도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영업통’ 정진완 행장, 영업력 제고 나설까
다만, 은행업계 전반에서는 우리은행의 향후 실적 개선의 여지는 남아있다고 언급한다. 순익 자체는 줄었지만, NIM 등 수익성 지표는 개선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영업력 감소에도 불구하고 기업대출 중심의 여신 잔액 증가율 또한 타 은행 대비 나쁘지 않다는 점도 이유로 개선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주목해볼 부문은 기업대출, 그중에서도 대기업 여신이다. 그간 은행업계에서는 건전성과 이자익,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방안으로 대기업 대출 확대를 언급해왔다. 중소기업 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실화 가능성이 작고, 향후 건전성 흐름 또한 예측 가능한 범위내에서 관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실상 은행권 내 격전지로 불리는 대기업 여신 부문에서 우리은행의 활약은 두드라진다. 올 1분기 기준 우리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53조6530억원으로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보이고 있다.
특히 우리은행 대기업 대출 잔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했는데, 4대 은행 중 유일한 두 자릿수 대 증가율이다.
남은 열쇠는 이자익과 더불어 핵심 수익원으로 거론되는 비이자익, 그리고 새롭게 진출한 알뜰폰 등 신사업 부문의 영업력 강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올해부터 우리은행을 이끌고 있는 정 행장의 영업력 개선 방안에 주목된다. 오랜 기간 우리금융 내 ‘영업통’으로 불려 온 정 행장은 취임 당시부터 우리은행 영업력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점찍은 바 있다.
다만 정 행장은 영업력 강화를 위한 첫 과제로 건전성 제고를 선택했다. 건전성 관리를 통해 장기적 관점에서 영업력 개선을 도모할 수 있는 환경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대기업 중심의 여신 포트폴리오 재구성 또한 이같은 흐름의 연장선상이다.
이밖에 정 행장은 △영업점 밸류그룹(VG) 제도 폐지 △우리은행 IB그룹의 여의도 이전 △핵심성과지표(KPI) 개편 등을 통해 영업력 개선을 통한 밑그림을 그린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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