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2025년 5월 16일 6시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최태호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업권내 퇴직연금사업 1등 자리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특히 단순 규모뿐 아니라 흑자달성이 가능해진 만큼, 향후에도 고객볼륨 확장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16일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퇴직연금 계좌(DB·DC·IRP)에서 621억원의 운용관리·자산관리 수수료수익을 거뒀다. 증권사 중 1위, 전체 퇴직연금사업자 42곳 중에선 8위다. 10위권내 사업자들 중 8곳이 은행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성과다. 증권사 2위인 삼성증권(272억원)과도 2배 이상 격차를 벌렸다.
개인연금 포함 연금자산도 올해 1분기 44조원을 기록, 업권 내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는 지난해 10월 도입된 퇴직연금 실물이전제도 수혜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업계에선 퇴직연금 실물이전제도 도입에 따라 기존 은행 고객들이 증권사로 이동할 거란 분석을 내놨다.
실제 고용노동부가 올해 2월 밝힌 자료에 따르면 실물이전 서비스 시행 이후 3개월간(24년 10월31일~25년 1월31일) 은행에서 증권사로 이동한 자금은 6491억원에 달한다. 최근 미래에셋증권의 퇴직연금 증가세도 두드러진다. 1분기 미래에셋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액은 1조3278억원으로 전 업권 내 1위다. 같은 기간 퇴직연금 전체 증가액의 23%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퇴직연금사업이 “손익분기점(BEP)에 올라왔다”고 언급했다. 퇴직연금사업의 경쟁력이 더욱 견고해졌다는 평가다. 퇴직연금사업은 초기비용이 많이 드는 데에 비해, 낮은 수수료율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부문이기 때문이다. 특히 수수료율이 타업권보다 더 낮은 증권사들 사이에선 적자 부문으로도 분류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딜사이트경제TV에 “증권사들의 퇴직연금 수수료율이 특히 낮다보니 인건비나 시스템 운영비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적자구조”라며 “이에 수익을 만들어낼 정도로 규모를 키우는 게 과제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적립액 기준 상위권을 차지한 퇴직연금사업자들을 비교하면 증권사들은 은행에 비해 수수료를 적게 받고 있다. IRP(개인형퇴직연금제도) 적립액 상위 3개 은행(KB·신한·하나)의 총비용부담률은 0.34~0.35% 수준이다.
반면 상위 3개 증권사(미래에셋·삼성·한투)의 총비용부담률은 0.23~0.27%로 더 낮다. 총비용부담률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1년간 부담한 총비용을 평균 적립금으로 나눈 비율이다. 총비용에는 퇴직연금사업자에 지불하는 운용관리·자산관리 수수료가 포함돼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연금사업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를 이어온데다 최근 규모도 커진 만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05년 그룹차원에서 퇴직연금본부를 신설했다.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된 같은해 12월보다 이르다.
흑자구조가 가능해질 정도로 사업규모가 커진 만큼, 향후 연금사업의 방향도 고객볼륨 확장에 방점을 두고 있다. 또한 기존에 강점을 가진 원리금 비보장성 실적 배당형 상품에 집중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RA) 일임서비스, ETF(상장지수펀드) 적립식 매수 시스템, 모바일앱을 통한 장내 채권 매매 시스템 구축 등도 경쟁력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퇴직연금 계좌의 수수료율이 낮은 건 맞다”면서도 “(유치한 고객 자금이) 일정수준 이상을 넘으면 규모의 경제 논리가 적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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