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5월 12일 11시 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이태웅 기자]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관세 대응 전략으로 현지 공장 증설을 마지막 수단으로 언급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LG전자는 표면적으로 미국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이 워낙 높기 때문에 당분간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미주 지역 중간 지주사격인 LG일렉트로닉스U.S.A(이하 LGEUS)가 지난해 50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LG전자에 지급한 것이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LG전자는 미국 법인이 그동안 영업활동으로 유보금을 충분히 쌓은 만큼 재무적 판단에 따라 잉여금 일부를 배당금으로 회수한 것 뿐이라고 일축했다.
LG전자는 지난해 100% 자회사인 LGEUS로부터 5354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LGEUS의 지난해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이 5023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LG전자가 미국 법인이 벌어들인 순이익 이상으로 배당을 끌어온 셈이다.
LG전자가 지난해 인식한 배당 수익과 비교하면 LGEUS의 배당 규모는 더욱 두드러진다. LG전자는 국내외 자회사, 관계기업 등 전체 특수관계자로부터 1조2590억원의 배당 수익을 인식했다. 이를 대입하면 LGEUS의 배당 비중은 전체 특수관계자 배당금 중 42.5%에 달했던 까닭이다.
눈에 띄는 점은 LGEUS의 배당 규모만이 아니다. 이 회사의 배당이 10년여 만에 처음이다. 실제 LG전자는 2013년부터 2023년까지 LGEUS에서 단 한번도 배당금을 수령한 적이 없다.
반면 LG전자는 2014년부터 2024년까지 남미 핵심 법인인 LG일렉트로닉스두브라질(LGEBR)로부터 총 3049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했고, 중국 난징 생산법인인 LG일렉트로닉스난징뉴테크놀로지(LGENT)에서도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524억원의 배당 수익을 인식했다. 지난해 LG전자가 10년 간 중국과 남미에서 수령한 배당금보다 많은 금액을 미국에서 뽑아온 것이다.
재무적으로 보면 LGEUS가 배당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은 충분했던 것으로 추산된다. LGEUS의 지난해 자본총계만 봐도 2조1765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LG전자가 인식하고 있는 LGEUS의 장부가액 9555억원을 자본금으로 단순 치환하면 LGEUS의 이익잉여금은 1조2210억원으로 추정된다. LGEUS가 지난해 기록한 5023억원의 당기순이익이 핵심 계열사인 LG이노텍의 당기순이익(2901억원) 대비 1.7배 많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LGEUS가 꾸준한 순이익 실현으로 이익잉여금을 축적해 온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시기다. 미국 관세 정책에 따른 현지 투자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LG전자가 LGEUS로부터 대규모 배당금을 받은 까닭이다. 이렇다 보니 LG전자가 미국 관세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투자가 아닌 생산지 이전 등의 방안을 검토하게 됐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LG전자의 대미 전략은 현지 시장을 포함해 멕시코 등 관세 회피가 가능한 지역에서 생산 물량을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구체적으로 이 회사는 세탁기, 건조기 등 핵심 가전제품의 미국 테네시 공장 생산 물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여기에 스윙 생산 체제를 활용해 고관세 국가에서의 생산물량을 저관세 국가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반면 미국 생산시설 확대 등 현지 투자는 미국 통상 정책 변화를 살펴보며 검토하는 방식으로 후순위로 밀려난 상태다. 가전업계에 따르면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도 지난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전기·정보공학부 대상 특별 강연을 진행하기 전 기자단과 만나 "미국 생산 기지 건립은 마지막 수단이라고 생각한다"며 "우선 생산지 변경이나 가격 인상 등 순차적인 시나리오에 따라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LG전자 관계자는 "배당의 경우 법인 규모에 따라 필요한 유보금을 회사 재무적 판단에 따라 결정한다"며 "지난해 미국 법인이 쌓아놓은 유보금이 (자체) 투자도 진행할 만큼 여유롭다고 판단해 배당을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인세 정책이 완화되면서 해외 법인에 대한 이중 과세 문제가 해소된 점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며 “해외 법인에서 수령한 배당금을 회사가 투자 부문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투자 등도 모두 고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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