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2025년 5월 6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경제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김나영 기자] 올해 취임한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올 1분기 큰 폭의 순익 증가를 시현했지만 이자이익 감소와 건전성 지표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금융사고 ’ZERO(제로)’ 선언에도 불구, 지난달 205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해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NH농협금융지주의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5544억원으로 전년동기(4215억원)대비 31.5%, 직전분기(1509억원)대비 267.4% 급증했다. 다만 올 1분기 이자이익이 1조8459억원으로 전년동기(1조9829억원)대비 6.9% 감소했다. 비상경영체계에 돌입했다고 농협금융은 설명했다. 이자이익 감소에 순이자마진(NIM)은 1.75%로 전년동기(2.00%)대비 0.25%p(포인트) 하락했다.
비이자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수료이익은 1919억원으로 전년동기(1901억원)대비 0.9% 증가했지만 직전분기(1869억원) 대비로는 2.2% 줄었다. 기타영업손익은 57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전년동기(983억원 적자)와 직전분기(2213억원 적자)대비 모두 적자규모가 줄었다.
올 1분기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 이익은 1828억원으로 전년동기(1613억원)대비 13.4%, 직전분기(1010억원)대비 81% 증가했다. 통상 시장 금리가 하락하면 유가증권 관련익이 증가하는 구조다.

1분기 원화대출금 잔액은 296조5805억원으로 전년동기(276조9294억원)대비 7.1%, 전년말(290조7670억원)대비 2.0% 증가했다. 이 중 가계대출금액은 139조8825억원으로 전년동기(130조3012억원)대비 7.4%, 전년말(137조6327억원)대비 1.6% 증가했다. 기업대출금액은 112조9695억원으로 전년동기(106조1518억원)대비 6.4%, 전년말(109조8392억원)대비 2.8% 늘었다.
이 기간 NH농협은행의 총자산이익률(ROA)은 0.52%로 전년동기(0.42%)대비 0.1%p 상승했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8.98%로 전년동기(7.38%)대비 1.6%p 높아졌다.

다만, 자산건전성 지표에서는 아쉬운 성적을 받았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56%로 전년동기(0.39%)대비 0.17%p, 전년말(0.51%)대비 0.05%p 올랐다. 대손충당금적립비율(CR)은 197.81%로 전년동기(266.22%)대비 25.7%p, 직전분기(214.51%)대비 7.79%p 떨어졌다. CR은 부실여신에 대비한 대손충당금 적립 정도를 나타내는 비율로 신용 손실 흡수 능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로 활용된다.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1655억원으로 전년동기(1529억원)대비 8.2% 증가했고, 직전분기(4434억원)대비 62.7% 감소했다. 신용손실충당금은 부실 우려가 있는 대출금을 미리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농협금융은 올 1분기 은행 BIS(자기자본)비율 17.96%로 전년(17.57%)대비 0.39%p 상승, 기본자본비율은 16.26%로 전년(16.05%)대비 0.21%p 상승,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4.98%로 전년(14.75%)대비 0.2% 상승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순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자이익이 감소하고,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면서 NH농협은행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강 행장은 취임식에서 “금융, 품격을 담다”를 경영목표로 세우고 임직원이 늘 살펴야 할 고려사항으로 “고객신뢰 및 동반성장, 원리원칙 재정립 및 내부통제 혁신, 디지털 리딩뱅크 도약, 미래금융 선도”를 강조했다.
금융감독원이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5개 주요 은행의 금융사고 현황 중 사고액 기준 농협은행이 453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이에 강 행장은 취임과 동시에 금융사고 'ZERO화'를 선언했다.
강 행장은 지난달 여신 사고 제로를 위한 ‘여신 프로세스 개선 프로젝트 착수보고회’를 열고 감정가액·매매가액 부풀리기, 위변조 서류 제출로 인한 부당대출을 사전에 통제할 수 있도록 여신 내규 및 프로세스를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지난달 상호 존중하는 조직문화 확산, 근무시간 중 사적행위 금지, 금품·향응 수수 금지 등 금융인으로서 기본적인 윤리규범을 담은 '임직원이 꼭 지켜야 할 원리원칙 10계명’ 실천 캠페인을 실시했다.
강 행장은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것은 고객 신뢰의 출발점이자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성과중심의 조직문화 확립을 위해 인사시스템도 지난달 전면 개편했다. 우수직원에 대한 보상으로 수익증권·방카슈랑스·디지털금융부문 등 비이자사업 부문과 외환부문에서 상반기 최우수 성과를 창출한 직원 약 120명의 특별승급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한편, 강 행장은 ‘NH올원뱅크’를 슈퍼(SUPER)앱으로 도약시킨 주역으로 ‘디지털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디지털 리딩뱅크’를 목표로 디지털 혁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달에는 단 3번의 터치만으로 펀드 투자 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는 'NH이지초이스' 서비스를 출시했다.
강 행장은 진주 대아고, 건국대 축산학과를 졸업했으며 건국대 대학원에서 융합정보기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1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NH농협은행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인사팀장과 종합기획부 전략기획단 단장, 올원뱅크사업부장, 디지털전략부장, 강북사업부 사업부장으로 근무했다. DT부문 부문장으로 일하며 NH농협금융지주 디지털금융 부문 부사장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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