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경제TV 신현수 기자] 30일 오후 2시, 얼리버드 티켓을 들고 롯데웰푸드의 '가나초콜릿 50주년 특별전'을 찾았다. 롯데뮤지엄에 들어선 순간, 가장 먼저 코끝을 간질인 건 은은하게 퍼지는 달달한 초콜릿 향이었다. 단순한 향기 연출을 넘어, 전시 전체를 하나의 감성으로 묶어주는 첫 번째 장치였다. 가나초콜릿의 50주년을 기념하는 공간은 그렇게, 오감 중 가장 본능적인 감각부터 자극하며 시작됐다.

먼저 마주한 건 가나초콜릿이 걸어온 반세기의 시간이었다. 가나초콜릿은 1963년 故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스위스의 최고 초콜릿 기술자 막스 브락스를 만난 인연에서 비롯돼, 1975년 2월 세상에 첫선을 보였다. 반세기 동안 가나초콜릿이 자리를 지켜올 수 있었던 건, 시대 흐름에 맞춰 끊임없이 변화하면서도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전시장 한쪽 벽면에는 초콜릿 공장의 첫 삽을 뜬 1974년부터, 올해 시작된 '착한 카카오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가나의 역사가 시간순으로 정리돼 있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건 '착한 카카오 프로젝트'였다. 아프리카 가나 농가와의 상생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카카오 원두를 활용해 고품질 초콜릿을 만들겠다는 롯데웰푸드의 새로운 약속이다. 향긋한 초콜릿향 너머, 초콜릿 한 조각에 담긴 가치까지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전시에는 그라플렉스, 김미영, 코인 파킹 딜리버리, 박선기, 김선우 등 국내외 현대미술 작가 5인이 나서 각기 다른 시선으로 가나초콜릿을 표현했다. 이 중에서도 설치 미술가 박선기 작가의 작품은 단연 눈길을 끌었다.
숯을 매개로 '사랑을 담은 한 조각'을 형상화한 이 공간은 한발 한발 옮길 때마다 시야가 달라졌다. 전시장을 수놓은 거대한 숯 오브제는 각도에 따라 시시각각 형태가 변하며, 마치 먹의 번짐으로 완성된 동양화를 연상시켰다. 관람객들은 그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저마다의 상상 속 풍경을 그려나갔다.

BTC(Better Taste & Color Treatment) 공법이 적용된 가나초콜릿의 제조 공정도 엿볼 수 있었다. 이는 유럽 등의 초콜릿 본고장에서 주로 사용하는 공법으로, 국내에서는 가나초콜릿만이 이 기술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서는 카카오 원두가 입고되는 순간부터 완제품으로 출하되기까지의 '빈투바(Bean to Bar)' 과정을 따라가 볼 수 있었다.
롯데웰푸드는 이 과정을 '원두 입고→분쇄 및 분리→로스팅→그라인딩 및 카카오매스 추출→원료 혼합→마이크로 그라인딩→콘칭→템퍼링→몰딩 및 냉각→포장 및 출하'의 총 10단계로 정리해 시각화했다. 단순히 먹는 즐거움을 넘어, 하나의 초콜릿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정성과 기술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어느덧 전시 마지막 공간인 '가나 라운지'에 다다랐다. 빈티지한 조명 아래, 고풍스러운 목제 진열대와 테이블 위에는 가나초콜릿을 주제로 한 다양한 굿즈들이 정갈하게 놓여 있었다. 여기에는 전시 주요 작품을 담은 가나 아트 컬래버레이션 패키지를 비롯, 전시 경험을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는 29종의 소품과 굿즈들이 시선을 끌었다. 또 옛날 약방을 연상케 하는 진열장은 마치 초콜릿의 역사를 수집해 온 공간처럼 다가왔다.
롯데웰푸드는 이번 전시를 오는 6월 29일까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7층 롯데뮤지엄에서 운영한다. '아뜰리에 가나: since 1975-행복은 초콜릿으로부터'라는 타이틀 아래, 반세기 역사를 지닌 국민 초콜릿 '가나'의 브랜드 헤리티지를 예술적 언어로 재조명하며, 미래 세대와의 감성적 소통을 시도한다.
이번 전시는 문화적 경험과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를 포함한 다양한 관람층을 겨냥해 기획됐다. 롯데웰푸드는 이를 통해 가나의 새로움과 차별화된 경험을 전달하고, 브랜드와 고객이 함께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방향성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가나초콜릿 50주년을 맞아 브랜드가 쌓아온 유산을 다음 세대와 공유하고, 예술을 통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적, 사회적 활동을 통해 가나가 여러 세대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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